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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라이벌] 차세대 방위산업 경쟁…한화시스템 김연철 vs LIG넥스원 김지찬

기사입력 : 2020년12월28일 15:56

최종수정 : 2020년12월28일 15:56

김연철 대표, IPO 성과…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 발표
KDDX 수주 성공…UAM·저궤도 위성 등 그룹 내 신사업 지휘
LIG넥스원, 올해 실적 개선 기대…2조원 수주 달성 전망
김지찬 대표 내년 3월 임기 만료…구본상 전 부회장 복귀 관심

[편집자주] 2020년 국내 산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위기와 기회가 공존했습니다. 항공, 자동차, 철강 등 전통의 뿌리 업종들은 코로나19 직격탄에 유례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반도체, 가전 등 비대면 업종은 호황기를 누렸습니다. 그렇다면 2021년은 어떨까요. 전대미문의 불확실성 속에서 새 해를 맞는 주요 그룹의 사령관 면면을 통해 업종 간 사업의 향방을 가늠해 봅니다.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한화시스템과 LIG넥스원이 첨단 무기체계와 유도무기, 레이더 등 최첨단 방산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는 김연철 사장이 이끄는 한화시스템이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형 무기인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의 핵심기술을 두고 벌어진 수주 경쟁에서 한화시스템이 우위에 섰기 때문이다.

다만 2018년부터 LIG넥스원 사장을 맡고 있는 김지찬 사장은 부진의 늪에 빠진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놨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최근 잇따른 수주 낭보는 이어지고 있지만, 성장 한계를 벗어날 사업 다각화는 갈 길이 먼 상황이다.

(왼쪽부터) 김연철 한화시스템 사장, 김지찬 LIG넥스원 사장 [사진=각사]

◆ 한화시스템, KDDX 전투체계 수주…차기 구축함 경쟁 우위 확보

한화시스템은 작년 9월 김연철 사장 취임 이후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시작으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와 우주항공산업 등 신사업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김 사장은 35년 '한화맨'으로 그룹 내 주요 사업인 방산은 물론 신사업의 한 축인 우주항공사업을 동시에 지휘하고 있다. 감시정찰과 지휘통제통신분야 국내 1위인 한화시스템은 2018년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S&C와 합병한 뒤 그룹의 주요 계열사로 올라섰다. 한화시스템은 삼성과 프랑스 탈레스가 합작한 삼성탈레스의 전신이다.

김 사장 취임 이후 가장 큰 수주로 KDDX 전투체계와 다기능 레이더 사업이 꼽힌다. KDDX는 국내 기술로 이지스 체계를 개발하는 첫 번째 함정이다. 현존하는 최첨단 함정의 전투능력을 집약한 전투체계 개발을 두고 LIG넥스원과 경쟁을 벌인 끝에 한화시스템이 수주에 성공했다. 대공·대함·대잠 목표물을 동시에 제압하기 위해 센서와 무장을 시스템으로 통합하기 위해 최첨단 통신과 항해체계 기술이 요구된다.

방산업체가 이번 수주에 주목한 이유는 국내 첫 이지스 함정의 두뇌 개발업체가 차기 구축함 수주를 이어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KDDX 전투체계 사업은 5400억원 규모로, 한화시스템은 향후 8000t 이상 함정 구축 사업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LIG넥스원은 전투체계 유지보수 등 경험이 있지만 이번 수주 실패로 한화시스템과 격차를 더욱 벌이게 된 셈이다.

