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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이헌승 "부동산 시장은 엉망진창…전문가 손에 맡겨야"

기사입력 : 2020년07월25일 07:31

최종수정 : 2020년07월28일 08:24

"文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반성 없어…김현미는 심각성 외면"
부동산 해결 방안은…"서울시에 부지 없어, 재개발·재건축 해야"
상임위원장 포기한 통합당 3선…"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정부의 22차례 잘못된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엉망진창이 됐다. 문재인 정부 3년 만에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52% 폭등했다. 이제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전문가 손에 정부 정책을 맡겨야 할 때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3선 반열에 오른 이헌승 미래통합당 의원의 지적이다. 그는 국토교통위원회에서 8년간 의정생활 한 전문가다. 특히 21대 국회에서 국토위 간사를 맡은 이 의원의 어깨는 무겁다. 의석수로 밀어붙이는 민주당에 맞서 실질적인 부동산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이 의원은 "제대로 된 정부라면 반성이라도 해야 할 텐데, 문재인 정부는 반성조차 없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왜곡된 가짜통계만 내세우며 주택시장의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며 "문 정부 초기에 국책연구기관들로부터 이런 식의 정책은 집값만 올라가고 효과가 없다는 경고를 많이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집값 안정을 위해 재개발·재건축과 더불어 용적율과 고도제한을 어느정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시 내에 집을 지을만한 부지가 없다"며 "남아있는 방법은 노후된 아파트와 주택을 재건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선 고지에 올랐지만, 상임위원장 자리를 포기했다. 여당의 일방적인 원 구성에 항의하며 통합당 3선 의원들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비정상적으로 국회운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임위원장 몇 개 받아온다고 대화가 복원되고 협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당이 우리 당을 야당으로서 인정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상임위원장을 맡더라도 절대 의석을 갖고 있는 민주당이 표결로, 힘으로 밀어붙이면 막을 수 없다"며 "통합당은 자리 하나에 연연하지 않고 야당다운 모습으로 정부 여당의 독주를 제대로 막아내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겠다.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춰나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헌승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23 kilroy023@newspim.com

다음은 이헌승 미래통합당 의원과의 일문일답.

-21대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올랐다. 소감이 남다를 것 같은데.

▲초선의 무덤이라고 불려지는 지역구에서 20년만의 3선 국회의원으로 만들어주셔서 주민 여러분께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 더욱 낮은 자세로 주민 여러분과 함께 더 잘사는 부산진구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감사한 마음 한편으로 막중한 부담감에 어깨가 무거운 것도 사실이다.

온 국민이 코로나와 경제난으로 오랜 시간 큰 고통을 겪고 있고, 남북관계 등과 같은 대외여건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재 정부는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서민을 옥죄는 한편 세금 퍼주기 정책으로 국가재정을 망치고 있다. 이제는 모두에게 고통만 안기는 문재인 정부의 인기영합식 포퓰리즘 정책의 허울에서 벗어나고 진정한 국가발전의 청사진이 제시되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숫자로 밀어붙이며 일방적인 국회 운영을 펼치고 있다. 당내 중진 의원으로서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먼저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올린다. 그러나 민주당의 법사위원장 탈취를 비롯한 상임위원장 독식, 날치기식 추경예산안 처리 등과 같은 일련의 국회 운영상황을 보면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독주가 계속되고 있다. 이번 제21대 국회는 앞으로 절대권력을 가진 민주당의 전향적인 변화가 없는 한, 대화와 협치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절대적인 수적 열세에 있는 우리 당이 예전과 같은 충돌이나 장외투쟁과 같은 극단적인 방식을 선택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 이렇게 불리한 상황일수록 정도(正道)를 걸어야한다. 준법투쟁을 통해 국민의 편에서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시키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대안정당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한 차원에서 우리 미래통합당은 이번 7월 임시회를 합의하여 진행하고 있다. 많이 힘들겠지만 앞으로 국회가 견제와 균형, 대화와 협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정신을 회복할 때까지 우리 당은 상식적이고 바른 길로 대응해야한다고 생각한다.

- 더불어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으로 인해 3선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직을 포기했다. 아쉬움은 없는지.

▲비정상적으로 국회운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임위원장 몇 개 받아온다고 해서 국회에서의 대화가 복원되고 협치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당이 우리 당을 야당으로서 인정해줘야 하지만, 그동안 민주당은 그러한 모습을 전혀 보여주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상임위원장을 받아와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나. 그동안 우리 당이 법사위원장을 요구했던 것은 국회가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복원해서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바로 잡기 위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18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했다.

