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백화점 4사에서만 확진자 170명 돌파...작년보다 휴점 점포 ↑
휴업 점포 수도권에 집중...4차 대유행에 하반기 실적 쇼크도 우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최근 롯데·현대·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 업계에서 '셧다운 공포'가 다시 확산하고 있다. 수도권 백화점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조기 폐점하거나 임시 휴점하는 점포가 속출한 탓이다. 이에 백화점의 방역 관리도 도마에 올랐다.
걱정스런 부분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시작으로 전국 백화점으로 점차 확대되는 분위기란 점이다. 업계에선 하반기 '실적 쇼크'에 대한 우려도 크다. 각 업체들은 매장 방역을 한층 강화하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확인돼 임시휴점을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는 지난 4일 직원 2명이 확진된 이후 어제까지 47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2021.07.07 pangbin@newspim.com |
◆백화점에서만 172명 확진...매장 찾은 손님도 감염됐다
15일 유통 업계 및 서울시 등 방역당국 자료를 종합하면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이달(7월 1일~이날까지) 중 조기 폐점이나 임시 휴점을 진행한 주요 백화점 4사(롯데·현대·신세계·갤러리아)의 점포 수는 10개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광복절(8월 15일)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던 시기보다도 더 많은 규모다. 실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가 내려졌던 지난해 8월 12일부터 9월 4일까지 백화점(아웃렛 포함) 휴점 점포 수는 5곳에 불과했다. 현재에 비해 2분의 1수준에 그친다.
같은 기간 백화점에서 나온 확진자 수도 지난해 코로나19가 국내에 발현한 이후 최대 규모다. 확진자는 170명을 넘어선 172명으로 추산된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만 전날까지 147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중 매장을 찾았다가 감염된 고객도 적지 않다. 실제 무역센터점 종사자는 102명, 방문자는 25명, 가족·지인은 20명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주요 백화점 7월 휴업 점포 및 확진자 현황. 2021.07.15 nrd8120@newspim.com |
백화점에 방문했다가 검사받은 사람만 1만5000~1만6000명으로 추정된다. 서울 내 최대 규모 백화점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도 지금까지 확진자 6명이 추가돼 현대백화점에서만 154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5일 첫 확진자가 나온 무역센터점은 이달 11일까지 휴점했고 지난 12일 영업을 재개했다. 더현대서울은 지난 13일 하루 지하2층을 폐쇄하고 14일 영업을 정상화한 상태다.
롯데백화점은 서울 영등포점, 서울 광진구 건대스타시티점, 경기도 평촌점 3곳에서 총 5명의 확진자가 나와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영등포점은 지난 11일 지하 1층에서 직원 2명의 확진자가 나와 해당 층을 폐쇄했고 지난 13일 건대스타시티점에서는 오피스 직원 2명이 지양성 판정을 받아 당일 하루 임시 휴점했다. 14일에는 평촌점 식품관 직원 1명이 코로나에 감염돼 당일 영업을 중단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일 강남점 식품관을 시작으로 11~13일 경기점, 14일 강남점 본관, 14~15일 부산 센텀시티점 지하 1층 사은행사장에서 총 7명의 직원이 감염됐다. 해당 매장은 조기 폐점하거나 임시 휴점을 실시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갤러리아 명품관에서도 지난 9일, 13일 2일간 총 6명의 확진자가 나와 휴점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전경. [사진=신세계백화점] |
◆하반기 '실적 쇼크' 현실화 되나
백화점 줄휴업에 따른 매출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은 이번 휴업으로 최소 200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예상된다. 더현대서울까지 더하면 손실액은 더 늘어나게 된다.
신세계와 롯데백화점도 적잖은 손실을 봤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 강남점은 연간 매출이 2조원 이상이다. 하루 매출 규모를 환산하면 50억원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남점 식품관과 본관 10층 등 부분 폐점이긴 하다. 다만 당장 하루 영업 중단에 따른 직접적인 손해도 발생하겠지만 그보다는 추후 감염에 대한 우려로 인해 매장 방문객이 줄어드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실제 4차 대유행이 본격화된 지난 주말 백화점들의 매출은 일제히 감소했다. 이번 확산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현대백화점의 지난 10~11일 매출은 전주 대비 16.1% 급감했다. 지난 9~11일까지 사흘간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의 매출도 6.4%, 0.8% 각각 줄었다.
이번 코로나19가 수도권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것도 백화점에겐 부정적이다. 이번에 영업에 차질을 빚은 점포 대부분이 수도권에 있는 매장이기 때문이다.
더욱 큰 문제는 백화점 집단감염이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엔 서울 지역 백화점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왔지만 이번 주 들어서는 경기도에 이어 부산 지역까지 발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사실상 '야간통행 금지'와 같은 4단계 거리두기 조치가 내려진 만큼 원격수업·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외출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게다가 감염 우려가 있는 대형 집객시설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으로 퍼지면 하반기 백화점의 '실적 쇼크'는 현실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4단계 격상에 따라 방문객도 일부 줄어들 것"이라며며 "가장 우려스러운 건 대형 집객시설에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이 되살아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소비심리 자체가 위축돼 작년 1~2분기처럼 매출이 꺼질까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일시 휴점했던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영업이 재개된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시민들이 QR체크인을 마치고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1.07.13 pangbin@newspim.com |
◆QR코드 체크인·에어 퓨어게이트 설치...백화점들, 방역 강화로 충격 최소화 '안간힘'
백화점들은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매장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무역센터점 집단감염을 계기로 'QR코드'를 의무화했다. 회사 측은 무역센터점 13개 전체 출입구에 QR코드 체크인 장치를 설치해 고객 출입관리를 철저히 한다는 방침이다. 백화점에서 QR코드 체크인 장치를 도입한 것은 무역센터점이 유일하다. 그간 백화점들은 체크인을 위해 줄이 길어지면 감염 우려가 높아진다는 이유로 도입을 꺼려왔다.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QR코드 체크인 도입을 검토 중이다. 무역센터점 운영 결과를 지켜본 뒤 해당 장치 도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센터점은 세 차례 이상 코로나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된 직원만 근무하게 했다. 이 밖에도 전체 근무 인원을 평소의 3분의 1 수준으로 최소화해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다음 달 20일 개점 예정인 동탄점에 에어(AIR) 퓨어게이트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에어 퓨어게이트는 강한 바람을 통해 옷과 몸에 붙은 미세먼지·세균·바이러스를 털어내는 장치다. 카메라와 모니터를 내장하고 있어 방문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마스크 착용 여부도 한 번에 확인이 가능하다. 동탄점은 주요 출입문 등 8곳에 총 10개의 에어 퓨어게이트를 설치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백화점 동탄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2021.07.15 nrd8120@newspim.com |
신세계백화점은 VIP 라운지 내 모든 좌석 이용을 금지하고 음료와 다과는 테이크 아웃으로만 운영한다. 신세계 아카데미는 거리두기 4단계 기간(7월 12~25일까지) 동안 운영이 중단된다. 휴강된 강좌는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이후 재개되며 고객이 원할 경우 환불도 가능하다.
이용자간 최소 거리를 유지하게 하고 마스크 필수 착용이나 발열도 상시적으로 확인해 고객과 직원 안전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고객 및 직원 안전을 위해 선제적 조치를 강화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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