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법원·검찰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출범 1년 '빈손' 공수처

기사입력 : 2021년12월17일 15:33

최종수정 : 2021년12월17일 15:33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뿌리가 흔들리면 위태로워지기 마련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총체적 위기에 직면했다. 공수처는 최근 '고발사주' 의혹 사건에서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 구속에 연이어 실패했다. 공수처가 현재까지 구속·기소한 사건은 '제로(0)'. 거기에 공수처가 가는 길목마다 위법 수사와 정치 편향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무용론, 존폐론까지 거세지고 있다. 출범 1년을 앞둔 공수처의 현주소다.

장현석 사회문화부 기자

공수처 수사는 '빈손'의 연속이었다. 시작은 공교롭게도 첫 강제수사였다. 지난 9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나선 압수수색은 절차 준수 위반을 주장하는 야당 측 반발에 중단됐다. 긴급을 요하는 강제수사에서 불필요한 빌미 제공으로 시간만 벌어준 셈이다. 공수처는 주말이 돼서야 영장을 재집행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김 의원으로부터 겨우 압수한 증거물은 법원에서 위법성이 인정돼 현재 효력 상실 위기에 놓였다.

이런 헤프닝은 '이성윤 공소장 유출' 사건에서도 반복됐다. 공수처는 지난달 27일 대검찰청 서버실을 상대로 9시간에 걸쳐 압수수색했지만 별 소득 없이 철수한 바 있다. 당시 영장 대상자였던 전 수원지검 수사팀 검사가 절차 위반 문제를 제기하자 "그럼 압수수색을 안 한 걸로 하자"고 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졌다.

여기에 손 검사에 대한 체포영장, 구속영장의 연이은 실패까지 더해지면서 공수처 수사력에 대한 의문점은 더욱 커졌다. 올해 안에 공수처가 기소할 사건도 빈손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 정치 편향 논란은 어찌 보면 예견된 것이었을 수 있다. 공수처법상 처장과 차장은 결국 대통령이 임명한다. 공수처 검사 및 수사관 등 인사를 좌우하는 인사위원회 역시 총 7명의 위원 가운데 5자리가 친정권 인사로 채워진다. 공수처 검사는 50% 이상이 비검사 출신이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결국 수사 전문가는 배제된 채 정권 성향에 민감한 대통령 직속 수사 기구로 전락할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공수처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곧 태생적 한계를 의미하진 않다는 것을 말이다. 공수처는 그간 고위공직자 권력에 대한 견제와 특별검사제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논의돼 왔다. 특히 지난 72년 동안 이어져 온 검찰의 기소독점주의의 폐해를 깰 것이라는 국민적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1월21일 닻을 올렸다.

공수처의 뿌리는 검찰개혁이라는 국민의 오랜 염원이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출범 당시 취임사에서 "주권자인 국민 앞에 오만한 권력이 되지 않는 성찰적 권한 행사를 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출범 1년을 앞두고 공수처는 과연 자신의 뿌리가 어디에 있는지 깊이 성찰해야 할 때다.

 

