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대법 "동성군인 간 합의 성행위 처벌 대상 아냐"...종전 판례 변경

기사입력 : 2022년04월21일 14:49

최종수정 : 2022년04월21일 14:49

징역형 선고한 원심 판결 파기 환송
"동성 간 성행위 혐오 ..이 시대 보편적인 규범 아냐"
다수 대법관 "동성애 자연스러운 성적 지향"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동성군인 간 근무시간 외 합의 하에 가진 성행위는 군형법이 규정하는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그간 남성 군인 간 성행위를 그 자체 만으로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고 추행죄를 적용한 대법원 판결이 뒤집히게 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1일 군형법 92조6의 추행 혐의로 기소된 군 간부 A씨와 B씨의 상고심 선고 기일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대법원 전원합의체. 2021.06.16 pangbin@newspim.com

군형법 92조의 6은 군인·군무원·사관생도 등이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했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남성 군인인 A씨와 B씨는 2016년 9월~2017년 2월 근무시간 외에 영외에 있는 독신자 숙소에서 합의 하에 8회에 걸쳐 성행위를 했다가 군형법 92조의 6이 규정한 '항문성교 그 밖의 추행'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군사법원은 A씨 등의 자백에 대한 보강 증거가 없는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되 나머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A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B씨에게 징역 3월의 선고를 유예했다.

2심 군사법원은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이날 대법원 선고 기일에서의 쟁점은 근무시간 외에 영외에서 합의 하에 이뤄진 동성 간 성행위가 군형법 92조 6의 '항문성교 그 밖의 추행'에 해당해 처벌 대상이 되는지였다.

대법원은 현행 군형법 규정을 남성 군인 간의 성 행위 처벌 규정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건을 고등군사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

대법원은 "현행 규정은 2013년 개정되면서 남성 간 성행위를 의미하는 계간(鷄姦)에서 항문성교로 변경됐다"며 "계간은 남성 간 성행위 개념을 내포한 반면 항문성교는 성교 행위의 한 형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성 간에도 가능한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성 간의 성행위가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선량한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추행의 의미)라는 평가는 이 시대의 보편 타당한 규범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직업군인으로 같은 부대 소속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알게 된 사이며 영외의 독신자 숙소에서 근무시간 외에 자발적 합의에 따라 성행위를 했다"며 "의사에 반해 문제가 되거나, 군기를 침해한 사정도 없으므로 군형법 92조의 6을 적용해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조재연·이동원 대법관은 "현행 규정은 행위의 강제성이나 시간과 장소 등에 관한 제한 없이 남성 군인들 사이의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처벌하는 규정으로 구성 요건을 제한해 해석 할 수 없다"며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합의에 따라 이뤄진 성행위더라도 그러한 행위를 한 사람이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구성원인 이상 군기라는 사회적 법익은 침해되는 것이므로 처벌 대상에서 제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합의에 의한 동성 간 성행위에 관해 그 자체로 처벌 가치가 있는 행위라는 평가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음을 선언해 의의가 있다"며 "별개 의견을 낸 대법관들을 포함해 다수의 대법관들이 오늘날 국내외에서 동성애가 자연스러운 성적 지향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지적한 점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sy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