김 사장의 또 다른 성과 중 하나로 IPO가 꼽힌다. 작년 11월 한국거래소에 상장한 한화시스템은 4000억원대 공모를 받아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 역시 지난해 매출 1조5460억원, 영업이익 858억원을 기록했다.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이다. 상장 이후 주가 흐름은 공모가 수준을 밑돌며 부진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발표하면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MADEX 2019에서 전시한 'KDDX 통합마스트(IMAST)' [사진=한화시스템]

◆ 김지찬 대표, 방산 전문성 바탕으로 실적 개선…2조원 이상 수주 전망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는 2018년 3월 취임 후 실적 부진 개선에 주력했다. 저조한 실적으로 취임 1년여 만에 물러난 권희원 전 사장과 달리 방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위기 극복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국민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LIG넥스원(당시 금성정밀공업)에 입사해 줄곧 한 회사에서 근무했다. 다양한 무기 개발 및 생산 부문을 경험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취임 이후 2018년 영업이익 2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배 이상 성장시켰다.

올해 실적 역시 큰 폭의 개선이 예상된다. 매출액은 2015년 이후 5년 만에 증가한 1조6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478억원으로 2016년 이후 최대치다. 올해 수주 역시 2조원대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LIG넥스원은 올해 KDDX 전투체계 수주에 도전했지만 한화시스템에 밀렸다. 다만 감시정찰 장비인 소나체계 체계 종합과 예인소나, 송수신장비 등을 맡게 됐다. 소나는 바다 속 물체를 탐지하는 음향탐지장비로, KDDX의 '귀'에 해당하는 장비다. 소나 관련 사업규모는 1000억원 수준이다. 유도탄, 순항미사일 등 KDDX에 탑재될 무기체계 역시 LIG넥스원이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군이 추진 중인 '차세대 군용 무전기(TMMR)' 최초 양산계약과 체계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규모는 200억원 수준이지만, 정부는 2025년까지 1조2000억원 규모의 TMMR 양산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만큼 관련 무기체계를 비롯한 추가 수혜가 예상된다.

미래 전투체계 개발 사업 참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LIG넥스원은 해군의 기뢰 대항작전 능력을 크게 강화할 '수중자율기뢰탐색체'를 비롯해 '탑재중량 40kg급 수송용 멀티콥터형 드론시스템' '소형 정찰·타격 복합형 드론' 개발사업 등을 수주했다. 이 밖에 LIG넥스원은 FM 무전기 및 2.75인치 유도로켓 공급계약, 장보고-I 성능개량 계약도 잇따라 체결했다.

수중자율기뢰탐색체 개념도 [사진=LIG넥스원]

UAM·항공우주 보폭 넓히는 김연철 대표…그룹 핵심 신사업 주도

방산업계의 화두 중 하나인 신사업 역시 한화시스템이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산업체 실적은 정부의 예산 편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만큼 성장성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해외 수출과 동시에 신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김연철 대표는 취임 이후 UAM과 우주항공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두 사업영역은 신재생 에너지와 더불어 한화그룹의 핵심 신사업으로 꼽힌다. 차세대 교통수단인 개인용 비행체(PAV)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한화시스템은 방산분야에서 쌓아온 항공전자 기술을 바탕으로 국내 첫 UAM 사업자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다.

한화시스템은 작년 12월 PAV 개발업체인 미국 오버에어에 300억원을 투자하고 PAV 기체 '버터플라이' 개발에 참여 중이다. 빠르면 2025년 말 국내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현대차가 개발 중인 UAM보다 앞선다.

오버에어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가 추진 중인 '우버 엘리베이트' 의 핵심 파트너사 중 하나인 '카렘 에어크래프트'에서 분사된 기업으로, 수직이착륙기(VTOL) 전문업체다. 카렘 에어크래프트 설립자 겸 오버에어 공동 설립자인 에이브 카렘은 무인정찰공격기 프레데터(Predator) 등 14개 기체 설계 경험을 갖춘 항공 전문가로, 오버에어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오버에어의 PAV인 버터플라이는 '전기식 수직이착륙기(eVTOL)' 타입으로, 카렘 에어크래프트의 저소음, 고효율의 최적 속도 기술이 적용된다. 고속 충전을 통해 연속 운항이 가능하고, 최고시속 320km/h로 서울에서 인천까지 약 20분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한화시스템은 저궤도 위성 안테나 시장으로도 사업을 확대 중이다. 최근 전자식 위성통신 안테나를 상용화한 미국 벤처기업 카이메타에 330억원을 투자했다. 카이메타는 전자식 빔 조향 안테나(ESA) 기업으로, 위성통신을 활용해 재난, 재해, 분쟁지역 등에서 이동형 통신 서비스를 제공이 가능하다. 앞서 영국의 위성 안테나 기업 '페이저 솔루션'을 인수해 한화페이저를 설립하고 관련 사업을 본격화한 바 있다.