kintakunte8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법사위, 尹 서울구치소 CCTV 열람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는 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감 중 특혜 제공 여부와 특검의 체포영장 집행 당시 서울구치소 폐쇄회로(CC)TV를 열람하기 위해 현장검증에 나섰다.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이날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1일 오전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 거부와 수감 특혜 의혹 등을 점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2025.09.01 jeongwon1026@newspim.com 김용민 의원은 "국민의힘은 오늘 현장검증이 '망신주기용'이자 인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중요한 검증 절차에는 참여하지 않고 뒤에서 정치적 언사만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의원 불참에 유감을 표했다. 김 의원은 "오늘 검증해야 할 사안은 대한민국 형사사법시스템에서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구치소에서 편하게 지내고 있다는 국민적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한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지 못할 것"이라며 현장검증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전현희 의원도 "CCTV를 열람하는 것은 윤석열에 대한 망신주기 목적이 아니다. 중대 범죄자의 체포영장 거부라는 법치주의 파괴 행태와 구치소 측의 특혜는 없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기 위함이다"며 "법치주의를 바로세우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과정의 일환인 현장검증에 국민의힘이 자리를 비운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추미애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조금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법치를 무시하고 부끄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등 수사방해를 일삼고 있다"며 "오늘 현장검증을 통해 특혜 및 수사방해 상황을 면밀히 살피고 수용규칙 위반 등 사실이 확인될 경우 관련 규정에 따라 후속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구치소 측에 8월 한달 간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횟수와 구치소 내 변호인 접견방 개수, 변호인 접견 규정 일체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과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변호인 접견 관련 자료와 윤 전 대통령의 총 접견 시간 및 인원 등 통계 자료를 요구했다. jeongwon1026@newspim.com 2025-09-01 11:08
사진
[변상문의 화랑담배] 제1회 산세타령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자료= 인공지능 AI 이미지] 판소리 춘향가에는 '산세타령'이라는 눈대목(가장 재미있는 부분 중 하나)이 있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이몽룡의 사람됨을 각 지방 산세에 비유하며 설명하는 대목이다. 방자가 춘향이에게 "여보게 춘향이! 낭군을 얻으려면 뚜렷한 서울 양반 낭군을 얻지. 아, 어찌 시골 무지랭이를 얻으려는가?" 했다. 이에 춘향이가 "미친 녀석! 낭군도 시골 서울이 다르단 말이냐?"하며, 방자 말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이불 개듯 개어 방자 귀에 쑤셔 넣었다. 방자는 "하믄 다르지야. 인걸은 지령이라. 사람이 하는 것은, 산세 따라 나는 법이여. 내가 우리 도련님 성품을 이를 테니 잘 들어 보소.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 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하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비옥함)하기로 사람이 나면 재주가 있고. 충청도 산세는 산이 순순하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이 있고. 경기도 올라, 한양 터 보면 천운봉이 높고 백운대 섰다. 삼각산 세 가지 북주가 되고 인왕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이 안산인디 동작이 수구를 막았기로, 사람이 나면 선할 때 선하고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이라." 서울 남산 아래, 선할 때 선하지만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別惡之象)인 땅. 그곳이 지금의 용산기지다. 이몽룡이 장원급제하고 남원골 춘향이를 만나러 간 길도 남대문-용산고-용산기지 23번 게이트-한강나루-남태령-과천 길이다. 용산은 용산구 효창공원 일대와 원효로 서쪽 일대 구릉지대를 말한다. 한강을 따라 서쪽으로 흐르는 구릉이 마치 용이 꿈틀대는 모습이어서 용산이라 불렀다. 대통령실이 들어선 국방부, 합참 지역의 구릉은 둔지산(屯之山)이다. 조선시대 때 직업군인 집단 거주 마을이 있었다. 이곳은 임진왜란 때는 일본군 병참기지로, 병자호란 때는 청나라군 후방지휘소였다. 임오군란 때는 흥선 대원군이 용산기지 캠프 코이너에서 청나라로 납치돼 갔다. 용산고 앞에서 청나라군과 조선군 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1894년 7월 청일전쟁이 터졌다. 일본군 소장 오시마가 이끄는 8000여 명의 일본군이 용산기지에 주둔했다. 조선총독부, 조선주차군사령부가 용산기지에 터를 잡았다. 부대 정문은 용산역 맞은편 아모레 퍼시픽 건물과 용산우체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200m 정도 들어가면 나오는 문이다. 어김없는 별악지상(別惡之象) 땅이었다. 1950년 6월 25일 01:00 용산기지 내 육군본부 상황실에 전화벨이 울렸다. 당직 장교 작전국 대위 조병운이 수화기를 들었다. "충성! 옹진반도 제17연대입니다. 현재 시간 국사봉 북쪽 능선으로 병력 미상의 북한군이 접근하고 있습니다" 03:0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문산 제1사단입니다. 북한군이 구화리에서 도하용 주정(舟艇)을 운반하고 있습니다" 03:30 또 전화벨이 울렸다. "충성! 의정부 제7사단입니다. 적 포탄이 전 진지에 떨어지고 있습니다" 창밖에는 태풍 엘시가 비를 뿌리고 있었다. 육군본부 정보국 당직 장교 중위 김종필은 정보국장 장도영 대령에게 "전 전선에서 북한군이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전군에 비상을 내려야 합니다. 국장님께서 빨리 상황실로 오셔야겠습니다"라고 보고했다. 용산기지가 또다시 별악지상(別惡之象)의 땅이 되고 있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01 08: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