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심층분석] 일본 전문가 "스가 총리 시대, 한일관계 위기·기회요인 동시 제공"

기사입력 : 2020년09월15일 06:36

최종수정 : 2020년09월15일 06:36

국립외교원 조양현 교수 인터뷰…"취임연설이 포인트"
외교안보연구소 '포스트 아베 관련 일본 동향 및 전망'
외교부 "'스가 시대' 한일관계도 과거사·실질협력 투트랙"

[서울=뉴스핌] 이영태 기자 = "현실적 보수주의자인 스가 내각의 출범은 한·일 관계에 위기 요인과 기회 요인을 제공한다."

국립외교원 조양현 교수는 14일 뉴스핌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스가 시대 한일관계를 전망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새 총리의 취임연설에 어떤 메시지가 들어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스가 관방장관은 이날 열린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70.5%에 달하는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당선됐다. 그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관행에 따라 오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제99대 일본 총리로 지명을 받은 다음 새 내각을 이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1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투표하고 있다. 2020.09.14 goldendog@newspim.com

조 교수는 "강경론자로 알려진 스가 총리를 선입견을 갖고 볼 필요는 없지만 낙관론만 갖기도 어렵다"며 "작은 가능성이지만 스가가 취임할 때 한일관계에 대한 강경일변도의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한국에서 (사전에) 축하메시지를 보낼 때 외교적으로 지혜로운 문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오는 16일 출범하는 스가 내각에 처음부터 높은 허들을 요구하면 한일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눈눞이를 낮추고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경제나 안보 얘기 등을 제시하면서 과거사 문제는 상대방의 크리티컬한 이해관계를 고려하면서 접근하는 게 현실적인 옵션이 아닐까 본다"고 피력했다.

구체적으로 "한일 현안에 대한 접근은 실질협력과 과거사 투트랙이 같이 가야 한다"며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를 비롯한 경제문제와 미·중 무역갈등이나 북핵 등 안보문제 등의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한· 일 양국이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국익 극대화의 길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양국 간 장애요인인 역사문제는 강경일변도가 아니라 대화를 통해 풀어가자면서 같이 논의하되 상호 이익이 되는 부분을 확대해가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크리티컬한 이해관계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가해기업의 자산 현금화 문제를 들고 양국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가 총리 시대의 한일관계 전망에 대해선 "한국에선 스가는 강경론자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스가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의 역사인식을 고수하고 있으며 강제징용 문제도 마찬가지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스가가 만약 국내 보수층의 결집과 정권 기반 강화를 우선해서 강경론을 고집할 경우 한일관계는 갈등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가 정치인맥 고려하면 한일관계 안정적으로 관리할 가능성"

반면 "스가는 현실적 보수주의자"라며 "이념보다는 좀 자유롭게 판단할 수 있다. 한국에 대한 인식은 정치가 개인으로서는 나쁘지 않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스가는 장기적인 국익 관점에서 볼 때 한·일관계의 '강대강' 구도가 일본 외교는 물론 한·미·일 관계에 미친 부정적인 영향과 한일관계의 안정화 내지는 개선의 필요성을 숙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는 관방장관 재임 기간 중 주일 한국대사와의 대화에 적극적이었고, 2019년 7월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규제 조치 시행에도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스가는 인맥으로 보면 공명당과 니카이파, 한일의원연맹과 관계가 두텁다"며 "스가의 정치 인맥 특히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한일의원연맹 간사장 등 지한파 의원들과의 친분 관계 ▲한일관계를 중시하는 연립여당 공명당과의 협력관계 등을 고려한다면 그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고자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조 교수는 "그러나 스가가 전면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내세우지는 못할 것이다. 자민당과 일본 보수파를 의식해야 하고 결집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결국 두 요소에서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가 스가의 고민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조 교수는 지난 11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IFANS)가 발간한 '포스트 아베 관련 일본 동향 및 전망'이란 보고서에서 "이른바 '한·일 관계 1965년 체제'는 시대적 한계에 다다랐다는 시각이 있다"며 "구조적 전환기에 있는 한·일 관계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역사 문제가 관건이지만, 그 해결 방법은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의 동맹 관계에 내재하는 불확실성 및 미·중 무역갈등과 같은 국제정치경제의 불투명성 등을 감안한다면, 한·일 양국이 신뢰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국익 극대화의 길임을 부정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외교부 "'스가 시대' 한일관계, 과거사·실질협력 투트랙 접근"

