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미국과 캐나다가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 1주년을 맞아 외국인을 구금하는 행동을 멈추라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 바이두] |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국민 소유의 자산을 자신의 것으로 삼겠다고 언급한 이때 소위 인권 보호를 이유로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 1주년 성명을 발표한 것은 정말 아이러니하다"며 "미국과 캐나다의 이중잣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은 외국인을 자의적으로 구금하여 인질로 삼는 행동을 규탄하기 위해 발표된 선언문이다. 캐나다가 주도하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호주 등 68개국이 채택했다.
왕 대변인은 '자의적 구금 반대 선언'이 외교적 사기의 '걸작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캐나다가 미국의 지지 속에서 '선언'에 반대하는 국가의 의사는 무시한 채 그들을 강제로 명단에 가입시켰다"며 "이는 국제관계의 기본 규칙에 위배되는 의심할 나위 없는 사기 행위"라고 전했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야말로 자의적 구금을 자행한 전형적인 국가라고 비판하며 캐나다가 멍완저우 여사가 캐나다 법률을 위반하지 않았음에도 1000일 가까이 구금한 것은 명백한 자의적 구금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는 2018년 12월 미국 요청에 따라 이란제재법 위반 혐의로 캐나다 당국에 체포된 뒤 2021년 석방됐다.
왕 대변인은 그러면서 미국을 자의적 구금의 '달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무고한 이민자를 구금하여 이민 부모와 자녀를 강제로 분리해 수많은 가족을 헤어지게 만들었다"며 "콴타나모 감옥은 미국이 전 세계에 설치한 비밀 감옥 중 일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수많은 비밀 감옥을 설치했고 이라크 침공 후 민간인을 폭행, 고문, 살해했다"고 덧붙였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 용의자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억류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어졌으나 인권유린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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