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NB라텍스 글로벌 1위 업체...점유율 30% 차지
연간 생산능력 71만t→2023년 95만t→2030년 최대 130만t
"라텍스장갑, 엔데믹에도 수요 증가...위생관념 강화 덕분"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호석유화학그룹이 향후 5년 간 6조 원 이상의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핵심 사업인 NB라텍스 증설 등에 3조 3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NB라텍스는 의료용 라텍스 장갑의 소재로, 금호석유화학은 세계 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차지하는 글로벌 1위 업체다.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수요가 큰폭으로 늘며 호실적을 견인했지만 엔데믹에 들어서며 공급 과잉 우려가 높다. 금호석화는 연구개발 및 공격적인 증설로 격차를 더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화가 전날 밝힌 5년 간 6조 원의 투자 계획중 핵심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 부분에 약 3조3000억 원이 투입된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 [사진=금호석유화학] 2022.06.06 yunyun@newspim.com |
NB라텍스는 금호석화의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하는 데 공헌한 제품 중 하나다. 코로나19 특수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2019년 3654억 원에서, 코로나 첫해인 2020년 7422억 원, 지난해 2조4068억 원으로 8배 가까이 올랐다.
팬데믹이 장기화에 따른 수요 증가로 NB라텍스가 귀한 몸이 된 결과였다. 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에는 NB라텍스 수출 가격이 톤(t)당 2152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글로벌 화학업계의 경쟁적 증설로 글로벌 공급물량이 증가하고, 올해 들어 엔데믹으로 접어들며 방역이 완화돼 수요가 둔화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NB라텍스 수출 가격이 점차 하락하다가 올해 2월 t당 969달러로 저점을 찍고 3월 983달러, 4월 1041달러 등 조금씩 회복중이다. 이런 가운데 NB라텍스의 원재료인 부타디엔(BD) 가격은 고공행진하며 시름을 더하고 있다. 지난해 말 t당 800달러대에서, 1분기 1000달러, 지난달 1400달러까지 급등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NB라텍스는 지난해에는 수요가 많은 반면 공급이 적어 시황이 좋았지만 이후 우후죽순 생산설비가 증설되며 공급과잉 문제를 겪고 있다"면서 "다만 올해 4월에 반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어 "BD는 계속 변화하고 있어 등락이 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현재의 NB라텍스 가격을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한 것일뿐이라고 시황이 나쁜 것이 아니라고 해석하는 목소리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정점일때 t당 2100달러 때까지 올랐지만, 코로나19 이전에는 900~1000달러 대를 유지했다"면서 "고점 대비는 반토막이지만, 시황이 나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2공장 야경 [사진=금호석유화학] 2021.08.05 yunyun@newspim.com |
금호석화 등 석화업체들이 NB라텍스를 납품하고, 장갑업체들이 니트릴 장갑을 만드는 구조다. 그는 이어 "현재장갑 업체들이 재고를 많이 쌓아두었다가 이를 소진하는 중으로 일시적인 NB라텍스 공급량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NB라텍스 사용량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다"며 "최근 NB라텍스 가격 회복도 이런 구조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하반기에는 조금 더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호석화는 향후 NB라텍스 시장이 꾸준히 우상향 할 것이라 판단하고, 연구개발 및 공격적인 증설로 경쟁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연구개발을 통해 NB라텍스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품 라인업 다변화를 위해 내화학성, 내마모성, 뚫림 저항성 등 물성을 향상시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고강도 산업장갑용 NB라텍스를 올해 출시했다. 의료용 라텍스 장갑이 가벼워질 수 있도록 NB라텍스 경량화를 위한 연구개발 활동을 이어간다.
NB라텍스 생산 능력은 이미 글로벌 1위이지만, 더욱 확대해 굳히기 전략에 돌입한다. 현재 연 71만t에서 2023년 말까지 95만t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후 시장 상황을 반영해 2030년까지 최대 130만t으로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겪으며 글로벌 전반의 위생관념이 강화되면서 라텍스 장갑이 엔데믹 시대에서도 마스크와 함께 대표적인 의료∙위생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NB라텍스 등 위생용품 수요가 점차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