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공기업

속보

더보기

KDI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이 공기업 부채 늘린다"

기사입력 : 2021년04월20일 12:00

최종수정 : 2021년04월20일 18:08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의 개선방안 보고서 발간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에 공기업 저금리 부채 양산"
"무리한 정책사업 떠넘기는 이중 도덕적 해이 발생"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이 공기업의 부채를 늘리고 펀더멘털을 약화시킨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황순주 KDI 연구위원은 20일 발간한 '공기업 부채와 공사채 문제의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서 "공기업은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에 힘입어 자체 상환능력과 상관없이 항상 국채 수준의 낮은 금리로 부채를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공기업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정부는 때때로 무리한 정책사업을 공기업에 떠넘기는 '이중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 한국 공기업 부채 세 가지 특징…"부채 많고 공사채 발행 방식"

황 위원은 한국의 공기업 부채가 세 가지 중요한 특징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부채가 많다는 점"을 들었다. 황 위원은 국제통화기금(IMF) 추정치를 인용해 한국 비금융공기업 부채가 2017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23.5%를 차지한다고 밝혔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중 가장 많고 33개국 평균(12.8%)을 크게 넘어선다는 주장이다. 

2017년 중앙정부 및 전체 공공부문의 총부채 [자료=KDI] 2021.04.20 jsh@newspim.com

한국 공기업 부채의 두 번째 특징으로 황 위원은 "규모가 정부 부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황 위원에 따르면 한국 비금융공기업에 대한 의존도(48.8%)는 2위 국가(22.8%)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세 번째 특징으로는 "공사채 발행 방식으로 생겨난 빚"이라는 점을 들었다. 황 위원은 "기업은 은행대출, 채권발행 등 여러 방식으로 자금을 빌릴 수 있는데 우리나라 공기업은 부채의 약 50% 이상을 공사채 발행으로 일으켰다"고 꼬집었다. 

특히 황 위원은 공기업 부채의 구조적 취약성으로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 공기업은 건전성이나 수익성 등 자체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거의 항상 최상의 신용도를 인정받고 있다"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한국석유공사나 부실 자회사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한국산업은행을 가릴 것 없이 거의 모든 공기업은 Aa2라는 높은 국제신용등급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에 대해 황 위원은 "공기업이 파산할 것 같으면 정부가 미리 나서서 채권의 원리금을 대신 지급해 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록 국회로부터 명시적인 보증서를 발급받은 공기업은 거의 없지만 대다수 공기업의 관련법에 정부가 유사시 결손을 보전할 수 있다거나 51% 이상 절대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암묵적이지만 강력한 지급보증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공사채 채무 국가보증채무에 산입‥자본규제·베일인 공사채 도입" 

황 위원은 공기업 부채 구조 개선과 중장기적인 재무안전성 확보를 위해 크게 세 가지 정책을 제언했다.

먼저 공사채 채무를 국가보증채무에 산입시키고 위험연동 보증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 황 위원은 "앞으로 모든 공사채는 원칙적으로 국가보증채무에 포함시키고 공식적인 관리를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도덕적 해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공기업의 위험 수준을 평가한 후 위험에 연동해 보증료를 부과하면 위험을 낮출도록 보증료가 내려가기 때문에 공기업에 재무구조 개선 유인을 부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공기업과 정부⋅여당의 이중 도덕적 해이 문제 [자료=KDI] 2021.04.20 jsh@newspim.com

이어 황 위원은 '자본규제 도입'을 제시했다. 그는 "공기업은 많은 면에서 민간의 대형은행과 유사하다"며 "은행이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본규제를 받는 것처럼, 공기업에도 자본규제를 적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채권자-손실분담형(베일인, bail-in) 공사채 발생'을 제안했다. 황 위원은 "투자자들이 공기업의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고 있어 채권자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면서 "채권자-손실분담형 채권을 공기업 부문에 도입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베일인 채권 또는 조건부자본증권으로 불리는 채권자-손실분담형 채권은 평상시 일반 채권과 같은 원금과 이자를 지급하지만 발행기관의 재무상태가 심각히 악화되면 해당 채권이 그 기관의 자본으로 전환되거나 원리금 지급 의무가 소멸된다. 예컨대 발행기관의 자본비율이 기준치 이하로 하락할 경우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자본비율이 다시 반등하도록 하는 자동 안정화 기능이 있다. 

황 위원은 "지금까지 제시한 제도들이 마련되면 향후 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무리한 정책사업이 할당되더라도 국회의 국가보증심사과정에서 일차적으로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자본을 확충하고 공기업은 사업을 적극적으로 합리화 할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사업이 실패하더라도 채권자가 손실을 부담해 국민과 정부 부담은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js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