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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불통' 5G…정부·업계 '상용화 엇박자'·소비자 '집단소송'

기사입력 : 2021년07월07일 12:53

최종수정 : 2021년07월07일 12:53

"20배 빠르다는 거짓" 소비자 집단소송
정부, 서둘러 시범사업…입장 변화 왜?
통신사 28㎓ 의무 구축, 사실상 불가능

[서울=뉴스핌] 김정수 기자 = 5G 상용화에 정부와 업계, 소비자가 뒤엉켰다. 서비스 환경이 충분히 조성되지 않은 채 5G가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로 소개된 점이 화근이었다.

2019년 5G 상용화 선언 이후 소비자들은 5G 요금제에 가입했지만 속도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 28㎓가 아닌 3.5㎓가 사용돼서다. 28㎓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되지 않은 채 여론만 악화됐다. 결국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결정했다.

5G [사진=로이터 뉴스핌]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G 피해자 526명은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법에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집단소송 소장을 접수했다.

법률대리인 김진욱 변호사는 "정부가 세계최초 5G 상용화를 추진했지만 통신 3사는 인프라를 전혀 구축하지 않은 상태였다"며 "이용자들에게 상황을 충분히 설명했다면 인프라 구축 전까지 5G 요금제를 이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고의에 의한 채무 불이행과 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때문에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본다"며 "증거 제출을 완료한 참여자들을 중심으로 2차, 3차 소장을 접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소송 희망자는 1만여 명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4월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5G 진상을 밝혀달라는 청원이 게재되기도 했다. 기지국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채 5G 상용화를 밀어붙이고, 통신 3사가 값비싼 5G 요금을 받도록 한 이유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신 3사는 지난 5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은 5G 품질 개선과 5G망 구축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해달라고 밝혔다. 28㎓ 실증 사업도 언급하며 국민이 5G를 체감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앞서 임 장관과 통신 3사는 지난달 28일 간담회에서 28㎓ 시범 사업을 전국 10개 장소와 지하철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임 장관은 이날 통신 3사들에게 할당된 28㎓ 기지국 공동 구축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통신 3사는 5G 주파수(3.5㎓, 28㎓)를 할당 받으며 각각 1만5000개의 28㎓ 기지국을 의무 구축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 2월 기준 이들이 설치한 28㎓ 기지국은 61개에 그쳤다.

임 장관은 의무 구축 사안을 내년에 점검하기로 했다. 최악의 경우 통신 3사가 5G 주파수를 반납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허성욱 네트워크정책관은 이날 간담회 이후 브리핑에서 "이론적 이야기로 국민 입장에 불만이 있었다" 며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국민들에게) 말씀드려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애초 정부와 통신 3사는 5G를 'LTE보다 20배 빠른 속도'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선 28㎓가 사용돼야 했지만 당시뿐 아니라 오늘날에도 구현은 불가능하다. 정부가 '책임 회피'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통신 3사는 28㎓ 기지국 구축에 손을 놓은지 오래다. 이들은 지난해 말 28㎓ 주파수 관련 비용을 영업외비용으로 손상 처리한 바 있다. 정부는 통신 3사의 기지국 의무 구축을 완화하지 않았지만 이를 수행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

28㎓는 직진성이 강하고 도달거리가 짧아 기존 LTE 망보다 촘촘하게 설치해야 한다. 업계에선 28㎓ 서비스의 전국 단위 설치 비용을 최대 20조원으로 추산한다. 통신 3사는 스마트팩토리 등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28㎓를 활용하고자 했지만 수요가 마땅치 않았다. 통신 3사가 기지국 의무할당량을 사실상 채우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5G 피해자 측은 "정부가 이제서야 5G 시범사업을 시행한다는 것 자체가 28㎓ 서비스와 거리가 있다"며 "이미 약정 기간 2년 6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선후관계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신 3사가 28㎓를 손상처리한 점은 사업을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기다리겠다는 전략"이라고 전했다.

