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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별기고] ①바이든 시대, 남북 화해·협력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기사입력 : 2021년01월13일 06:00

최종수정 : 2021년01월13일 06:00

최재덕 원광대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

[편집자] 최재덕 원광대 교수(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가 뉴스핌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새로운 한반도 정책'을 전망하는 기고문을 보내왔습니다. 최 교수는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 국회 동북아평화협력특위 정책위원,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세계지역학회 대외협력이사로 활동하는 등 학계에서도 실용적 외교통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 교수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맞아 한반도 정책의 기조 변화에 주목하면서 남북 협력을 위해 무엇을 우선순위에 놓아야 하는지 역설하고 있습니다. 그의 기고문 전문을 소개합니다. 

# 예상치 못한 급격한 변화

202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는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세계화에 익숙해졌고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맞이한 언택트 시대에 당혹스러웠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를 조심하느라 최선을 다했지만 가까운 지인이나 가족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기도 하고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우리 곁을 떠나기도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전 세계는 국경 봉쇄, 경제 셧다운 같은 초강력 조치들을 쏟아냈고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아직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이 계속되고 있지만, 백신 보급이 시작되었고, 치료제의 상용화도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코로나 팬데믹 종식에 대한 희망도 커지고 있다.

최재덕 원광대 한중정치외교연구소장 [사진=뉴스핌DB]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어도 다시 코로나 시대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 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코로나 종식 이후 찾아올 변화에 대해 '문명의 대전환', '뉴노멀(New Normal)', '경제 대공황 도래', '반세계화' 등 수많은 예측이 난무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거의 모든 것을 바꾸어 놓았다. 개인의 일상생활과 소비패턴, 산업구조, 국가전략, 더 나아가 국제질서까지 변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도미노처럼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의 출연과 함께 찾아온 급격한 변화와 불확실성은 개인과 국가 모두에게 심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은 백악관의 주인도 바꾸었다. 미국의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는 미·중과 협력하여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해야 하고, 경제적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한국의 대외전략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재선이 거의 확실했던 트럼프 대통령 대신 바이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기후변화· 신에너지· 동맹· 인권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미중패권경쟁 양상과 국제질서, 글로벌 가치 사슬(GVC)도 변화할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46대 미합중국 대통령에 취임하면 지난 4년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동맹 경시, 양자 주의, 보호무역을 표방했던 미국의 많은 대내외 정책들이 수정될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시대 국제질서의 재편 예고

전 세계는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보며 '미국의 귀환'과 '미중패권경쟁의 향방'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대중강경책은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세부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압박 전략은 위험부담이 큰 양자 간 관세부과보다 동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비용과 책임을 나누어 미국의 부담을 덜면서 국제규범과 다자협력을 통해 중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중국과의 무역분쟁에서 미국도 큰 손해를 감수해야 했고, 오히려 중국은 러시아, 이란, 아프리카 국가들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직접적인 손해를 줄여나갔기 때문에 중국이 무역분쟁으로 인해 큰 손해를 입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인도·태평양전략도, 미국이 국제적인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전략의 주요 배경이 되는 인도와 아세안 국가들의 지지를 얻지 못함으로써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는 데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 했다.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인도· 아세안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중국의 입지를 좁혀가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할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대외전략 변화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변화를 가져오고 그에 따른 국가들의 대응 양상이 변화한다는 점에서 한국에도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에게 최우선 순위는 전 정부의 안일한 대응으로 코로나 팬데믹에 직격탄을 맞은 미국 경제를 재건하는 데 있다. 그는 미국 경제 재건을 위해 정부 예산 7000억 달러(약 840조 원) 투입, 일자리 500만 개 창출, 최저 시급 15달러로 인상, 오바마 케어 계승 등을 약속하면서 큰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 미국의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을 위해 증세와 재정 정책 확대가 국내 경제 정책의 주요 기조가 될 것이다.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 = 노동신문] 2020.12.30 oneway@newspim.com

