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등 시민단체, 추모모임 결성...진상조사 촉구
경찰조사 착수, 경비원 폭행 혐의 주민 조만간 소환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입주민의 갑질 및 폭행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 모아파트 경비원을 추모하는 청와대 청원이 사흘 만에 정부의 답을 받을 수 있는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서 아파트 경비원의 인권 문제가 사회적 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다.
'저희 아파트 경비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13일 오전 10시 현재 27만6890명의 추천을 받았다. 지난 11일 청원이 시작된 지 불과 사흘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훌쩍 넘은 것이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극단적 선택을 한 아파트 경비원을 추모하는 청와대 청원이 사흘 만에 27만 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 [사진=청와대 청원 게시판] 2020.05.13 dedanhi@newspim.com |
자신을 해당 아파트 주민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숨진 경비원 최씨에 대해 "처음 이사 와서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자기 가족인 것처럼 자기 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분들을 위해 희생하시는 성실한 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중주차로 인해 자기 차를 밀었다고 사람을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하고, 근무시간마다 와서 때리고 욕하고 폐쇄회로(CCTV)만 봐도 인성이 딱 보이는 그런 나쁜 사람에게 그 순진하시고 연약한 분이 매번 폭언으로 얼마나 힘드셨을까"라고 고인을 추모했다.
청원인은 "엄한 형벌이 나올 수 있게 같이 힘써 달라"며 "부디 약자가 강자에게 협박과 폭행을 당해서 자살하는 경우가 없는 나라가 되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을 추모하고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사회적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과 경비노동자 이만수 열사 추모사업회 등 단체들이 모여 만든 '고(故) 최희식 경비노동자 추모 모임'(추모모임)은 12일 오전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 및 가해 주민의 사과를 주장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지난 11일 숨진 최씨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열었고, 같은 날 추모식 현장에는 시민단체 안전사회시민연대가 가해 입주민 구속 수사와 법정 최고형 처벌, 경비원고용안정법 제정 등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열기도 했다.
경찰도 경비원을 폭행한 혐의 등을 받는 아파트 주민을 조만간 소환하는 등 본격 조사에 나서고 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숨진 아파트 경비원 최씨를 폭행하고 상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아파트 주민 A씨를 이번 주 내로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1일에는 A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앞서 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최씨는 지난 10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최씨는 지난달 말 아파트 입주민으로부터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가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당시 최씨의 집에서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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