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경제 과학기술

속보

더보기

[현장에서] 홀대 받던 과학기술, 대선 때만 '반짝 우대' 안돼

기사입력 : 2021년08월03일 10:54

최종수정 : 2021년08월03일 10:55

문재인 정부에서도 과학기술 소외 여전
대선 주자들 립서비스 아닌 진정성 필요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과학기술이 대한민국 발전의 힘이고 이게 국력입니다." 카이스트에 누적액으로 766억원을 기부한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지난해 한 말이다.

1976년 유럽 중동에 관민합동경제사절단 수행기자로 나섰던 그는 당시 일본산 카메라를 지녔다. 현장에서 그는 일본인이 다가섰을 때 상의로 카메라를 가렸다고 한다. 경제력이 약했던 것에서 오는 열등감 때문이었다는 게 그의 회상이다. 그가 과학기술계에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결정한 계기였다.

그러나 현실은 이수영 회장의 생각과는 다르다. 복잡한 정치적 셈법 속에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찬밥 신세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경태 경제부 차장

김대중 정부는 과학기술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과학기술처를 과학기술부로 승격시켰고, 노무현 정부는 과기부를 부총리급 부처로 격상시켰다. 거기까지였다.

이명박 정부는 과기부 일부를 산업부·정보통신부와 통합해 지식경제부로 개편했다. 일부는 교육부와 합쳐져 교육과학기술부가 됐다. 교육영역에 무게를 둔 부처라는 지적에 2011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를 설립했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기술을 아우르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출범했다.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를 통합하고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를 부분적으로 흡수해 거대부처를 설립했지만, 정보통신부 관련 관료들이 고위자리를 독점해 기초과학 분야가 위축됐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과학기술은 여전히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원화된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를 만들겠다며 2018년 과학기술전략회의를 폐지한 뒤 과학기술자문회의로 기능을 통합했다. 자문회의가 최상위 과학기술 정책 의사결정기구라는 점이 부각됐다.

하지만 용두사미(龍頭蛇尾)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대통령을 포함한 주요 장관 참석률이 저조했을 뿐더러 당연직 장관 모두 불참한 회의도 이어졌다. 

여기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임명하는 과정에서도 과학기술 홀대론이 고개를 들었다. 취임한 지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을 장관으로 내정해 국가출연 연구기관을 관리하는 총괄기관의 수장의 공백만 반복됐다.

더구나 과학기술계 안팎에서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 위기에 있던 당시 김부겸 내정자의 희생양으로 임혜숙 내정자가 지목될 것 같다고 예상하는 등 정부를 향한 오래된 과학기술계의 불신도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활한 과기부 산하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존재감을 여전히 얻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연구·개발(R&D) 컨트롤타워라는 본연의 기능보다는 여전히 '패싱' 논란에 휩싸여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구현장에서는 혁신본부가 실질적인 예산 편성·조정 권한을 확보하지 못해 기획재정부 예산실의 눈치만 볼 뿐만 아니라 정부 내 회의체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정권이 바뀌어도 과학기술이 우선순위로 거론되지 못한다는 비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에는 차기 정부를 결정할 대통령 선거가 다가온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히는 여·야 정치인이 최근 과학기술계 보듬기에 나서기도 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과 이달에 각각 한국과학기술원(KAIST)을 방문해 과학기술의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윤 전 검찰총장은 "과거 우리나라가 수출 입국으로 나아갔듯 새로운 기술 혁명 시대에선 과학기술 입국이라는 모토를 가지고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도 "지금은 4차 기술혁명의 시대이고, 기후 위기 때문에 에너지 대전환을 준비해야 되는 시대"라며 "앞으로는 과학기술의 수준이 그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야의 유력 대전 주자의 입만 바라보면 '과학기술=국력'이라는 이수영 회장의 생각과 차이가 없어 보인다. 다만 과학기술계에서는 아직은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는 않는 모습이다. 여전히 '립서비스'라는 시각이다. 