# 멈춰선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재가동과 한국의 노력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 이슈가 미국의 외교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리지 않도록 빠른 대처를 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와 한미동맹 강화 기조를 유지하는 바이든 정부에 한반도 비핵화는 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번영뿐만 아니라 미국의 지정학적, 지경학적 이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음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을 이어나가는 것이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확대에 중요한 부분임을 강조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30년 넘게 상원 외교위원회 활동을 했으며, 2001년 상원 외교위원장 자격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접견하여 햇볕정책을 지지하고, 부통령 자격으로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을, 2013년 박근혜 전 대통령을 접견하는 등 한국 정치, 한미동맹과 북핵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것은 한국에게 좋은 점이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은 동맹국을 갈취한 행위라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난하고 "동맹을 강화하며 한국과 함께 설 것",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과 대북정책에 있어 한미 간 긴밀한 소통, 방위비 분담금의 합리적인 협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은 향후 발전적 한미관계 형성에 청신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협상에서 상향식(Bottom-up)방식을 선호하며, 전문가 의견 수렴과 원칙에 입각한 외교적 관여를 통한 비핵화를 추구함으로써 대북전략팀 구성과 대북정책을 마련하고 북한 비핵화에 대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국방력 강화를 강조하면서 대미 관계에 있어서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했고, 한국에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했다. 2021년을 시작하면서 북한이 먼저 대미, 대남 메시지를 던졌고, 미국과 한국의 반응을 보겠다는 의도다. 북한과 바이든 행정부가 한반도 비핵화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대북전략 기조나 태도에 따라 2017년 말과 같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쁜 시나리오가 재연될 경우 어렵게 이루어낸 4.27 판문점 선언, 9.19 군사합의 등이 무효화되고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한국은 바이든 정부 출범 초기에 대북특사 파견 등 유연하고 빠른 대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이 조력하여,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경제협력을 위한 동력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도록 노력함과 동시에 유엔 대북제재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과 예외 사항 발굴, 남북 철도 연결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북미 비핵화 협상과 남북관계 개선은 반드시 함께 진행되어야 하는 패키지가 아니다.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서로를 견인해야 한다. 따라서, 한국은 북한과 '남북한의 화해와 협력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외교위원회 위원장일 때 그를 보좌했던 프랭크 재누지 맨스필드 재단 대표가 2020년 11월 17일 '여시재'와의 대담에서 "미국에 적합하지 않은 역할을 기대하지 마라. 미국은 남북 협력을 촉진하는 도구가 될 수 없다. 다만 안보 딜레마 해소를 돕고 한반도 평화로 가는 길을 열어주는 파트너는 될 수 있다."라고 조언한 것을 깊이 새길 필요가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남북한 관계 개선의 선행조건은 아니다. 북한 노동당 8차 당대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지도자로서 처음으로 경제 정책 실패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향후 5년동안 경제발전을 최우선으로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지금이 남북한이 협력점을 찾아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남북 간의 교류와 소통의 통로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 최재덕 교수는 누구

최 교수는 중앙고, 성균관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KDI국제정책대학원 경영학 석사, 중국 북경대학에서 박사학위(한중관계)를 받았다.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현재 원광대 한중관계연구원 정치외교연구소장(부교수)으로 재직하고 있다. 연구 분야는 한반도 통일문제, 북방경제협력, 한·중, 중·러, 미·중 관계 등이다.
중국의 개혁·개방 시기에 심천과 홍콩에서 기업 주재원으로 근무했고, 한국에 돌아와 기업과 공공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 이 기간 가족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도 거주했고,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타며 러시아의 가능성을 봤다. 대통령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 국회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정책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원 교육위원,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슬라브유라시아학회 임원으로 활동했다.
주요 저서로는 『대한책략』(2019) 이 있고, 유명등재학술지에 연구결과를 꾸준히 발표하며, 미래 통일한반도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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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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