한화시스템 버터플라이 실물모형 [사진=한화시스템]

◆ LIG넥스원, 자율주행·통신분야 투자…속도는 더뎌

LIG넥스원 역시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한화시스템과 비교하면 신사업 추진 속도는 더딘 편이다. 복귀에 앞서 측면에서 경영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본상 전 부회장은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혐의 등으로 2012년 구속수감돼 2016년 12월 출소했다. 이후 5년 간 관련 취업이 제한돼 내년 10월부터 경영 복귀가 가능해진다. 김지찬 대표는 내년 3월에 임기가 만료돼 당장 구 전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기에 구 전 부회장은 지난 17일 조세 포탈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LIG넥스원의 대표적인 사업 다변화로 지난 6월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42'에 50억원을 투자가 꼽힌다. 현대차, SK, CJ 등 주요 기업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 후보로 주목받는 코드42는 차량 호출, 차량 공유, 로봇 택시 등 모빌리티 서비스에 걸쳐 자율주행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다. LIG넥스원은 코드42 투자를 통해 국방 무인체계 혁신을 시도한다는 목표다.

지난달에는 통신장비업체 이노와이어리스에 대해 보유한 콜옵션(주식을 사들일 권리)을 행사해 지분 16.55%를 확보했다. 기존 지분 4.45%를 포함해 21%의 지분을 갖고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2000년 설립된 이노와이어리스는 이동통신용 최적화, 시험·계측솔루션 및 소형기지국(SmallCell) 분야의 국내 선도업체로 5세대 통신(5G) 상용화 관련 수혜가 예상된다. LIG넥스원은 이노와이어리스와 협업을 통해 군 무기체계에 최신 정보통신(ICT) 적용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코드42는 브릿지 투자과 관련해 투자사와 함께 화상으로 세레머니를 진행했다. 이번 브릿지 투자에는 전략적 투자사(SI)인 LIG넥스원, 재무적 투자사(FI)인 KTB네트워크, 신한은행이 참여했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송창현 코드42 대표, 김지찬 LIG넥스원 대표, 장호식 신한은행 투자금융부 부장, 김창규 KTB네트워크 부사장. [사진=코드42]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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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을 뒤흔든 맘다니 돌풍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 "빨리 뉴욕에 파트타임 일자리라도 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지난 주말 뉴욕 인근에 사는 지인들과의 모임 도중 나온 얘기다. 이날 저녁 자리 화제의 중심은 단연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였다.'뉴욕 파트타임' 얘기도 맘다니 덕분에 나온 농담이다. 맘다니는 자신이 시장에 당선되면 뉴욕의 최저 임금을 시간당 30달러로 올릴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금 환율로 따지면 4만 600원 정도다. 현재 뉴욕의 최저 임금 시급은 16.50달러다. 이미 미국 내 최고 수준이다. 그런 뉴욕 최저 임금을 2배로 올리겠다는 얘기다. 물론 2030년까지라는 전제는 달렸다. 그렇다 하더라도 귀가 솔깃해질 만한 공약임은 분명하다. 비단 이날 모임뿐 아니다. 요즘 '뉴요커'들 사이에서 맘다니는 최고의 뉴스메이커다. 어디서든, 누구와든 맘다니 얘기를 꺼내면 10분~20분은 쉽게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그만큼 맘다니의 등장 자체가 뉴욕 사람들에게도 충격이자 파격이다.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뉴욕 시장 자리는 한국으로 치면 거의 서울 시장급이다. 뉴욕은 미국의 최대 도시이자, 전 세계에서 사람과 돈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중심지다.  이런 뉴욕의 유력한 차기 시장 후보가 불과 33세라니. 그것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나 7세 때 뉴욕으로 이민 온 인도계 무슬림이다. 더구나 그는 26살이 되던 2018년에야 뒤늦게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고 투표권을 받았다. 맘다니가 하버드 같은 아이비리그의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아니다.  