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스타일리시한 추격 액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오피스'의 홍원찬 감독이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지금까지 본 적 없던 새로운 스타일의 액션무비를 선보인다. 황정민, 이정재의 조합이 제 2의 '신세계'를 기대케 하는 가운데, 절대악으로 변모한 두 배우의 몰입감있는 호흡이 모두의 예측을 비껴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사진=CJ 엔터테인먼트] 2020.07.30 jyyang@newspim.com |
◆ 눈을 뗄 수 없는 추격 액션…모든 예상을 비껴간 배우들의 연기
모종의 사연으로 청부살인에 몸담게 된 인남(황정민)은 짙은 고독과 무기력한 삶을 이어간다. 그가 과거 인연 사이에 딸의 존재를 알게 된 순간, 의도치않게 '인간 백정' 레이(이정재)와 악연으로 엮인 사실도 알게 된다. 태국에서 인신매매단에게 납치된 딸을 구하려는 인남과 복수를 위해 그를 쫓는 레이의 숨막히는 추격전이 속도감있게 펼쳐진다.
인남 역의 황정민은 피폐하고 메마른 내면을 지독하게도 현실적으로 표현한다. 끊임없이 최악으로 치닫는 상황을 피해가면서도, 딸의 생사를 확인하고 구하는 과정에서 짙은 부성을 보여준다. 감정이라곤 전혀 없을 법한 고독한 킬러에게도 인간성을 찾아낼 여지가 있다면, 그건 황정민의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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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는 레이 역으로 황정민과 함께 극중 두 축의 '절대악'을 담당한다. 그간의 필모그래피에서 본 적이 없던 화려한 색감의 패션과 스타일링, 액션으로 마치 맹수같은 야생성을 표현했다. 등장부터 인상적인 유이 역의 박정민은 이 영화에 잠시 숨쉴 틈을 불어넣는다. 아주 세심한 배려로 빚어낸 비수술 트렌스젠더 연기에서 그의 진지함과 내공이 느껴진다.
◆ '절대악'에 공감할 여지 있나…비범한 기획과 연출력엔 박수를
시작부터 끝까지, 영화를 보면서 극중 인물에게 공감할 여지는 별로 없다. 가는 길마다 죽음이 따르는 킬러의 숙명을 받아들이더라도, 돈을 받고 남의 목숨을 끊는 이에게 줄 동정은 남아있지 않다. 다만 이같은 소재가 주는 장르적 재미를 즐기는 이들에겐 오랜만에 좋은 선물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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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관통하는 아이디어는 비현실적이지만, 영상 속 배우들의 연기, 모든 비주얼적 효과는 꽤 사실적이다. 단순한 서사를 넘어, 누군가를 구하려는 인물과 그를 좇는 칼잡이의 이중 구조로 이야기를 확장한 감독의 아이디어는 비범하게 느껴진다. 오는 8월 5일 개봉.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