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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1조·NHN 7000억·카카오 4000억…'건곤일척' 데이터 각축전

기사입력 : 2020년09월18일 13:48

최종수정 : 2020년09월18일 17:34

카카오, 지난 7일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 발표
네이버·NHN은 각각 제2데이터센터 구축 중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네이버 약 1조 원, NHN 약 7000억 원, 카카오 4000억 원. 국내 대형 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IDC)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데이터 산업 내 각축전이 예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이 천문학적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이유로 데이터 경쟁력를 지목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 구글, 오라클 등 해외 기업이 장악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국내 업체들이 반격에 나서며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확대가 '디지털 경제'의 핵심인 데이터센터 구축 열풍으로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네트워크, 네트워크 기기 등을 제공하는 통합 관리 시설이다.

◆ 카카오, 뒤늦게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클라우드 시장 진출·서비스 품질 강화

카카오는 지난 7일 4000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3년까지 한양대 캠퍼스혁신파크 내 데이터센터 및 산학협력시설 건립 계획을 밝혔다.

카카오는 그간 통신사와 시스템통합업체(SI) 업체에 서버를 저장했는데, 뒤늦게나마 자체 데이터센터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미 네이버와 NHN은 각각 제2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가 구축 예정인 데이터센터는 네이버 제1데이터 센터인 '각(閣) 춘천'과 맞먹는 '하이퍼스케일(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 센터)'로 지어진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하이퍼스케일 규모는 네이버, NHN 뿐만 아니라, 외국 기업에도 준하는 데이터센터 규모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카카오의 행보는 카카오톡 등 기존 서비스의 품질 강화와 함께 하반기부터 뛰어드는 기업용 솔루션 시장 공략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연내 '서비스형 플랫폼(PaaS)'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플랫폼인 '카카오 i클라우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서버장애를 여러 차례 겪은 바 있는 카카오로선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게 되면 서버를 자체 관리하면서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카카오데이터센터 위치도. [제공=카카오] 2020.09.08 yoonge93@newspim.com

◆ 네이버 1조·NHN 7000억...IT업계선 데이터센터 구축 '한창'

이미 IT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열풍이 한창이다. 4차산업 혁명과 클라우드 수요가 늘자 IT업체들이 천문학적 비용을 감내하며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에 나서는 것이다.

네이버는 지난 2013년 강원 춘천시에 설립했던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 이어 약 6500억 원을 투입해 세종시에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짓고 있다. 제1데이터센터 '각 춘천'의 경우 당시 2000억 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했는데 3차례 증축되며 비용이 더 발생됐다.

이에 네이버가 자체 데이터센터에 투자한 비용만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NHN 역시 성남시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토스트 클라우드 센터1(TCC1)'에 이어 경남 김해시 부원지구에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인 '토스트 클라우드 센터2(TCC2)'를 설립한다. 2022년까지 약 5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NHN은 건립비용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TCC1가 TCC2에 비해 대략 절반 이하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NHN은 자체 데이터센터에 약 7000억원을 투자한 셈이다.

여기에 해외 IT기업들까지 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데이터 서비스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지고 있다.

MS는 지난 2017년 부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발표한 이후 현재 구축 중에 있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리츠 운용사(임대 사업자) 에퀴닉스와 디지털 리얼티 역시 국내에 진출해 데이터센터 수요 잡기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각' 제1데이터센터. [제공=네이버] 2020.07.14 yoonge93@newspim.com

◆ 전문가들, 4차산업혁명 시대 데이터 중요성 강조..."데이터 빈부격차 커질 것"

전문가들은 이같이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에 투자를 하는 이유가 데이터 확보 경쟁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데이터가 있어야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 혁명 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준균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데이터 빈부격차를 전망했다. 그는 "데이터가 없으면 인공지능은 소용이 없다. 데이터가 있어야 인공지능이 돌아간다"며 "빈부격차가 생기는 것처럼 데이터 분야에서 역시 데이터를 가진자와 안 가진자로 나뉠 것"이라고 했다.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AI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 역시 "데이터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인공지능 예측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데이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빅데이터가 없으면 인공지능 연구는 거의 불가능하다. 데이터로부터 배우는데, 빅데이터가 없으면 인공지능 연구는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겠지만, 실용적인 인공지능은 불가능하다"며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2000년 53개였던 데이터센터는 매년 늘어나 2019년 현재 158개에 달한다. 이 중 정부 및 공공에서 운영하는 센터는 68개이며 민간에서 구축·운영하는 센터는 90개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국내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중형급 규모 이하지만, 최근 몇년간 데이터 수요가 증폭하면서 하이퍼스케일급 데이터센터는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yoonge9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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