"태풍 전 가지치기 필요"...보험사 자구노력 부족시 대응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전사적 자본력 확보를 통한 재무 건전성 강화를 주문했다. 자구 노력이 부족할 경우 검사나 적기시정조치 등 필요한 액션을 적극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이에 보험사들은 경영전략을 전면 수정할 각오로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이 원장은 보험사 CEO와 첫 상견례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태풍이 오기 전에 흔들리는 나뭇가지를 미리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보험사들도 위기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이 유상증자 등 자체적인 유동성 확보 노력을 기울이되 이 같은 노력이 부족해 건전성 규제를 지키지 못할 경우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6.30 kimkim@newspim.com |
이 원장은 "일단 금융기관의 자체적인 노력을 기대하고 있지만 실제 건전성 지표 등 성과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면 필요한 조치를 위한 검사는 불가피하다"며 "또 이러저러한 조치가 필요하다면 이를 시행하도록 금융위에 강력하게 피력할 것은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원장은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위기 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원장은 "최근 RBC 제도를 개선했지만 금리가 급등하면 자본 적정성 등급이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보험사에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평가(ORSA) 등 전사적 자본 관리를 당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도 주문했다. 부동산 PF대출과 관련해 여신 감리를 강화하고 대체 투자 관련 자산 건전성 분류의 적정성에 대해 자체적인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험사 CEO들도 이 같은 위기의식을 공유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은 "보험업 위기가 생각보다 심각해 올해 초 세웠던 목표를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형준 흥국생명 사장도 "금리가 갑자기 너무 올라 어려움이 있지만 잘 헤쳐 가보자는 자리였다"고 언급했다.
변동성이 극심한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와 자산운용 전략에 대해 고심하는 움직임도 엿보였다.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최근 미국 보스턴으로 출장을 다녀왔고 유럽이나 LA 방문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전 사장은 지난 출장에서 미국 금융사 CEO들을 만나 글로벌 금융 시장 트렌드와 투자 동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이 원장은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대법원에서 채용비리 관련 무죄 확정 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법률가 한 사람으로서 사법 시스템에 따른 결론에 대해선 사법부 판단을 존중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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