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 법적 공방 휘말려
그리피스 측 "금전적 이득 없었다" 소송 취하 주장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평양에서 열린 암호화폐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가 미국 수사당국에 체포된 암호화폐 전문가 버질 그리피스 관련 법적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본격 재판을 앞둔 상황에서 그리피스 측은 소송 각하를 주장하는 반면 검찰은 그의 북한 내 발언 등을 공개하며 맞서고 있다.
25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암호화폐 전문가인 그리피스는 평양에서 열린 암호화폐 회의에 참석했다가 지난해 11월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현재 미국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과 대북 제재 위반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비트코인 [사진=로이터 뉴스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이와 관련해 사건을 담당한 미국 뉴욕 남부 연방검찰은 "그리피스의 제재 위반 혐의가 명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면서 재판부에 '피고의 요구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78쪽 짜리 문건을 제출했다. 그의 제재 위반 행위를 열거한 이 문건에서 검찰은 "그리피스가 암호화폐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약 100명의 북한인들에게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제재 회피와 자금세탁에 이용될 수 있는지를 조언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그리피스가 국무부에 방북 허가를 요청했다가 거부되자, 중국을 통해 불법으로 북한에 입국한 점도 제재 회피 주장의 근거로 제시했다.
검찰은 또 그리피스가 당시 회의에서 한 발언도 일부 공개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리피스는 회의 참가자들에게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블록체인은 미국 정부에 의해 가장 끔찍한 제재를 받는 북한 같은 나라에겐 매우 쉬울 뿐 아니라, 더 빠르고, 더 안전하고, 쉽다"는 식의 말을 했다.
검찰은 "그리피스는 북한의 제재 회피에 암호화폐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혔다"며 "재판이 계속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6월에도 법원에 제출한 문건을 통해 그리피스의 과거 발언을 조명하며 그의 제재 회피 의도를 주장한 바 있다.
검찰 문건에 따르면 그리피스는 2018년 8월 한 개인과의 대화에서 "북한 정권이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은 제재를 피할 수 있게 할 수 있는 블록체인(암호화폐) 인재를 겁주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또 '암호화폐 구축망인 이더리움 노드가 북한에서 경제성이 있겠느냐'는 지인의 질문에는 "사실상 그렇다"며 "그건 그들(북한)이 자신들에게 가해진 제재를 회피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당시 검찰은 이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그리피스는 제재 회피 촉진을 위해 북한을 돕는 행위가 '북한 암호화폐 회의'의 중요한 목표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그리피스 측 변호인은 최근 "그가 대북 제재 위반 행위로 금전적 이득을 보지 않았다"며 소송 각하를 주장하고 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