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관 서재 책상에서 발견, 유족 동의후 공개
자필로 가족 등에게 죄송하다는 내용 담아
유가족, 악의적인 글로 고통...중단 호소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고(故) 박원순 시장이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짧은 유서를 남겼다. 위원회 구성 등 구체적인 장례절차가 진행중인 가운데 유가족들은 고인에 대한 근거없는 글들이 퍼지고 있다며 이를 멈춰줄 것을 호소했다.
서울시는 10일 오전 11시50분 고(故) 박원순 시장의 시신이 안치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층 출입구에서 박 시장이 남긴 유서장 내용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고한석 서울시 비서실장이 10일 실종 신고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신인 안치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유언장을 공개하고 있다. 2020.07.10 pangbin@newspim.com |
당초 서울시는 이날 오전 9시 서울시청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에서 유언과 관련된 내용은 확인한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장에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박 시장은 공관을 나서기 전에 유서를 남겼으며 이를 직원(주무관)이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유가족이 먼저 내용을 확인하고 공개여부를 확정하기 전 상태였기에 유서 존재 여부를 밝히기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서는 유가족이 언론공개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고한석 비서실장이 공개한 유서에는 자필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서에는 성추행 의혹이나 홀로 공관을 떠나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진 사망원인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 등은 담기지 않았다. 공개된 내용 외에 다른 유서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 시장 사망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변사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 이후 확인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장례식장에 차려진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2020.07.10 photo@newspim.com |
유서공개 현장에 참석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NS에 근거없고 악의적인 출처불명의 글들이 퍼지고 있다. 고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가뜩이나 슬픔에 빠진 유족들이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부디 이런 무책임한 행위를 멈춰 달라. 유족을 대신해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에 장례위원회와 위원장을 구성한다. 이후 장례절차 등에 대해서 다시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 시장은 딸이 112를 통해 실종신고를 한 9일 오후 5시17분 이후 약 7시간만인 10일 오전 12시1분경 서울 성북구 북악산 인근 산속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서울시는 박 시장 장례를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진행하며 서울시청 앞에 시민들을 위한 분양소도 설치한다. 발인은 13일이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