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분쟁서 밀린 구본성, 회삿돈 횡령 의혹
흑자전환 성공한 구지은...'방만경영 쇄신' 가속화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아워홈이 구본성 전 부회장을 횡령·배임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오너가의 '남매의 난'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잡은 구지은 대표가 '경영 쇄신'에 나서면서 칼끝이 구 전 부회장을 향한 것이다. '오너가 독식' 논란에 올랐던 고배당 정책도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구 대표가 방만경영 쇄신의 고삐를 죄고 있는 모습이다.
◆경영분쟁서 밀린 구본성, 회삿돈 횡령으로 피소...'남매의 난' 2차전
7일 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지난해 11월 구본성 전 부회장을 횡령·배임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실시한 자체감사에서 구 전 부회장이 재임기간 중 월급과 성과급을 정해진 한도보다 많이 받은 정황을 발견하고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구자학 아워홈 회장의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은 동생인 구지은 대표와 일명 '남매의 난'을 겪다 지난해 6월 경영에서 손을 뗐다. 구지은 대표를 비롯한 여동생 3명이 지분을 합쳐 구 전 부회장의 해임안을 통과시킨 결과다. 아워홈 지분율을 보면 장남인 구 전 부회장이 38.56%로 최대주주이며 막내인 구 대표는 20.67%, 장녀 구미현19.28%, 차녀 구명진 19.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사진 좌) 및 구지은 캘리스코 사장(사진 우). <사진=아워홈> |
당시에도 구 전 부회장은 방만 경영으로 논란이 됐었다. 2020년 창사 후 첫 적자를 내고도 775억의 높은 배당을 적용하고 이사 보수 연간 한도를 초과해 챙겨서다. 회사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오너가의 배당수익 상향에만 매진한다는 지적이다. 그간 아워홈의 주당 배당금은 2017년 325원, 2018년 750원, 2019년 2000원이었지만 2020년에는 전년 대비 70% 올린 3400원으로 책정했다. 배당률로 보면 680% 수준이다.
2020년 아워홈은 69억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최대주주인 구 전 부회장은 299억원 가량의 높은 배당금을 챙겼다. 또한 구 전 부회장이 같은 해 8월까지 챙긴 이사 보수는 총 83억원으로 연간 이사 보수 한도인 60억 원을 초과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아워홈이 경찰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해 구 부회장이 재직하던 2016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월급과 성과급을 부풀리고 회삿돈을 개인적 용도로 부당하게 유용한 정황이 명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6개월차 '흑자전환' 성공...방만경영 지우기 나선 구지은
아워홈의 이번 고발을 놓고 구지은 대표의 후계자 굳히기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 전 부회장의 '방만 경영'을 지적하면서 경영권 승기를 잡은 구 대표가 오빠의 그림자 지우기에 본격 나섰다는 평가다.
구 대표는 지난해 6월 경영에 복귀한 이후 입장문을 통해 "최근 몇 년 동안 아워홈은 과거의 좋은 전통과 철학을 무시하는 경영을 해 왔다"며 "과거 공정하고 투명한 아워홈의 전통과 철학을 빠르게 되살리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방만 경영 논란과 관련해 경영쇄신 의지를 다진 것이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2.02.04 romeok@newspim.com |
구 대표의 취임 이후 아워홈은 순항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코로나19 타격 등으로 적자를 냈지만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해서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1조720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낼 것으로 추정했다. 핵심사업인 단체급식과 식재사업부문의 신규 수주 물량 확대와 거래처 발굴, 부실 거래처 관리 등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것이다.
다만 모두 구 대표의 성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평가도 있다. 구 대표가 경영에 나선지 6개월 밖에 안됐기 때문에 본격적인 경영 성적표는 올해부터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 아워홈은 미국을 비롯한 중국, 베트남 등 해외법인 거래처 확장과 식품사업 강화 및 식자재 정상화 등에 매진할 계획이다. 아워홈 미국법인은 올해 상반기 중 지난해 계약한 미국우정청 구내식당 운영을 시작할 전망이다. 해당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미국 내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경영 쇄신'을 강조했던 만큼 논란이 됐던 고배당 정책에도 손을 댈 계획이다. 아워홈 관계자는 "배당정책의 경우 새 경영진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고 개선작업도 진행할 예정"며 "올해 3월 이사회에서 관련 개선안 등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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