그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내고 대학 졸업 후 저소득층 주택 압류 방지 상담사로 활동했다. 그러다가 2020년 뉴욕 주의회 하원의원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나서 선출된 것이 사회 경력의 전부다. 시쳇말로 '듣보잡' 수준이다. 예전 같았으면 뉴욕 시장 후보에 명함도 못 내밀 커리어다. 그런 맘다니가 불과 몇 개월의 선거 운동으로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가 됐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그것도 뉴욕 주지사 3선에, 한때 차기 대선 후보 물망에 올랐고, 당내 유력 인사와 후원 그룹의 지원을 받는 '거물' 앤드루 쿠오모를 꺾었다. 그야말로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민주당 전략가 트립 양은 뉴욕타임스(NYT)에 "현대 뉴욕시 역사에서 가장 큰 반전이 일어났다"고 평가했을 정도다. 맘다니는 1일 발표된 민주당 3차 경선 결과 과반이 넘는 56%를 득표했다. 이로써 그는 당당히 민주당의 뉴욕 시장 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뉴욕은 아직도 민주당의 아성으로 불린다. 민주당 후보 공천은 뉴욕 시장 당선의 보증수표처럼 여겨진다.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의 관심은 이제 '맘다니 돌풍'이 과연 어디까지 이어질지에 모아진다. 숱한 전문가들은 아직 맘다니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거두지 못하는 분위기다. 맘다니의 민주당 경선 승리의 발판이 됐던 급진적인 공약들이 결국 부메랑이 돼서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맘다니가 내세운 핵심 공약은 실제로 급진 좌파 성향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불릴 만하다. 시내버스 무임승차, 0세부터 5세까지 무료 보육 및 유치원 교육 실시, 뉴욕시 관리 아파트 임대료 동결, 값싼 시립 식료품점 설립, 부자 증세 등이 그것이다. 구체적 재정 대책이 없다는 질타와 비판이 나올 만하다. 게다가 맘다니는 학창 시절부터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운동에 가담했다. 뉴욕과 민주당의 돈줄을 쥔 유대인들의 거부감도 크다.  민주당 주류와 온건그룹에선 벌써 부담스러운 티를 낸다. 너무 과격해서 중도층 이탈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그래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월가의 큰손들은 이미 온건 성향의 대항마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경선에서 패배했던 쿠오모 전지사나 경선에서 중도 사퇴한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독립 출마 형태로 시장 선거에 나서려는 것과도 이와 연결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일찌감치 맘다니를 '100% 공산주의자 미친 놈'이라고 부르며 파상 공세를 퍼붓는 중이다.  급진 좌파 프레임을 씌워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비판하려는 의도도 깔려있다. 트럼프와 공화당은 색깔론 공세에 더해 민주당 측 후보 난립을 잘 이용하면 뉴욕 시장까지 손에 쥘 수 있겠다는 기대도 하고 있는 눈치다.  지하철에 탑승한 조란 맘다니 미국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런 정치판의 셈법과 보도를 따라가다 보면 '맘다니가 11월 4일 선거에서 뉴욕 시장에 당선되기는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최근에 월가 금융기관에서 오래 기간 일했던 지인을 만난 자리에서도 '만다니의 한계'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한 직원 때문에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직원은 줄곧 보수 성향을 보여왔고 지난 대선에서도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이번에 민주당 경선에 참여해 맘다니에게 표를 던졌다. 이유를 물으니, "뉴욕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다. 물가가 미쳤다. 부자들은 상관없겠지만 우리 같은 단순 사무직은 열심히 일해도 렌트비, 교통비, 식료품비 내기에도 너무 벅차다. 내게 이념은 크게 상관없고, 누구라도 이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다면 표를 안 찍을 이유가 없다"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 말을 들으니 맘다니의 공식 홈페이지 첫 화면에 큼직하게 적힌 슬로건이 새삼 머릿속에 다시 선명히 떠올랐다. "조란 맘다니는 뉴욕의 근로자들의 생활비를 낮추기 위해 시장직에 도전하고 있습니다"였다. 