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둔촌주공, 현대건설 등 시공사 vs 조합 갈등에 '공사 중단' 위기…일반분양 '기약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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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사업단, 조합에 4월 12일까지 '일반분양' 등 촉구
감정평가 '재검토' 진행…조합 "공사중단시 계약 위반"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의 일반분양이 기약없이 밀리고 있다. 시공사업단과 조합 간 갈등이 해소되지 않아 '공사 중단' 위기에 처해서다. 

시공사업단은 조합이 다음달 12일까지 일반분양 등 요구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공사를 중단할 수 있다고 조합 측에 통보했다. 하지만 조합은 그 기한까지 요구사항을 이행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반분양을 하려면 일반분양가를 산정해야 하는데, 그에 필요한 토지비 감정평가를 다시 진행하고 있어 절차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조합은 시공사업단이 공사를 중단할 경우 '계약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의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9.08.14 kilroy023@newspim.com

◆ 시공사업단 "공사비 한 푼 못 받아…일반분양 등 안 하면 공사중단"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로 구성된 둔촌주공 시공사업단은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공사비 충당을 위한 즉각적 조치를 해 줄 것을 촉구하는 공문을 지난달 11일 보냈다.

둔촌주공은 역대 최대 규모의 재건축 사업이다. 서울 강동구 둔촌1동 170-1번지 일대에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1만2032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짓는다. 일반분양 물량만 4786가구에 이른다.

현재 시공사업단은 약 1조5000억원을 투입해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그런데 조합이 지난 2020년 공사(변경)계약을 부정했고, 조합원 동·호수 추첨과 일반분양을 지금까지 진행하지 않아 착공 후 약 2년이 지난 지금까지 공사비를 한 푼 받지 못했다는 게 시공사업단 측 주장이다.

시공사 측은 지난 2020년 6월 전 조합장과 시공사업단이 체결한 공사비 3조2000억원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진 계약이므로 이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조합은 5200억원에 이르는 증액분을 인정할 수 없다며 공사비 재평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시공사업단은 관련 법령과 계약서 조항에 따라 공사중단이 가능하다는 법률자문을 받은 후 공사중단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시공사업단이 공사중단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조합에 요구하는 사항은 크게 3가지다.

▲조합원 동·호수 추첨 및 분양계약 업무 이행, 일반분양 이행 등 시공사업단이 공사비 등을 충당할 수 있는 즉각적 조치 ▲조합의 설계도서 지연, 창호 변경, 마감재 승인 거부 등의 근거로 공기연장(2022년 1월 말 기준 약 9개월) 이행 ▲조합이 지난 2020년 6월 25일 체결한 공사(변경)계약을 부정함으로써 기존에 수행하고 있는 상가 공사의 계약적 근거가 부재해진 만큼 상가 공사와 관련한 계약적 근거 제공이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시공사업단이 조합에 보낸 공문 캡처 2022.03.02 sungsoo@newspim.com

시공사업단은 공문에서 "조합에서 이 공문을 받은 날(2월 11일)로부터 60일 이내 요구 사항들을 이행해줄 것을 요청드린다"며 "만약 이 기간이 경과하는 경우 공사중단을 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 문장에 따라 일수를 계산하면 시공사업단이 조합에 요구사항 이행을 요청한 기한은 4월 12일이다. 특히 3가지 중 하나만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3가지 모두 이행하는 것이 시공사업단 측 요구다.

시공사업단 관계자는 "위 3가지 조건은 작년부터 시공사업단이 조합에 요청해온 사항"이라고 말했다.

◆ 조합 "일반분양 절차, 4월 12일까지 불가능…공사중단시 계약 위반"

하지만 조합은 그 기한까지 요구사항을 이행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일반분양을 하려면 일반분양가를 정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토지비 감정평가 적정성 여부를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부동산원이 둔촌주공의 토지비 감정평가 결과에 대해 '재검토' 결정을 내려서 일반분양 준비 절차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

앞서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은 작년 11월 강동구청에 분양가상한제 심사를 위한 택지비 감정평가를 신청했다. 강동구청과 서울시가 의뢰한 감정평가사가 평가를 진행하고, 조합은 비용을 부담한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다. 분양가상한제는 택지비에 건축비와 가산비 등을 더해 결정하는 제도다.

택지비 감정평가액은 ㎡당 2020만원으로 알려졌다. 3.3㎡당 6666만원이다. 한국부동산원은 둔촌주공 택지비 평가에 대한 검토를 감정평가법인 G사와 H사에 맡겼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해당 택지비 평가가 상당부분 관련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본지가 입수한 A4용지 36장 분량의 한국부동산원 '택지비 감정평가서 검토보고서'를 보면 감정평가법인 G사와 H사는 "감정평가서 형식 및 내용이 관련 규정 등을 일부 준수하지 않아 감정평가서 보완이 필요하다"며 '재평가 요청' 의견을 제시했다.

두 회사는 비교 표준지 선정에 오류가 있어서 토지비 감정평가가격 인상폭이 과다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둔촌주공 택지비 감정평가서 검토보고서 캡처 2022.02.21 sungsoo@newspim.com

H사는 보고서에 "(둔촌주공 주택재건축정비조합은) 인근에 유사한 이용가치를 지닌 토지 조성사례가 전무해 원거리에 있는 서초구 소재 '신반포15차아파트' 비용 추정액을 비교해 검토했다"면서도 "하지만 해당 조성사례는 본건과 지역 요인 등 가격형성 요인이 상이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변 강동구 일대로 길동신동아1·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둔촌동 삼익빌라 주택재건축사업, 천호4촉진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등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 등이, 송파구 일대는 잠실 진주아파트, 미성크로바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등이 존재하므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G사도 보고서에서 "대상토지는 대규모 토지로 전면부분은 비교표준지에 비해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등 교통시설, 초등학교 등에 대한 접근조건이 우세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후면부분은 오히려 열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상토지가 비교표준지 대비 20% 우세하다고 판단했지만 각각 교통시설과의 접근성, 초등학교 등 공공 및 편익시설과의 거리 및 편의성 등 격차 균형성이 결여됐다"며 "평균적인 토지 이용에서의 접근성 등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토지비 감정평가가 다시 진행 중이다. 오는 11일 전후로 토지비 감정평가에 대한 재검토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조합은 결과를 보고 수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만약 수용하지 않으면 이전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또한 분양가상한제 심사도 완료돼야 하며, 일반분양에 앞서 조합원 분양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 조합원 분양을 하기 위해서는 조합원 분양용 견본주택을 건립하고, 이를 조합원에게 공개해야 한다. 특히 조합원용 아파트는 평형이 많은데 그 중 대표 모델을 선정해야 하는 등 절차가 많다.

이에 따라 조합은 시공사업단이 제시한 기한(4월 12일)까지 3가지 요구사항을 이행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이 '공사 중단'이라는 악재를 맞이할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다. 또한 공사가 중단될 경우 귀책사유가 시공사와 조합 중 누구에 있는지를 놓고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조합 관계자는 "최악의 경우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며 "다만 공사 중단은 (시공사들의) 계약 위반사항이기 때문에 시공계약이 무효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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