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마의 70%'서 고전
'쇼핑몰 역풍'까지 이중고
[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차기 대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텃밭 호남에서 고전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에 반대했다가 역풍을 맞은 데다, 이낙연 전 대표의 선대위 합류에도 갈라진 지지층이 쉽게 봉합되지 않아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순천=뉴스핌] 오정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전 전남 순천시 연향패션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02.18 ojg2340@newspim.com |
이재명 후보는 18일 전남·광주를 순회하며 표밭 다지기에 돌입했다. 이 후보는 전남 순천에서 일정을 시작해 목포, 나주, 광주를 돌며 표심을 호소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배출한 목포에선 코로나 위기를 IMF 위기에 빗대어 위기 극복 적임자임을 강조했고, 거리연설에 나설 때마다 '정치보복' 위기감을 끌어올리며 지지층 결집에 사력을 다했다.
이 전 대표도 유세에 함께 나서 힘을 실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나선 순천 유세연설에서 "위기의 강을 건너기 위해선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책임자로 뽑아달라"며 "경험과 역량은 벼락치기 공부로 갑자기 생기는 게 아니다. 한번도 그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맡는다고 잘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지지를 당부했다.
윤 후보의 적폐청산 수사 발언을 고리로 여권이 총공세에 나선지 열흘 가까이 지났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최근 4주간 발표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윤 후보의 적폐청산 발언 이후 2월 2주차 69%(1월 4주차 66%)까지 올랐다. 민주당의 지지층 결집 전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읽힌다.
다만 2월 3주차 호남 지지율은 68%로 집계, 정체 양상을 보이며 70% 선을 넘기지 못하는 상황이다. 같은 기관이 2017년 대선 당시 선거일을 20일 남겨두고 실시한 조사(4월 3주차)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호남 합산 지지율은 86%다. 당시 대선이 3자 구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이 후보의 지지율이 70% 중반까진 올라서야 한다는 게 당내 기대치다.
한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이 전 대표 합류의 상징적 의미가 있긴 하지만 기대했던 만큼 지지층이 쉽사리 마음을 돌리지 않고 있다"며 우려했다.
[순천=뉴스핌] 오정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전 전남 순천시 연향패션거리를 찾은 가운데 많은 인파가 몰려있다. 2022.02.18 ojg2340@newspim.com |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광주 복합쇼핑몰(發)' 역풍도 가시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윤 후보가 광주에 복합쇼핑몰을 유치하겠다고 공약한 데 대해 민주당 선대위가 '지역비하'라고 반격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 선대위는 "윤 후보 공약이 상생과 연대의 광주 정신을 훼손해 표를 얻겠다는 알량한 계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논평을 냈지만, 복합쇼핑몰 유치와 '광주 정신'의 논리적 연관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최근 각종 조사에서 정체 흐름을 보인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고무적인 분위기다. 지지율 목표치를 상향조정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준석 대표는 같은 날 "호남 지지율 목표치를 25%에서 다시 30%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늘부터 호남의 정책 문제를 더 심층적으로 다루기 위해 우리팀 특공조를 모두 투입한다"며 "광주 복합쇼핑몰 외에도 여러가지 호남의 발전을 위한 이슈들을 발굴해서 제시하겠다"고 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호남 홀대론을 파고드는데, 민주당은 안이한 태도를 여과없이 보여줬다. 친문 지지층 마음 되돌리려 했더니 일반 시민들의 서운함까지 풀어줘야 하는 이중고 아니냐"며 "야권 공약 대응에 미숙한 측면이 있었다"고 봤다.
※ 기사 본문 속 여론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
choj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