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법관평가 발표…유영근·허선아 부장판사 등 22명
하위법관 5명도 선정…고압적 언행·망신주기 등 사례 여전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서울 지역 변호사들이 한 해 동안 수행했던 소송사건 담당판사 중 선정한 우수법관에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을 맡고 있는 재판장도 포함됐다.
서울지방변호사회(박종우 회장)는 25일 소속 회원 1440명이 지난 1월1일부터 11월6일까지 전국 모든 법관 3038명을 대상으로 평가한 '2020년도 법관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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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법관에는 김소망 수원지법 안산지원 판사, 유영근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성창호 동부지법 부장판사, 한규현 서울고법 부장판사, 허선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22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평균점수는 96.23점이다. 특히 김소망·유영근 부장판사는 5명 이상 회원이 평가한 유효평가 법관 754명 가운데 평균 100점 만점을 받았다.
현재 유영근 부장판사는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로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혐의를 받는 SK케미칼·애경산업 등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또 허선아 부장판사는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전광훈 목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상인 불법대출 사건 등을 맡고 있다.
이들은 △경청하는 자세 △당사자에 대한 충분한 배려 △재판 진행과정 또는 판결문을 통한 상세하고 합리적인 설명 △치우침 없는 공정한 재판 진행 △소송대리인·당사자와의 적극적인 소통 등이 우수 평가 요소로 꼽혔다.
반면 적절하지 못한 재판진행으로 10명 이상 변호사로부터 낮은 평가를 받은 하위법관 5명은 평균 61.35점을 받았다. 특히 최하위 하위법관 평균점수는 51.97점에 그쳤다.
하위법관들 중에는 여전히 재판 도중 소송대리인과 당사자에게 고압적인 언행으로 윽박지르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 A판사는 민사 재판에서 대리인에게 '이런 주장을 하지 말라', '서면에 이렇게 말하지 말라'고 하면서 대리인의 말을 가로막고 당사자를 노려보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B판사는 당사자가 원하지 않음에도 조정으로 진행할 것을 강요하며 대리인에게 '(사법연수원) 몇 기시냐', '변호사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나오지 말라' 등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예의없는 언행으로 당사자에게 망신과 면박을 준 경우도 소개됐다. C판사는 대리인에게 '덴탈마스크는 안 된다. 마스크를 바꾸지 않으면 진행을 중단한다'고 말하거나 증인신문 과정에서 점심시간인 오후 12시가 넘어가자 '반대신문사항이 왜 이리 많냐'고 비난하기도 했다.
D판사는 조정이나 변론기일에서 당사자들의 지능이 떨어진다는 등 인격적으로 무시하는 발언을 일삼아 문제 사례로 소개됐다.
서울변회는 이날 발표한 결과를 법원행정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아울러 우수법관 및 하위법관으로 선정된 법관에 대해서는 '법관평가 결과 공개에 관한 지침'에 따라 소속 법원장과 해당 법관에게 개별적으로 우편 통지할 방침이다.
서울변회는 법원의 공정한 재판진행과 절차엄수를 독려하고 궁극적으로는 사법관료주의에 대한 견제장치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2008년부터 매년 법관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