야당없는 국회, 의회민주주의가 실종된 국회, 일방적인 국회가 계속된다면 상임위원장 몇 석 정도 가져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일각에서는 상임위원장을 받아와야 국회 운영에 힘을 받지 않겠냐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민주당이 절대 의석을 갖고 있기 때문에 표결로, 힘으로 밀어붙이면 막을 수가 없다. 상임위원장이 사회권을 갖고 있더라도 의사진행을 거부하면 상임위원장 대행을 내세워서 사회권을 진행할 수 있다. 민주당이 힘으로 밀어붙인다면 국정 운영이나 법안에 대한 책임도 모두 민주당에 있다.

앞으로도 우리 당은 자리 하나에 연연하지 않고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으로 정부 여당의 독주를 제대로 막아내고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시키고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춰나가는데 주력할 것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헌승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23 kilroy023@newspim.com

-국토위에서 8년 동안 의정생활을 했다.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의 22차례 부동산 대책으로 부동산 시장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9년간 26% 상승했던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이 문재인 정부 3년 만에 52% 폭등했고, 양도세‧보유세‧취득세 다 벌금 수준으로 올려버려서 국민들은 집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되었다. 징벌적 조세부담이 임차인에게도 전가되다보니 임대시장까지 혼란스러워졌고, 뒤늦게 정부가 임대차3법을 들고 나왔지만 더 큰 혼란만 벌어지고 있다.

집 가진 사람이 죄인인가. 집 가진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집값을 올린 것도 아니고, 문재인 정부가 사지도 팔지도 못하게 틀어막아 집값이 오를 대로 올라버린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엉뚱하게 집 가진 사람을 죄인 취급하면서 부동산 대책 실패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가계소득이 줄어들었는데, 실현되지도 않은 가상의 소득을 근거로 몇 배나 세금을 높여 부과하니, 집 가진 국민들에게는 날벼락이나 다름이 없다. 임차인들도 임대료는 급증하고 매물은 실종되었다며 하소연한다. 등록임대주택사업제도가 갑자기 폐지된 탓도 있고, 임대차3법을 우려한 집주인들이 벌써부터 매물을 거둬들이고 새로 계약할 때 임대료를 높여 부른다고 한다.

제대로 된 정부면 반성이라도 해야 할 텐데, 문재인 정부는 반성조차 없다. 김현미 장관은 왜곡된 가짜통계만 내세우면서 집값도 안정되었고, 공급도 충분하다며 주택시장 심각성을 외면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부동산대책은 4번 뿐이었고, 정책들은 다 작동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미 문재인 정부 초기에 국책연구기관들로부터 이런 식으로 부동산 정책 펴면 집값만 올라가고 효과 없다는 경고를 많이 받았다. 2018년 국무조정실에서도 국토연구원으로부터 보유세, 양도세 강화하면 집값 올라간다고 보고받았고, 대통령 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도 종합부동산세를 급격하게 인상하면 조세저항이 우려된다고 지적받았다. 이제는 전문가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전문가의 손에 정부 정책을 맡겨야 할 때다.

-통합당 내에서 집값 안정을 위해 재개발·재건축과 더불어 용적율, 고도제한 등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서울시 내에 제대로 집을 지을만한 부지가 없다. 남아있는 방법은 노후된 아파트와 주택을 재건축하는 것인데, 일장일단이 있다. 너무 특혜성이 주어져서 건물이 높이 올라가 버리면 도시의 외관이 안좋아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재건축, 재개발 말고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무분별하게 고층 아파트를 남발하기보다 주위의 경관이나 환경을 고려한다면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최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행정도시 이전'을 화두로 던졌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국회 분원에 대해서는 논의가 가능하다고 했는데, 어떤 입장인지.

▲뜬금없는 문제 아닌가. 사전에 기획되고 의도된 원내대표 연설인 것 같다. 부동산 정책 실패라는 위기국면을 탈출하기 위한 짜여진 각본이다. 지금 30~40대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로 분노하고 있다. 민주당 지지층까지 이탈하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도시 이전은 부동산 정책 실패를 모면하기 위해, 방향전환을 하기 위해 꺼낸 카드라고 생각한다.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는 이미 위헌 판결을 내렸다.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났고, 사정도 변했지만 행정도시 이전은 현재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지금 헌법재판소 구성원이 민주당한테 유리해서 이런 카드를 꺼낸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은 아니라고 본다.

