믹스앤매치 2년 째 적자 완전자본잠식...레시피 적자전환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화장품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인 코스맥스가 2세 경영에 본격 돌입했다. 올해 이경수 회장의 장·차남인 이병만 코스맥스 마케팅본부 부사장(42)과 이병주 코스맥스 경영지원본부 부사장(41)이 각각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다.
형제가 나란히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올해 경영 시험대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회장이 작년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만큼 두 아들에 대한 승계도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현황. hj0308@newspim.com |
◆두 아들 개인회사 믹스앤매치・레시피, 작년 성적표 빨간불
코스맥스그룹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은 현재 이경수 회장과 배우자인 서성석 회장이 각각 23.08%, 20.62%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이병만 부사장은 지분 3%로 차남인 이병주 부사장(2.8%)에 비해 다소 높지만 아직 지분 승계가 시작됐다고 보긴 어렵다.
업계에서는 경영권 승계 작업을 위해 두 아들의 개인회사인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를 활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믹스앤매치'와 '레시피'는 각각 코스맥스비티아이 지분 2.53%씩 보유하고 있어 흡수합병 및 지분 교환 등 방법으로 승계를 위한 재원 마련에 활용될 수 있어서다.
이들 회사는 화장품 개발과 주문화장품, 건강기능식품 개발판매 등을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다. 믹스앤매치는 이병만 부사장 지분이 80%, 이병주 부사장 지분이 20%를 보유하고 있다. 레시피의 경우 이병만 부사장이 20%, 이병주 부사장이 지분 80%를 갖고 있다.
문제는 두 회사 모두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믹스앤매치의 경우 작년 매출 199억원, 순손실 11억원으로 2년 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부채총계는 306억원으로 전년 279억원 보다 9.67% 늘었고 완전자본 잠식 상태다.
레시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액 331억원, 영업손실액 23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자본잠식비율은 현재 77.94%에 달한다.
이 같은 상황에 따라 두 회사를 당장 승계 재원으로 활용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코스맥스가 ODM 선두 기업인 만큼 유사 분야에 있는 믹스앤매치도 단숨에 외형 확장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 승계 재원으로 활용하려면 기업 규모와 가치를 키워야 하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만 코스맥스 대표이사(왼쪽), 이병주 코스맥스비티아이 대표이사. [사진=코스맥스] hj0308@newspim.com |
◆코로나 악재, 형제 2세 경영 첫 시험대 올라
이병만 대표와 이병주 대표는 앞서 지난 2월 열린 정기 주총에서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장남인 이병만 대표는 주력 계열사인 코스맥스를 최경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체제로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그간 그룹의 기획조정실 및 해외 영업 총괄 부사장, 국내 마케팅본부 총괄 부사장으로 보직을 역임했다. 특히 화장품 분야에서 한국・중국을 거점으로 전문성을 쌓아왔다. 내부에서는 겸손한 자세와 격식을 따지지 않는 소통으로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남인 이병주 대표는 이완경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 체제로 지주사인 코스맥스비티아이를 맡았다.
이병주 대표는 그룹에서 경영기획 및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자회사인 코스맥스엔비티에서 영업 마케팅 총괄을 거쳤으며 미국 시장에서 뛰어난 성과로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다.
형제경영에 나선 두 대표는 모두 올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극복이 최우선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뿐 아니라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사업 성장세를 보이던 중 코로나 악재를 만나 성장 목표를 달성키 어려운 상태다. 코스맥스는 올해 국내 매출 10%, 중국 10%~20% 성장, 미국 누월드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3100억원 수준, 영업이익은 90여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작년 동기 코스맥스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3278억원, 영업이익 13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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