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합작사, 브랜드 전략· 신세대 공략 성공
7월 자동차판매 회복세 전환, 창안자동차 두각
[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중국 자동차 시장이 7월 들어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는 가운데, 일본계 합작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일본계 합작 업체들은 판매 규모면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던 독일계 합작사와 함께 대등한 위치로 올라서는 모습이다.
7월 중국 자동차 시장은 '플러스 성장세'를 보였다. 승용차연합회(乘聯會)에 따르면, 7월 자동차 판매 규모는 동기 대비 7.7% 증가한 159만 7000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5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치다. 현재(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930만 9000대에 이른다. 전년 동기 대비 18.5%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계 합작사들의 판매량은 코로나 여파를 딛고 빠른 회복세를 나타냈다. 특히 일본계 업체들은 지난 6월엔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독일계 자동차를 상회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기준 독일 및 일본 자동차 합작사들의 합계 점유율은 50.1%를 기록,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일본계 합작사 부상 비결,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 성공
일본계 합작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과 젊은 고객 공략에 성공하면서 빠른 판매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현지 매체들과 시장 전문가들은 '차별화된 업체별 이미지 구축이 일본차의 판매 호조로 이어졌다'라며 '토요타는 안정감, 혼다와 닛산은 각각 우수한 제동력과 기술력과 같은 고유한 브랜드 이미지가 형성됐다'라고 진단했다.
특히 일본 브랜드들이 신세대 고객 공략에 성공한 점도 판매량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2년간 일본 합작사들은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감각적인 디자인과 편의 사양을 갖춘 모델을 연이어 내놔 시장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토요타 아발론[사진=바이두] |
일본 3대 간판 업체인 토요타, 혼다, 닛산 합작사 판매 대수는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토요타 합작사들의 7월 합계 판매량은 전년 대비 19.1% 늘어난 16만 5600대에 달했다. 특히 렉서스의 7월 판매 증가폭은 38.6%에 달하면서 '매스티지'(Masstige·대중 명품) 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다. 7월까지 토요타의 누적 판매 대수는 91만 8700대로, 동기 대비 1.1% 늘어났다.
닛산 및 혼다 계열 합작사들의 7월 판매 규모도 동기 대비 11.6%, 17.8% 증가한 12만 900대, 13만 6600대에 달했다. 이중 혼다의 경우 세단 모델인 시빅(CIVIC)은 지난 5월 이후 3개월 연속 2만 대 이상 팔렸다.
독일 및 일본 합작사들의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전체 독일계 합작사들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2% 감소한 196만 7422대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합계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전년 대비 소폭 상승한 25.7%에 달했다.
일본 합작사들은 독일 업체들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24.4%를 기록, 독일 합작사들의 턱 밑까지 치고 올라왔다. 지난 6월엔 26.3%의 점유율로 독일 업체(25.8%)들을 처음으로 제치기도 했다.
◆상반기 중국 토종 브랜드 부진, 7월부터 회복 조짐
올 상반기 중국 토종 업체들은 대체로 역성장세를 나타냈다. 상반기 토종 브랜드의 판매 대수는 285만 4000대를 기록,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전년 대비 3.4 % 포인트 내려앉은 36.3%에 머물렀다.
다만 7월부터 토종 업체들의 판매량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창안(長安)자동차는 지난 7월 SUV 모델의 판매 호조에 힘 입어 62.8%의 판매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9월 출시된 SUV 모델인 CS75 PLUS는 디자인과 우수한 연비로 각광을 받고 있다.
지리 자동차의 7월 판매 규모도 동기 대비 15.2% 늘어났다. 고급형 브랜드인 '링크앤코'(Lynk & Co)의 판매 확대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링크앤코는 지난 2016년 자회사인 볼보와 협력해 도입된 브랜드다.
링크앤코 모델 [사진=바이두] |
일부 상위권 합작사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상치퉁융우링(上汽通用五菱)의 상반기 판매량은 동기 대비 49.2% 급감, 실적이 반토막이 났다. 같은 시기 상하이폭스바겐(上汽大眾)과 상하이 GM (上汽通用)의 판매는 동기 대비 각각 37.2%, 33.3% 줄어들었다.
현대 자동차의 합작사인 베이징현대(北京現代)도 판매 침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상반기 베이징현대의 누적 판매량은 23만 5237대를 기록, 동기 대비 32.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상반기 시장 점유율은 3.1%로 축소됐고, 올해 판매량 목표치인 75만대 대비 약 31% 달성에 그쳤다.
자동차 전문매체 추싱차이징(出行財經)은 베이징현대차가 '중저가'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한 데다 미비한 현지화 전략으로 소비자들에게 대체 가능한 '소모품'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신에너지차 시장은 지난 7월 견고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승용차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에너지차 판매량은 동기 대비 28.3% 늘어난 8만 3000대에 달했다. 업체별로는 비야디(BYD, 1만 4000대)가 신에너지차 판매량 선두를 기록한 가운데, 테슬라는 순수 전기차 판매 규모(1만 1000대)면에서 1위를 기록했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