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 "8시간 내 배송해드립니다"...홈쇼핑도 배송전쟁
GS홈쇼핑, 배달 대행 '부릉' 지분 인수...'총알 배송' 만지작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TV홈쇼핑 업체들의 배송 경쟁이 뜨겁다. 당일 배송을 넘어서 시간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를 위해 업체들은 물류 역량 보강에 나섰다. 물류센터 인원을 보강하는가 하면 배달대행 업체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는 홈쇼핑사도 생겨났다. 코로나19 계기로 온라인 쇼핑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배송 중요성이 한층 커지면서 홈쇼핑 업체들도 배송 경쟁에 가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롯데홈쇼핑 와써 서비스 포스터 2021.03.25 nrd8120@newspim.com |
◆롯데홈 "8시간 내 배송해드립니다"...홈쇼핑도 배송전쟁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이달 4일부터 배송 서비스 '와써'를 선보이며 '타임(time, 시간) 배송제도'를 도입했다.
이번에 선보인 와써는 상품 주문 후 8시간 안에 고객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다. 명칭은 '왔어'를 읽는 대로 풀어쓴 것으로, '기다림 없는 집 앞 배송'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고객이 오전에 TV방송 상품(물류센터 입고 상품)을 주문하면 오후에, 오후에 주문하면 저녁에 받을 수 있다. 저녁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에 배달이 가능하다.
롯데홈쇼핑은 배송 속도를 높이기 위해 상품 분류 전담 인원을 2배 늘렸다. 이는 물류 속도를 높임으로써 택배기사의 업무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물류 관리시스템도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상품 분류 시간이 절반 이상 단축됐다. 일반 택배기사와 비교하면 당일배송 물량은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 월급제로 운영하기에 수익은 안정적으로 보장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물류센터 출고 이후 배송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평균 6.3시간 안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다.
이에 고객 만족도도 크게 향상됐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시험운영 기간 중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 95%가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롯데홈쇼핑은 와써 서비스 품목을 확대하고 희망 시간대 지정 배송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엄일섭 롯데홈쇼핑 CS부문장은 "고객과 택배기사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이는 서비스"라며 "일반택배 대비 비용 증가 요인이 발생하지만 배송 속도와 친절도 향상으로 잠재적으로는 고객 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GS홈쇼핑, 배달 대행 '부릉' 지분 인수...'총알 배송' 만지작
GS홈쇼핑은 빠른 배송을 위해 물류 스타트업 투자에 나섰다. GS홈쇼핑은 배달 대행서비스 '부릉'을 운영 중인 물류 스타트업인 메쉬코리아와 손 잡고 '총알 배송'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지난 달 10일 이사회를 열고 배달 대행서비스 '부릉'을 운영 중인 물류 스타트업인 메쉬코리아의 지분을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 [사진=메쉬코리아] 2021.03.25 nrd8120@newspim.com |
인수 대상 지분은 메쉬코리아의 18%가량으로 알려진다. 부릉의 주요주주였던 휴맥스(9.8%) 및 휴맥스홀딩스(8.6%) 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인 것으로 전해진다.
GS홈쇼핑이 지분 인수를 완료하게 되면 메쉬코리아 설립 멤버인 유정범 대표이사 외 3인(26.72%), 네이버(20.68%)에 이어 3대 주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세부적인 사업 협력 방안을 놓고 막판 조율 중이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는 '라스트마일' 배송시장에서 주목받는 스타트업이다. 라스트 마일은 소비자에게 물건을 전달하는 마지막 구간을 의미한다. 단순한 속도 경쟁을 넘어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는 '물류 경쟁력'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유통업체의 생존을 가르는 열쇠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유통 업체간 이 같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메쉬코리아도 호황기를 맞았다. 2015년 5억원에 불과했던 연매출은 이듬해 52억원으로 무려 10배 치솟았다. 그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해 연평균 매출 신장률은 270%에 이른다. 작년에는 매출 256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9%나 급증했다.
메쉬코리아는 탄탄한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미 전국에 450여개의 물류거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릉 배송기사만 6만6000여명에 달한다.
또한 IT기반 시스템을 물류 인프라에 접목한 인공지능(AI) 운송관리시스템(부릉TMS)를 제공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물류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물류네트워크는 중앙 통제 아래 운영된다. 가장 빠르면서도 효율적으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새벽배송·풀필먼트(물류일괄대행) 서비스까지 확장하는 종합 물류 플랫폼 회사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오는 7월 GS홈쇼핑이 GS리테일과의 합병을 염두에 둔 물류 투자로 업계는 보고 있다. 향후 출범할 통합법인 GS리테일은 합병 이후 메쉬코리아의 물류 인프라와 전국 단위의 슈퍼마켓 'GS더프레시' 등을 활용해 근거리 배송 역량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럴 경우 GS더프레시를 배송거점으로 1~2시간 안에 배달하는 '즉시 배송' 서비스 도입이 유력하다.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GS리테일, GS홈쇼핑 로고. 2020.11.10 nrd8120@newspim.com |
다만 GS홈쇼핑 관계자는 "메쉬코리아와 세부사항을 놓고 협의 중에 있다"며 "사업 협력 방식도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홈쇼핑 업체들이 빠른 배송에 공을 들이는 것은 온라인 쇼핑시장이 급성장세에 있는데다 이로 인한 비대면 수혜를 놓쳐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자리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관계자는 "이번에 와써 서비스를 도입한 것도 코로나19 장기화로 빠른 배송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며 "작년 코로나19 영향으로 배송 물량이 두 배 늘었고 신선식품뿐 아니라 패션·뷰티 등 일반상품도 빨리 받기를 원한다는 요구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nrd812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