무너져버린 과학기술 정책의 거버넌스를 돌이켜 정책당국이 바로 설 수 있는 구체화된 신념이 있어야 한다는 데 과학기술계는 입을 모은다. 뿐만 아니라 과기부 산하기관의 수장 자리 역시 현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코드인사로 채우는 우(憂)를 범해서도 안 된다. 

이제는 과학기술계가 예전과 같은 선무당급의 '깜짝 스타'도 '깜짝 정책'도 원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과학기술을 축적해 급변하는 국제사회에서 기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과학기술 황금기'를 열어나갈 수 있는 리더를 요구할 뿐이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오늘 낮 최고기온 33도 무더위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월요일인 9일은 낮 기온이 최고 33도까지 오르는 무더운 날이 되겠다. 전국이 대체로 흐리다가 오후부터 맑아지겠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8~21도, 낮 최고기온은 25~33도가 되겠다. 일부 경기내륙과 충청권내륙, 경상권내륙을 중심으로 최고 체감온도가 31도 이상으로 올라 덥겠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무더운 날씨를 보인 6일 오후 서울 중구 청계천에서 시민들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5.06.08 pangbin@newspim.com 이날 오전까지 경기북서내륙과 서해안, 남해안을 중심으로 짙은 안개가 끼는 곳이 있겠다. 해안에 위치한 교량과 강이나 호수, 골짜기에 인접한 도로에는 안개가 더욱 짙게 끼겠으니 유의해야 한다.  주요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서울 20도 ▲인천 19도 ▲수원 19도 ▲춘천 18도 ▲강릉 20도 ▲청주 21도 ▲대전 20도 ▲전주 21도 ▲광주 20도 ▲대구 20도 ▲부산 20도 ▲울산 18도 ▲제주 19도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30도 ▲인천 26도 ▲수원 29도 ▲춘천 30도 ▲강릉 28도 ▲청주 31도 ▲대전 31도 ▲전주 31도 ▲광주 31도 ▲대구 31도 ▲부산 25도 ▲울산 27도 ▲제주 25도이다. 미세먼지는 전 권역이 '좋음'∼'보통'으로 예상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와 남해 앞바다에서 0.5~1.0m, 서해 앞바다에서 0.5m로 일겠다.  geulmal@newspim.com 2025-06-09 06:30
사진
민정수석에 검찰 출신 오광수 변호사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8일 검찰개혁 과제를 수행할 민정수석으로 검찰 특수부 출신의 오광수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를 임명했다. 오 수석은 제2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18기를 수료했다. 이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 등과 동기다. 26년 동안 검찰에 재직한 특수통으로 꼽힌다. 오광수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사진=대통령실] 오 수석은 부산지검에서 첫 근무를 시작해 대전·서울·수원지검을 거쳐 1999년 대검 검찰연구관을 역임했다. 2001년 부부장검사로 승진해 제19대 광주지검 해남지청장을 지냈으며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2년부터는 대구·청주에서 검사장을 지낸 뒤 2015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근무를 끝으로 26년 간의 검찰공무원 생활을 마무리했다. 2020년부터는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대표 변호사로 활동해왔다. 검찰 재직 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 분식회계 사건, 한보그룹 분식회계 사건,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 비리사건,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수사했다. 여권 일각에서 당초 오 수석이 검찰 개혁을 추진할 적임자인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같은 특수부 검사출신인데다 2013년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대구고검장으로 재직할 당시 대구지검장을 지낸 이력 때문이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이 대통령은 정치 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오 수석의 사법 개혁 의지도 확인했다. 일부 우려하신 분들 걱정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960년 전북 남원 ▲전주고 ▲성균관대 법학 학사 ▲성균관대 대학원 공법 박사 ▲사시 28회 ▲사법연수원 18기 ▲광주지검 해남지청장 ▲인천지검 특수부 부장검사 ▲대검 중수2과 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 부장검사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수원지검 안산지청장 ▲청주지검장 ▲대구지검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법무법인 대륙아주 대표변호사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객원교수 opento@newspim.com 2025-06-08 11: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