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데뷔 20년차를 넘긴 대표 여배우들이 속속 액션스타로 탈바꿈했다. '반도'의 이정현부터 '오케이마담'의 엄정화, '앨리스'의 김희선이 그 주인공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조금은 답답한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TV와 스크린 속 여배우들의 변신은 그치지 않는다. 특히나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엄정화, 이정현, 김희선이 액션 장르에 첫 도전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NEW] 2020.08.26 jyyang@newspim.com |
◆ 엄정화·이정현의 시원한 액션…그동안 어떻게 참았나
코로나19를 뚫고 흥행을 기록한 영화 '반도'에서 이정현은 서민정 역으로 등장해 선굵은 액션 연기에 도전했다. 극중 민정은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한 한반도에 남겨져, 아이 둘을 지켜야 하는 엄마로 등장했고, 카체이싱, 총기 액션을 담당했다. 작은 체구임에도 이정현은 몸집만한 장총을 손에 든 채 극중 631부대와 맞서 아이들을 지켜내고 탈출을 감행한다.
이정현은 거의 처음 해보는 액션신과 관련한 비화를 털어놓은 바도 있다. 그는 "액션신이 처음이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촬영 전에 액션스쿨을 다녔다"면서 "총 들고 땅 구르기부터 몇달 간을 준비했는데 현장에 갔더니 단순한 동작만 시키시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동작이 강하게 잘 나왔더라. 액션신이 길어지면 어느새 다칠 수도 있는데 짧게 끊어서 다 쓰시더라. 간결하고 절도있게 표현돼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2020.08.26 jyyang@newspim.com |
스크린에 5년 만에 돌아온 엄정화도 야심차게 액션에 도전했다. 특히나 다수의 영화에 출연해온 그가 액션을 처음해본다는 말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그는 "그동안 액션영화가 안들어왔다. 이걸 할까? 하는 생각을 하신 것 같다. 액션 장르 자체가 영화시장에 별로 없기도 했다"고 그 이유를 나름대로 얘기했다.
엄정화는 영화 '오케이마담'에서 전직 스파이 경력을 바탕으로 절도있는 맨몸액션을 보여준다. 비행기 납치 사건이라는 배경 속에서 자연스레 기내액션이라는 독특한 설정도 추가됐다. 좁은 기내 통로로 이동하며 의자, 카트, 밧줄 등 기내소품들을 이용한 액션 장면들이 시원한 쾌감을 선사한다. 영화를 본 이들이라면 "왜 이제야 액션을 했나"하는 반응이 절로 나올 정도다.
◆ 김희선도 '앨리스' 통해 첫 본격액션…여배우들 입지 더 넓어질까
무려 27년째 톱스타로 사랑받은 배우 김희선도 SBS '앨리스'를 통해 처음으로 액션 연기에 본격 도전한다. SF 판타지 드라마라는 장르 특성상 액션의 비중이 크지 않을 수 있지만, 총을 든 채 카리스마를 내뿜는 그의 연기에 대중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직접 연기를 해본 후 "남자 배우들이 액션을 할 때 더 멋있게 나오려고 욕심을 내는데, 이번에 그 마음을 이해했다"면서 "저는 어색한데, 모니터링을 해보니까 앵글, 음악, 효과음에 따라 더 멋지게 나왔더라"면서 만족스러워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SBS 앨리스] 2020.08.26 jyyang@newspim.com |
또 김희선은 "그동안 한 역할 중에 칼은 들어봤어도 총을 잡아보는 건 처음"이라며 "무술팀하고 제대로 날 잡고 액션 연습을 했는데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다. 허리를 뒤로 꺾는 장면이 나오는데 생각보다 힘들더라. 또 기회가 된다면 액션 장르를 해보고 싶다"고 바라기도 했다.
항간에서는 그간 여배우들이 의도치않게 거친 장르에서 배제됐다는 아쉬움이 나오지만, 대중의 눈높이와 감독들의 시각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앨리스'의 백수찬 감독은 "김희선을 생각하는 데 전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케이마담'의 이철하 감독은 엄정화의 액션을 홍콩 액션영화 '예스마담'의 양자경에 빗대기도 했다. 엄정화가 에둘러 언급했듯, 향후 여성 누아르의 탄생도 이제는 기대해봄직 하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