'스가 시대' 한일관계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과거사와 실질협력을 분리해 투트랙으로 접근한다는 기본방침에서 변화가 없다.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외교부는 스가 총리 시대에도 한일관계에 있어 위안부나 강제징용 배상과 같은 과거사 문제는 과거사대로, 미래지향적인 실질협력 문제는 별개로 계속 발전시켜나간다는 투트랙 어프로치가 기본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일 간의 외교채널 가동여부에 대해선 "양국 외교부 차원의 국장급 협의에서 수출규제를 포함한 모든 현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최근 한달 이상 열리지 않았다"고 답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 8월 3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아베 총리의 사임 이후 문재인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구상에 대해 "(강제징용과 같은) 과거사 문제는 어렵지만 그것대로 협의해 나가면서 실질 협력은 계속 발전시킨다는 투트랙 어프로치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총리가 물러나면 양국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치를 갖고 있느냐는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의 질문에 "언제든지 그런 기대치는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실질적으로는 현실적인 전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양국 관계가 지금 어렵게 된 것은 기본적으로 과거사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고 과거사 직시하는 일본 정부의 인식에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과거사 문제가 지금까지 강제징용에 대한 최고법원 판결 있은 이후 어려운 상황이고 여기에 대해 일본이 수출규제 하면서 어려워진 상황이다. 사안 자체들이 어렵기 때문에 희망적인 전망에 대해선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교당국으로서는 어려운 가운데서도 상대 외교당국과 협의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며 "앞으로 일본의 내각구성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그 계획(투트랙 어프로치)을 다져나갈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역대 최악의 한일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전환계기가 마련돼야 한다며 '포스트 아베' 시대의 한일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느냐는 박진 미래통합당 의원의 질의에는 "(일본) 후임 총리나 향후 내각 구성에 있어서는 구체적 언급을 자제하겠다"며 "외교부는 어려운 상황임에도 외교당국 간 협의를 통해서 문제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앞으로도 더 강한 의지를 갖고 일본과 외교 추진할 것"이라며 "향후 일본 리더십 구성 과정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동향을 주시하면서 적극적으로 진행하는 계획을 갖고 있고 현지 공관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가,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70.5% 획득 당선…16일 일본 총리 지명

한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당원들의 압도적 지지를 얻으며 당선됐다. 그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관행에 따라 오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제99대 일본 총리로 지명을 받은 다음 새 내각을 이끈다.

[도쿄 로이터=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자민당 총재 선거 연설회 참석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왼쪽부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 2020.09.08 goldendog@newspim.com

스가 장관은 이날 오후 도쿄도 내 한 호텔에서 열린 양원의원총회에서 국회의원 394표와 지방대표 141표를 합친 535표(유효투표 534표)의 70.5%인 377표를 획득했다. 그는 공식 출마 선언 전 이미 당내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의 지지를 받아 '차기 총리'를 예약했었다. 경쟁후보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은 89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68표를 얻었다.

총재 임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잔여임기인 1년이다. 그러나 국정운영의 구심력 확보를 위해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 실시를 통해 장기 집권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민당 총재선거는 아베 총리가 지난달 28일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재발을 이유로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진행됐다. 역대 최장수 총리인 아베 총리는 국회에서 스가 총리 지명이 이뤄지면 중의원 의원 신분으로 돌아간다.

medialyt@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