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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괜찮은 공무원, 괜찮은 나라

기사입력 : 2022년02월25일 08:56

최종수정 : 2022년02월28일 07:55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

#장면 하나-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한 감사를 초기에 지휘하다가 정권에 순치된 감사란 이유로 최재형 원장에 의해 교체됐던 고위 간부가 이번달 말에 예정된 인사에서 1급으로 승진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고 한다.

#장면 둘-이달 3일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국의 공직자들에게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중립과 공직기강을 준수해 달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장면 셋-정권 말이면 나타나는 공무원의 밀물 썰물 인사는 이제 상식이 되어 벌써 몸사리는 시절이고 공무원의 동면시기라 한다.  

#장면 넷-무소불위의 권력이라는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가 코앞이니 전국의 지자체들 공무원의 고민이 깊어진다. 허긴 243명의 지자체장의 절반 가까이가 비리와 위법 혐의로 기소되었던 적도 있었다.

1987년 민주화로 독재정권이 무너진지 한 세대가 지났지만 여전히 공무원 사회의 정치적 중립은 구호와 메시지로만 남아 있음을 상징하는 장면들이다. 대놓고 막걸리, 고무신을 뿌렸던 80년대 이전에 비하면 천지개벽 수준으로 좋아졌지만 변화는 상대적이다. 우리 경제가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섰다면 공직사회의 수준과 역량도 그 수준에 이르기를 기대하는 것이 국민들의 자연스러운 심정일 것이다. 정권에 유리한 감사를 진행했다는 이유로 임기말 보은성 인사가 이루어진다거나 선거를 앞두고 국무총리가 공직자들에게 선거중립 의무를 강조하는 수준은 높아진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지 않는 모습들이다.

공무원 사회가 여전히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야 하는 수준이라는 것은 우리 공직사회의 전체적인 역량이 어딘가 부족함을 보여주는 단초라 할 수 있다. 정치와 행정의 전근대적 결합, 정책 결정과정의 비과학성은 우리 공직사회의 허약한 체질의 원인이자 극복해야 할 단면들이다.

대통령의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것이 본래적 기능이자 역할인 청와대가 너무 비대하다는 지적은 어제오늘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들도 부처가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하루아침에 서랍 속에 들어가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몇 년 주기로 이루어지는 정치권력의 부침에 행정이 너무 많은 영향을 받다 보니 공무원 사회는 선거 때만 되면 줄서기로 여념이 없고 공들여 쌓아 놓은 정책이라는 탑은 하루아침에 무너진다. 정책결정 과정은 어떤가? 엄밀하고 정교한 과학의 잣대 앞에선 여와 야가 있을 수 없고 양비론이 설 자리가 없다. 섣부른 탈원전 정책과 같이 증거와 수치에 기반하지 않은 최고권력자의 자의적 정책결정에 공무원 사회가 전문성을 기반으로 목소리를 냈다면 지금의 이러한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문제해결의 실마리는 공무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키우는 데서부터 비롯된다. 자기가 맡은 분야에 대해선 산업계, 학계, 시민사회 최고의 전문가들과 붙어도 밀리지 않을 정도의 전문성을 함양한 공무원들이 공직사회에 뿌리를 내릴 때 정치권력의 영향에서 벗어나 국가를 운영할 수 있다. 공무원 채용과 관리에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수립 이후 단 한번도 바뀌지 않았던 시험 한번 잘쳐서 평생 짤리지 않을 직업을 보장해 주는 채용시스템부터 고쳐야 한다. 시험점수 높은 사람을 뽑아서 직무에 배치하는 것이 아니라 복잡하고 세분화된 전문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먼저 양성한 후에 채용해야 한다. 공무원 급여가 다른 산업 평균에 비해 적지도 않다. 편하고 좋은 직장 찾아온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훈련 받고 교육받아서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가를 한 번 운영해 보겠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을 키워낼 수 있어야 한다.