주호영 원내대표께서 말씀하신 국회 분원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절반 가량의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이동한 상황이다. 국토위 회의를 할 때도 국회가 아닌 세종시에서 하기도 한다. 국회 분원과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21대 국회 전반기 국토교통위원회 간사를 맡게 되었다. 어떤 방법으로 투쟁할 계획인지.

▲투쟁이라는 단어를 들으니, 미래통합당이 처한 어려운 현실이 체감된다. 맞다. 국토교통위원이 총 30명인데, 민주당이 20명이고, 미래통합당은 절반인 10명이다. 숫자로 보면 투쟁을 하듯이 간절하게 싸워야 민주당에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자신있다. 일단 미래통합당 국토위원들은 모두 실력파다. 저를 비롯해서 3선 의원이 세명, 재선 의원도 세명이다. 이전에 국토위 경험이 있는 분들도 많다. 특히 김희국 의원님과 송석준 의원님은 국토부 정통관료 출신으로서 최고의 전문가다.

국회에 정해진 윤영규칙과 상임위 룰 내에서는 간사로서의 역할과 야당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일방적인 의사진행을 막아야 한다. 법안에 대해서도 충분히 문제제기를 할 예정이다. 여야 원내대표 합의안을 보면 법안 소위에서의 법안 통과는 서로 합의해서 처리하는 걸 원칙으로 한다고 적혀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해택을 받는 사람이 있는 반면 불이익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들어본 뒤 조정과정을 거쳐야 한다. 가급적이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충분히 협의하겠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헌승 미래통합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7.23 kilroy023@newspim.com

-내년 재·보궐선거가 대통령선거급으로 판이 커졌다. 민주당은 당헌을 바꿔서라도 후보를 내겠다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당이라면 자신들이 뱉은 말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을 저지를 경우 후보자를 내지 않겠다는 당헌을 만들었으면 지켜야 하는 것이 상식 아닌가. 그 당헌을 넣었을 때는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당신들과 다르다, 앞으로 불미스러운 일이 있으면 후보자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기 때문에 당헌에 넣은 것이다. 이에 대한 심판은 국민들이 하실 것이다. 민주당이 어떠한 편법과 꼼수를 쓰더라도 국민들이 다 지켜보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진구을에서 3선을 달성했다. 통합당에서 유기준 전 의원, 이언주 전 의원 등 쟁쟁한 후보들이 거론되는 상황인데, 부산시장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후보가 있나.

▲아직 후보를 평가하는 것은 이르다고 생각한다. 재·보궐선거까지 1년 남짓 남았다. 활동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연말에 후보자 윤곽이 나올 것 같다. 다만 차기 부산시장은 미래를 잘 설계해서 부산을 견인할 수 있는 훌륭한 분이 나와야 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불리던 부산이 흔들리고 있다. 인구도 감소하는 추세다. 인천의 경우 부지도 넓고, 신공항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발전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부산은 도시도 오래됐지만, 부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 1000만평 가량의 그린벨트 해제로 숨통이 트였지만, 힘든 상황인 것은 여전하다.

차기 부산시장은 부산이 대한민국 제2의 도시로 국민들에게 인식될 수 있도록 비전을 갖고 계신 분들이 나와야 한다. 부산에는 통합당의 좋은 후보들이 많이 계신다고 생각한다. 또 새로운 분들이 나선다고 할 것이다.

-앞으로 4년 동안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여의도에서의 목표와 지역구에서의 목표로 나뉠수 있다. 먼저 여의도에서는 3선의원으로서 미래통합당이 국민에게 지지받는 정당이 되는데 기여하고 싶다. 미래통합당이 단결하고 화합하는 모습, 국민을 향한 진심으로 정치하는 모습이 국민들에게 잘 전달되고, 선순환을 이뤄서 미래통합당이 당력을 회복하고, 부활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지역구인 부산진을에서 이뤄야할 목표도 분명하다. 국회의원이 된 이후 8년간 공을 들여왔던 범천동 철도정비기지이전사업이 최근 예타를 통과하여 사업이 확정되었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그동안 개발지연 및 교통불편 등으로 고통받았던 지역주민들에게 좋은 공간으로 돌려드리고 싶다. 그밖에 현재 진행중인 옛 미군 물자재활용 유통사업소(DRMO) 부지의 오염토양정화사업 완료 및 주민체육공원건설 사업도 완수해야 할 과제이다.

지난 8년간의 의정활동 경험을 밑거름 삼아서 여의도에서 지역구에서 뚜렷한 결실을 맺을 수 있는 4년으로 만들겠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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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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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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