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서울 강동구 고덕동 모 아파트 측의 택배차량 지상 출입 제한으로 인해 실시한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의 총파업 투표가 가결됐다. 다만 택배노조는 국민 불편 등을 감안해 신선식품 위주로 배송을 거부하는 부분파업에 돌입하며, 파업 돌입 시기도 유보했다.
택배노조는 7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총파업 찬반 투표 결과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 관계자들이 7일 서울 서대문구 서비스연맹 대회의실에서 '아파트 지상 차량출입금지 택배사 해결을 촉구하는 총파업 투쟁계획 및 택배사, 노동부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5.07 kilroy023@newspim.com |
택배노조 재적인원 5835명 중 5298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들 중 4078명이 총파업에 찬성해 77.0%로 가결됐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총파업 투쟁에 돌입할 수 있는 모든 절차는 마무리됐다"면서 "파업 돌입 시기는 노조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위원장에게 위임하기로 했고"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정부가 정치권 등에서 일정하게 택배사들에게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말 불가피하게 결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판단해 위원장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택배노조는 투표 가결 시 오는 1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진 위원장은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의 수위와 파업 참가인원을 최소화하는 방향에서 추진할 것"이라며 "파업도 총파업이 아닌 부분파업으로 진행하고, 전체 택배물동량의 10% 남짓한 신선식품 위주로 배송을 거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파업에 참가하는 조합원은 전체 6404명 중 파업권이 있는 1907명이다. 택배노조는 "현재 노동위원회 쟁의 절차를 완료한 조합원만 파업에 참여하고 이미 단체협악을 체결해 쟁의권이 없는 우체국 조합원이나 아직 조정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파업권이 확보되지 않은 조합원들은 파업에서 제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총파업 투쟁의 의미는 무책임으로 일관하는 택배사가 이 문제를 책임있게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선포하는 것"이라며 "택배사는 더 늦기 전에 일부 아파트 등에 대해 배송불가지역으로 지정하고 추가요금을 부과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총파업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의 한 아파트에서 벌어진 택배갈등이 원인이 됐다. 해당 아파트는 지난달 1일부터 택배차량의 지상 출입을 통제했다. 안전사고와 시설물 훼손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택배기사들은 사비를 들여 택배차량을 저상차량으로 개조해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거나, 아파트 단지 밖에서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을 하고 있다.
택배노조 측은 저상차량을 이용할 경우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할 수 있고, 손수레 배송 역시 육체·시간적 부담이 커지는 만큼 협의를 하기 위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대화를 요청했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는 수차례 지상운행 자제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며 택배노조의 대화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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