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1~2분만에 투표 마치고 출근길 서둘러
발열체크 하고, 비닐장갑 끼고…투표소 통제
유권자 꼽은 새 서울시장 1순위 과제 '부동산'
[서울=뉴스핌] 사건팀 = "저녁에 퇴근하고 오면 좀 불안할 것 같아서 10분 일찍 일어났습니다. 투표하고 나니 뿌듯하네요."
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성북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성북동주민센터 대강당을 찾은 직장인 정모(35) 씨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후 이같이 말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투표가 시작된 이날 오전 6시 서울 시내 곳곳에 마련된 2259개 투표소에는 출근길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전투표를 하지 못한 시민들은 이날 이른 아침부터 발걸음을 재촉하며 투표소를 찾았다. 직장인들은 정장을 입고 손에 커피를 든 채 서둘러 투표하고 1~2분 만에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모와 가방을 멘 대학생, 산책을 나온 노부부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민들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투표소 앞에 줄을 섰다.
성북동 제1투표소에서 만난 김모(29) 씨는 "다행히 줄이 길지 않아 지각을 면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아무래도 쉬는 날이 아니라서 갈까 말까 망설이는 사람이 많을 것 같은데 생각보다 시간이 얼마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충현동 제1투표소인 충현동주민센터 주차장에서 만난 이모(28) 씨는 "퇴근 후 오면 많이 몰릴 것 같아서 사람이 없을 때 하려고 출근 전에 투표했다"고 전했다.
동작구청 본관에 설치된 동작구 노량진 제2동 제4투표소를 찾은 김모(31) 씨는 "출근 전에 일부러 빨리 일어났다"고 말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4⋅7 재⋅보궐선거일인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2021.04.07 yooksa@newspim.com |
이날 투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방역수칙이 철저히 준수되며 진행됐다. 유권자들은 투표소에 들어가기 전 발열체크를 하고 세정제로 손을 소독했다. 손 소독 이후에는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유권자들이 밀접 접촉하지 않도록 1m 간격을 유지하며 선거인명부 확인 등 투표를 안내했다. 유권자와 선관위 관계자, 참관인 등 투표소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은 마스크를 착용했다.
투표소 밖에서도 선관위는 투표소 일대를 철저히 통제했다.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이지 않도록 유도했다. 특히 투표소에서 50m 이상 떨어진 곳에서 사진 촬영이나, 인터뷰, 출구조사 등을 할 수 있도록 현장을 통제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전투표 때 여러 유튜버들이 투표를 인증한다고 투표소 앞에서 영상을 찍었다"며 "오늘은 현재까지 특별한 일이 없이 무난하게 투표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앞서 투기 의혹 등 각종 부동산 관련 이슈가 불거진 만큼, 유권자들은 주거 안정 등 부동산 문제를 풀어줄 수 있는 후보자에게 투표했다고 입을 모았다.
영등포구 신길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신길동 제1투표소 앞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28·여) 씨는 "이사 걱정 없도록 주택 정책 등을 잘 할 수 있는 후보자를 찍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시장 보궐선거일인 7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합정동주민센터에 마련된 합정동 제3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 2021.04.07 mironj19@newspim.com |
노량진 제2동 제4투표소에서 투표한 직장인 박모(30) 씨는 "3월 내내 회사에 12시간 붙어 있어도 집을 마련할 수 없다"며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인 취업과 부동산 가격 안정을 꼭 해결해줄 수 있는 인물이 당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31) 씨 역시 "부동산 안정, 일자리 창출이 됐으면 좋겠다"며 "'무인 편의점' 같은 소리 말고 진짜 서울시민이 바라는 핵심적인 부분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투표는 공식적으로 오후 8시까지다. 다만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오후 8시 이후 임시투표소를 일시적으로 개방한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