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회유하며 압박한 간부 2명 보직해임
유족측, 간부 2명에 고소장 제출…피의자 전환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성추행 사건 이후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의 고(故) 이 모 중사 사건과 관련해, 공군이 이 중사에 대한 회유 시도를 하는 등 2차 가해를 한 간부 2명을 3일 오후 3시 30분 부로 보직해임했다.
보직해임된 간부 2명은 노 모 상사와 노 모 준위로, 이들 모두 이 중사가 장 모 중사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했던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다.
대한민국 공군 공식 마크 [사진=공군본부 홈페이지] |
노 상사는 성추행 사건 발생 전 가졌던 회식을 주최한 인물이다. 이 회식은 노 모 상사 지인이 가게를 개업해 축하하는 자리였는데, 이 중사는 당시 '야근을 바꿔서라도 참석하라'는 강요를 받고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당시 회식 참석자는 5명으로,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에 해당됐다. 때문에 노 모 상사가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 사실이 발각돼 처벌을 받을 것을 걱정해 이 중사를 회유하는 등 2차 가해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아울러 이 중사는 1년여 전 20전비로 파견을 온 A 부사관에게도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 사건 때도 노 상사가 이 중사를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 모 준위는 성추행 사건 발생 이후 이 중사와 저녁식사를 하면서 회유를 종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노 모 준위는 이뿐만 아니라, 본인이 이 중사에게 직접 성추행을 가했다는 의혹도 있다.
공군이 이날 두 사람을 보직해임한 것은 이들이 유족으로부터 고소를 당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유족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국방부 검찰단에 두 사람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직무유기, 강요미수, 강제추행 등의 혐의다.
이에 대해 군 안팎에서는 '늑장대처'라는 비판이 나온다. '군은 이미 내부적으로 두 사람이 사건에 관련된 인물이라는 것을 파악했을텐데, 이제야 업무에서 배제를 하느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한편 차 안에서 이 중사 신체를 만지는 등 성추행을 가한 장 중사는 전날 저녁 구속돼 현재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구속수감돼 있다. 장 중사는 전날 구속되기 전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