freshwater@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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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m '고도제한' 양천구 울다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제한 기준 개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갑작스러운 고도제한으로 재건축에 큰 제약을 받게 된 서울 양천구 목동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그동안 대부분의 면적이 제한을 받던 강서구 주민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서울시와 정부 모두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습이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공항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 내용.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이제 재건축 막 올랐는데"… 90m 고도제한에 목동 주민들 뿔났다 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오는 4일 ICAO 국제기준 개정안이 발효되면서 이에 따른 수혜 및 피해지역 간 온도차가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ICAO는 국제 민간항공 항공기술·운송·시설 등을 관할하는 유엔 산하 전문기구다. 올 4월 ICAO는 2030년 11월 시행을 목표로 고도제한 국제기준 개정안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장애물 표면을 향후에는 침투금지표면과 평가표면으로 이원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항 주변 지역은 '공항시설법'에 따른 장애물 제한 표면지역으로 설정돼 건축물을 높게 지을 수 없었다. '제한표면'(OLS) 규정에 따라 안전 운항을 위해 항공기 성능이나 비행 절차를 고려하지 않고 건축물 높이를 획일적으로 규제해서다. 활주로 반경 4㎞ 이내 건물은 45m를 초과하지 못해 13층 이상의 아파트를 짓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노후 주거지의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앞으로는 이를 '금지표면'(OFS)과 '평가표면'(OES)으로 이원화한다. 금지표면은 항공 안전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절대적 금지구역이다. 평가표면은 건물 높이를 규제한 금지 표면을 축소하고, 항공학적 검토를 거쳐 건축물 높이를 탄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곳이다. 공항별 여건에 따라 평가표면을 축소하거나 완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개정안상 평가표면은 현행 기준보다 확대된다. 국내에 적용되면 김포공항 반경 약 11∼13㎞ 내가 평가표면으로 분류돼 45·60·90m 등으로 고도를 제한할 수 있다. 이 경우 원래는 고도제한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양천구는 영등포, 마포, 부천 등이 평가표면에 포함된다. 고도제한 요건 수정으로 가장 마음이 급해진 건 목동신시가지 소유주들이다. 현재 1~14단지 모두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6단지는 최고 49층, 7단지는 최고 60층을 목표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최고 층수가 49층이면 높이로는 약 180m이므로 90m 고도제한이 설정되면 설정 범위내 모든 건축물은 30층 이하로만 지어야 한다.   목동 14개 단지 재건축 조합 등으로 구성된 '목동 재건축 연합회'(목재련)은 이달 28일 ICAO 개정안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상용 목재련 회장은 "항공기술 발전에 따라 규제가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개정안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짓밟는 퇴행적 조치"라며 "이는 주민들의 주거환경 개선 기회와 재산권을 사실상 봉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개정안이 현실화되면 목동 재건축 사업의 동력이 상실되고 수도권 전체 도시 재생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토부에 김포공항 이전 재검토나 ICAO 개정안에 대한 공식 반대 입장 표명을 요청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 국내 도입 시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합리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고, 국내공항 여건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 "재산권 행사 좀 하자"는 강서구… 중간에 낀 서울시 '난감' 양천구와 반대로 강서구는 ICAO 개정안에 대한 환영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강서구는 현재 전체 면적의 97.3%가 고도제한 구역으로 설정돼 있다.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 절대적 금지표면 대비 조건부 평가에 따라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금보다는 높은 층수로 정비사업이 가능하다.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지난달 고도제한 완화 관련 세미나를 열고 "1958년 김포국제공항 개항 이후 강서구는 도시 발전과 재산권 행사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왔다"며 이번 국제기준 개정이 강서구 56만 주민의 염원을 담아 합리적이고 조속하게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서울 내 자치구가 상반된 처지에 놓이면서 서울시도 향후 정책 방향을 고심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30일 목동6단지를 방문해 재건축 속도를 높인다면 ICAO 개정안 적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가 개정안 시행이 예정된 2030년 안에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까지 모두 마친다면 제도 변경 사정권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오 시장은 "아직 고도제한 개정 관련 세부 내용이 완전히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며 "8월부터 ICAO와 국토부 사이 소통을 통해 최종 규정안 협상까지 1년 정도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재건축이 진행되는 지역의 재산적 피해가 발생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서울시 또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손해 보는 일이 없도록 강력히 건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고도제한 관련 규정 개정과 재건축 사업 사이 균형점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주택 공급량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지역 전체의 자산 가치와 지방세수 증가, 인구유입 등에 효과가 있으나 그 과정에서 비행 안전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해선 안 된다는 이유에서다. 김영록 신라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제한된 면적 하에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제적 타당성 저하는 해당 지역 개발의 결정적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장애물제한표면 하에서의 법규상 각종 제한까지 더해지면 지역 노후화의 대표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고도완화가 없이 특정 지역 전체의 경제적 이익이 상실된다면 항공항적 검토를 바탕으로 한 고도제한 규정을 손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환 한국항공우주법연구소 대표는 "일본과 대만은 도심에 있는 비행장 주변의 공역을 재설계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비행안전을 추구하고 있다"며 "항공기와 관제 기술의 급속한 발달을 따라잡지 못하는 구식 정책을 업그레이드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8-01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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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공모' 이상민 前 장관 구속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죄를 범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1일 영장을 발부했다.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핌DB] 특검은 지난달 28일 내란중요임무종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위증 등 혐의로 이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적인 계엄 선포를 사실상 방조하고,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해 국민의 생명·안전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특검은 이 전 장관이 행안부 장관으로서 외청 기관장인 소방청장 등에게 의무 없는 단전·단수를 지시한 행위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도 봤다. 특히 이와 관련해 특검은 그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사건 변론기일에 나와 단전·단수를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발언한 것을 위증이라고 판단해 이 혐의도 적용했다. 그동안 이 전 장관은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등 지시를 받은 적이 없으며, 행안부에는 소방청에 대한 지휘 권한이 없다는 것이 이 전 장관의 주장이었다. 특검은 이 전 장관의 주장을 반박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기 위해 160장의 파워포인트(PPT)를 준비하고, 앞서선 300여쪽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특검이 이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 전 장관 구속은 이른바 '안가(안전 가옥) 회동 의혹' 관련자 중 첫 신병 확보인 만큼, 일각에선 특검이 근시일 내 나머지 안가 회동 멤버에 대해서도 소환조사를 진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가 회동 멤버는 이 전 장관과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법률가 출신 최측근으로, 계엄 해제 이후 안가에 모여 계엄 직후 수습 방안을 논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hyun9@newspim.com 2025-08-01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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