맘다니는 얼마전 NBC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에 출연해 자신을 공산주의자라고 공격한 트럼프의 언급에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리고는 "나는 트럼프가 힘을 실어주겠다고 대선 운동 기간 약속했던 바로 그 노동자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들을 배신해왔다"라고 말했다. '빨갱이 프레임'을 씌우는 트럼프에게 시원하게 한 방 먹이면서 자신이 노동자들을 위한 진짜 일꾼임을 드러내는 패기와 영리함이 번뜩이는 발언이다. 그래서 맘다니가 이념 프레임의 덫에 갇히지 않고, 뉴욕 시민의 민생과 민심을 파고드는데 성공한다면 '정말 큰일을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건 그가 뉴욕 시장에 당선된다는 의미만이 아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풍요롭다는 21세기에도 팍팍안 일상을 견뎌내야 하는 노동자 계층과 밀레니얼 세대들에게 과거의 이념과 정치적 문법의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줄 '사건'이 될 수 있다.  맘다니 열풍과 논란이 뉴욕의 일회성 정치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증폭되고 변모하면서 확산될 것이란 예감이 드는 이유다.   kckim100@newspim.com 2025-07-03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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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머스크 추방도 검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에게 "(일론) 머스크의 추방 문제도 고민해보겠다"고 발언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이 또 한 번 수위를 높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의 감세·재정 법안을 비판한 데 이어, 트럼프는 머스크의 정부 보조금과 계약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추방 가능성까지 언급해 정치적·법적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는 1일(현지시간) 백악관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를 추방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모르겠다. 한번 살펴보겠다(I don't know, we'll have to take a look)"고 답했다. 그는 이어 "머스크는 많은 보조금을 받았으며, 전기촤 의무화 폐지에 매우 화가난 듯 하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21 mj72284@newspim.com 트럼프는 전기차 강제 규정을 "바이든 시대의 유산"으로 규정하고 폐지를 추진 중이다. 그는 "나는 전기차를 원하지 않는다. 휘발유도, 하이브리드도, 언젠가는 수소차도 원할 수 있다"며 "다만 수소차는 터지면 5블록 떨어진 데서 시신을 찾는다"고 비꼬기도 했다. 트럼프의 '추방' 발언이 담긴 클립이 퍼지자, 머스크는 X(옛 트위터)에 "이걸 더 키우고 싶어 죽겠지만, 지금은 참겠다"고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이 논란은 머스크가 트럼프의 '크고 아름다운 하나의 법안 법(OBBBA)'을 "완전히 미치고 파괴적 법안"이라며 비판한 데서 촉발됐다. 트럼프는 이에 대해 "머스크는 역사상 가장 많은 보조금을 받은 사람"이라며, 정부효율성부(DOGE)가 머스크의 보조금 수혜 내역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응수했다. 이어 트럼프는 "보조금이 없으면 로켓 발사도, 전기차 생산도 못할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의 보조금·계약 중단이나 규제 강화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사업에 실질적인 타격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머스크는 세금안 반대뿐 아니라 "새로운 정당(America Party)을 만들겠다"고 맞불을 놓으며 대선 기간부터 이어온 트럼프와 머스크 간 '브로맨스'가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koinwon@newspim.com 2025-07-0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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