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방문지역 '광주',"감회 남다르다" 의미 부여
의원 100여명 등 여권핵심 인사 총출동...여야 한자리
'자유·인권', 오월정신이 '국민통합 주춧돌' 강조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정당의 호남 끌어안기 역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윤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첫 언급으로 '민주화의 성지, 광주'를 내세웠다.
이어 취임 후 첫 방문 지역으로 광주를 택했고 처음 맞는 국가기념일이라며 "감회가 남다르다"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42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05.18 kh10890@newspim.com |
이날 여권에서는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과 정부 부처 장관, 대통령실 인사 등 당정 주요 인사들이 기념식에 총출동했다. 보수정당 역사상 이같이 많은 고위급 인사들이 광주 민주묘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처음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주에 5.18기념식 참석과 관련 "특별한 일정이 없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여당에 먼저 요청했고 이에 여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적극 호응해 소속 의원들만 100여명이 행사에 참석했다.
아울러 정부 부처 장관들과 대통령실 고위 참모들도 함께 하게 되면서 올해 5.18 기념식은 야당 의원 100여명을 포함, 200여명의 의원이 한데 어우러지는 장면이 만들어졌다.
여권 한 관계자는 "보수정당 사상 가장 많은 의원과 여권 고위 인사, 정부 고위 관료 등이 참석해 야당 의원과 정치권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이 자체가 최고의 통합 행보이자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호남정서'에 다가서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확고했다는 지적이다. 연설에서도 윤 대통령의 호남을 끌어안음으로써 국민통합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자유 12회, 인권 9회 등 두 단어를 거듭 언급하며 이것이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이라고 규정했다. 나아가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이 국민통합의 주춧돌"이라고 역설했다.
5.18민주화운동에서 비롯된 오월 정신이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대변하며 이것이 영호남 지역구분이나 계층간 갈등, 이념간 갈등 등을 넘어 국민통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바람을 연설에 녹여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월 정신은 보편적 가치의 회복이고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라면서 "우리 모두의 것이고 대한민국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월 정신은 자유와 인권을 위협하는 일체의 불법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저항할 것을 우리에게 명령하고 있다"며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이며 이를 계승하는 것은 후손과 나라의 번영을 위한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진보진영의 전유물이었던 오월 정신을 보수진영에서도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자 함께 실현해나가야 하는 가치이며 국민 모두의 자산이라는 점을 선언했다는 평가다.
[광주=뉴스핌] 전경훈 기자 =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열리는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윤석열 대통령이 입장하고 있다. 2022.05.18 kh10890@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아울러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씻기 힘든 상처를 입은 광주와 호남이 앞으로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며 합당한 보답이 이뤄져야 한다고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AI와 첨단 기술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루고 힘차게 도약해야 한다"며 "저와 새 정부는 민주 영령들이 지켜낸 가치를 승화시켜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이 과정을 통해 광주와 호남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이뤄가는 여정에도 앞장서는 선구자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결국 보수정당과의 서먹한 관계를 털고 광주와 호남 시민들이 이 나라 재도약에 함께 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의미있게 포장해 전달했다는 평가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 형식으로 불리어졌고 윤 대통령도 함께 노래했다. 그동안 이 노래 '제창' 여부는 박근혜·이명박 정부 때 논란을 일으켜왔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연설을 준비하면서 7차례나 퇴고과정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광주의 슬픔을 위로하고 아픔을 치유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문장 한 줄 한 줄을 완성해갔다는 전언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광주 정신을 계승을 내걸고 정치권 입문 1년여동안 9번이나 광주를 찾을만큼 공을 들여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2월에도 대선후보로서 민주묘지를 방문했으나 시위대 반발에 추모탑 분향에 실패했으나 이날 박병석 국회의장과 함께 '민주의 문'을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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