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돌격대원들, 안전장치도 없는 삼지연 건설장에서 사망"
"당국, 속도전 밀어붙이기만 하고 사망자 애도도 못 하게 해" 분통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당국이 청명절(4월 5일)에 성묘 등 행사를 금지한다는 당의 방침을 어긴 혐의로 삼지연건설 돌격대 간부들을 처벌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 내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공사중 사망한 돌격대원들을 추모하는 제사를 지낸 돌격대 간부들이 '청명절에 성묘 등 행사를 금지한다'는 당의 방침을 어겼다는 이유로 처벌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해 12월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2019.12.03 |
양강도의 한 주민소식통은 "지난 5일 '올해 청명절을 간소하게 보내라'는 당의 지시를 어긴 죄로 삼지연돌격대 2.16사단 간부 6명이 처벌을 받았다"며 "이들 간부들은 속도전으로 진행된 삼지연 건설장에서 강도 높은 노동을 하다 사망한 돌격대원들을 애도하는 의미에서 청명절에 간소한 제사를 지낸 것 뿐인데, 이 사실이 상부에 보고되어 처벌 받게 됐다"고 증언했다.
소식통은 이어 "삼지연돌격대 2.16사단 정치부는 제사를 지낸 현장지휘부 간부들이 '청명에 단체로 모이지 말라'는 당의 지시를 어기고 돌격대의 공적 식량과 자금을 사용해 차례상을 차린 사실을 당의 지시를 어긴 행위로 규정했다"고 언급했다.
소식통은 아울러 "공사현장에서 안타깝게 사망한 돌격대원들의 혼백을 위로해야 한다며 청명절에 제사 지낼 것을 제안한 2.16사단 부참모장은 엄중경고와 함께 직위해제됐다"며 "나머지 간부 5명은 사단정치부에 불려가 비판서를 쓰고 7일 동안 자체검토를 하라는 근신처분을 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2.16사단은 삼지연시 건설을 위해 건설부대 군인들로 무어진 돌격대인데, 변변히 먹지도 못한 군인들이 안전장치가 없는 속도전 건설현장에 내몰렸다가 사망해 그들을 추도해 제사지낸 것이 무슨 죄가 되겠냐"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중앙에서 속도전으로 밀어부치는 삼지연 건설장에서는 차량사고, 굴착사고, 추락사고 등이 잇따르고 있어 사망자가 많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며 "중앙에서 삼지연건설을 무리하게 다그치는 바람에 아까운 청년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꼬리를 물고있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또 "'당창건일인 10월 10일까지 무조건 공사를 완공하라'는 당의 지시 때문에 무리한 공사를 강행하다 돌격대원들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주민들은 중앙에서 이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조촐한 행사마저 못하게 막는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