공직자 양성과 채용을 전문으로 하는 국가인재채용원을 설립해 철저히 사전 확인 하면 모든 공직의 채용을 국민 눈높이에 맞추어 공정과 전문성, 공직관 확립, 공인의식 등을 철저히 사전 확인하면  정권차원의 낙하산과 보은인사자리도 객관화 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임명권자의 은혜가 아닌 국민에게 봉사하고 정치적 입김에서 자유로운 공무원을 길러낼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의 여망, 즉 국민의 공복으로의 길을 한걸음 다가갈 수 있게 된다.

국민 모두가 나서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며 일잘하고 능력 있는 공무원을 보호해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국민 모두의이익이고 국가의 이익이다. 보다 근본적으론 공무원 조직의 인사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민간기업들이 기를 쓰고 선진 인사관리 기법을 도입해 인사기능을 강화하고 최고인사책임자에게 철저한 운영책임을 부여하는 이유가 있다.

세계적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의 기업의 공통적 성공요인은 "사람관리의 성공"으로 인식된다. 세계 일류 공무원, 일류 정부의 경쟁력의 비결과 해법은 인사관리의 혁신에 있다. 공무원인사를 관장하는 인사혁신처의 규모와 위상을 민간기업의 인사담당파트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명확히 드러날 것이다. 아직도 대서방(代書房), 서무라는 위상의 국가 인사기능은 왜? 누구의 이익을 위하여 변화와 발전에 둔감할까? 수구적 행태를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것은 과연 「이로운 집단」의 기득권 지키기 아닐까? 선출된 권력이든, 임명된 권력이든 그 어느 권력도 국민의 위임 한계를 넘어 설 수 없다. 즉 「그들의」 이익을 위한 국민 이익의 제한이나 침해는 그 자체로 국민의 명령 위반이다.

누구나 꿈꾸는 좋은 대한민국은 누가 만들까?

괜찮은 공무원이 괜찮은 나라를 만든다. 한강의 기적을 써 내려간 주역도 우수한 역량과 의지를 가진 공무원들이었다. 미국,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G3 국가로 도약하기 위해선 공무원들의 경쟁력도 그 수준으로 올라서야 한다. 국가의 종합적 국력이 신장할수록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국가운영에 참여하는 폭도 확대되기 마련이다. 그 많은 전문가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들과 수준 높은 대화를 통해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는 공무원을 제대로 길러내는 것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괜찮은 나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다.

이근면 교수는 삼성그룹에서 37년 동안 인사조직의 최일선을 지휘했던 인사전문가다.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1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11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돼 공직사회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사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과주의를 공무원 사회에 도입했으며, KTX 이용시 일반실을 타는 장관급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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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8시간 넘는 야간근무 없앤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SPC그룹이 27일 대표이사 협의체인 'SPC 커미티'를 열고 장시간 야간 근로를 폐지하고, 앞으로 생산직의 야근 시간을 8시간 이내로 제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SPC그룹은 야간 생산이 불가피한 일부 필수 품목을 제외하고, 가능하면 야간 가동 자체를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그룹 관계자는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인력 확충 △생산 품목 및 생산량 조정 △라인 재편 등 전반적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꿀 계획이다. 각 (계열)사별 실행 방안을 마련해 10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경기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에서 열린 산업재해 근절 현장 노사간담회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주간 근무 시간 역시 단계적으로 단축해 장시간 노동에 따른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번 근무체계 전환이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조와 협의를 병행하고, 내부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작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SPC는 "생산 현장의 장시간 야간 근로에 대한 지적과 우려를 무겁게 받아들여 근무 형태를 비롯한 생산 시스템 전반에 대한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시되는 일터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개선하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이 SPC삼립 시화공장을 직접 찾아 현장 간담회를 주재하며 야간 노동과 과도한 업무 강도를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월 SPC 시화공장에서 발생한 여성 노동자 사망 사고와 관련해 "수십 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고 있다"며 "같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돈과 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구조라면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며 "이번을 계기로 산재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용범 정책실장, 문진영 사회수석 등 청와대 주요 인사들이 배석했으며, SPC 측에선 허영인 회장과 김범수 SPC삼립 대표, 김지형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CJ푸드빌, 크라운제과 등 타 식품업체의 현장 책임자들도 함께 자리를 했다. wonjc6@newspim.com 2025-07-27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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