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공센터만 사업장 수십곳…장기화시 900만톤 철강 수요 급감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각국의 정부 조치로 포스코의 글로벌 생산망이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인도에 이어 유럽과 동남아 일부 생산 라인이 정지되면서, 또 다른 국가의 생산 라인까지 '셧다운' 사태로 번질지 주목된다.
철강 업계에서는 셧다운 사태가 이대로 멈출지, 확산될지 여부에 따라 900만톤(t)에 달하는 자동차 강판 등 포스코의 수요가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 철강 제품 수요 감소로...감산하는 데도 한계
25일 포스코와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탈리아 정부 조치에 따라 이탈리아 북동부 베로나에 포스코-ITPC 가동을 26일부터 내달 3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포스코ITPC는 연간 4만t 규모의 스테인리스를 가공하는 공장이다.
이번 공장 가동 중단은 지난 21일 이탈리아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조치 일환으로, 식음료, 보건, 위생 등 필수 사업장을 제외한 모든 생산 활동을 중단하라는 지침에 따른 것이다.
이탈리아 공장 가동 중단과 함께 포스코 동남아 공장도 가동을 중단한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휴업 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필리핀 타나우안에 위치한 포스코-PMPC 공장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31일까지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해당 공장은 연간 5만t 규모로, 가전 및 자동차용 등 고급 철강재 가공 공장이다
말레이시아 포트클랑에 위치한 강판 가공센터 포스코-MKPC 제 1·2공장도 오는 31일까지 가동을 중단한다. 포스코-MKPC는 지난 18일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등 국내 공장과 함께 해외 현지 법인과 가공센터 등을 운영하는 포스코는 각 정부의 생산 활동 중단 조치가 늘어날 경우 추가 셧다운이 불가피하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는 전 세계 수출 비중이 약 50%인데, 셧다운되는 해외 공장 및 가공센터가 늘어날 경우 글로벌 생산망이 타격을 입게 된다"며 "유럽 완성차 공장 등 현지 자동차와 가전 등 공장 가동이 중단된 탓에 철강 제품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감산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포스코 아시아 가공센터 현황 [사진=포스코] 2020.03.24 peoplekim@newspim.com |
◆ 해외 가공센터만 사업장 수십곳..."차·철강·소재 연쇄 위축"
포스코는 가동 중단을 앞둔 포스코-ITPC(이탈리아) 외에도 유럽에서 포스코 PWPC(폴란드)와 포스코-TNPC(터키) 등 가공센터를 운영 중이다. 미국에도 포스코-Mexico와 UPI 등 생산법인을 비롯해 ▲포스코-AAPC ▲포스코 MPPC ▲포스코 MVWPC 등 가공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해외 가공센터수는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5곳, 서남아시아 2곳 등 총 19곳으로, 현지 생산 법인과 사무소를 포함하면 해외 사업장이 수십 곳에 이른다. 해외 가공센터는 유럽 보다 중국과 동남아에 몰려있다.
이를 통해 완성차 업체 등 현지 수요에 대응하고 있는 것인데,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강판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포스코는 지난해 900만t 규모의 차 강판을 판매하며 수익성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미 독일 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은 유럽 내 공장을 2~3주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고, 현대차 체크 노소비체 공장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도 2주간 셧다운에 들어간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과 미국 등 자동차 공장 셧다운은 이제 시작 단계인데, 철강을 비롯해 소재, 재료, 플라스틱 등 모든 산업이 전체적으로 연쇄 위축 현상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인도 주정부의 지침에 따라 포스크의 델리가공센터와 푸네가공센터가 이달 31일까지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인도 타밀나두주에 있는 현대제철의스틸서비스센터(SSC) 2곳과 강관제조공장도 같은 기간 생산을 중단한다.
포스코는 인도에 ▲냉연·도금제품 생산법인 포스코 마하라슈트라 ▲포스코 인디아PC(델리가공센터) ▲포스코- IPPC(푸네) ▲물류법인 포스코-ISDC 등을 운영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각국의 공장 가동 중단에 대해 "각 정부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포스코그룹 경영진이 전날 2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나섰다. 회사 주가 회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책임경영의 의지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와 포스코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을 포함한 임원 51명은 전일까지 26억원 규모 1만6000주의 주식을 매입했고, 상장 5개사의 포스코그룹 임원 89명도 포스코인터내셔널 7만4000주, 포스코케미칼 1만5000주 등 각자 소속된 회사의 주식 21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공유의 장' 행사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19.12.03 mironj19@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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