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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코로나19, 블랙스완 아니다

기사입력 : 2020년03월16일 11:02

최종수정 : 2020년03월16일 18:19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중국 정부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 봉쇄 조치를 닷새만 앞당겼어도 코로나19(COVID-19) 확진자 수가 지금의 1/3 수준에 머물렀을 것이다" 중국의 한 연구팀이 의학 잡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나라 기준 지난 3월 10일 오후 1시 53분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11만4399명, 사망자는 4024명이다.

실제 봉쇄 조치를 취한 1월 23일 전후 닷새째 날을 기준으로 인공지능(AI)으로 예측한 결과 5일 앞당긴 봉쇄는 확진자 수를 1/3 수준으로 줄이고, 5일 늦춘 봉쇄는 확진자 수를 3배 증가시켜 약 30만명이 된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5일마다 3배씩 늘어난다. 뒤늦은 봉쇄였느냐에 대한 결론은 없지만, 그나마 더 늦지 않아서 다행이라고는 할 수 있겠다.

'0.1%의 가능성이 모든 것을 바꾼다'는 '블랙스완'의 저자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주장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코로나19가 세계적 유행(팬데믹) 양상을 보일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에 초기에 더욱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수학자이자 위험관리 전문가인 탈레브는 "기하급수로 성장하는 것은 처음에는 단순 성장으로 보이기 쉽기 때문에 정책 당국자가 오히려 다소 '과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앞의 연구 결과를 보면 코로나19에도 같은 통찰력이 적용된다 하겠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단순한 블랙스완이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 블랙스완이 자주 발생하는, 이른바 '팻테일(fat-tailedness) 리스크'로 봐야 한다는 것.

통계적 용어로서 팻테일은 일반적인 확률 분포와 달리 꼬리 부분이 두꺼운 모양을 형성한다. 꼬리가 너무 뚱뚱해서 평균에 집중될 확률이 낮아지고, 평균에 근거해서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측하면 틀릴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블랙스완 자체는 확률 분포에서 평균에서 멀어지면 발생 확률이 급속도로 줄어 거의 발생하지 않을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면, 팻테일 리스크는 그러한 블랙스완이 상당히 자주 발생 가능성 있는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단지 사람들이 일상에서 그 정도를 상상하지 못할 뿐이라는 것이다.

◆ 코로나19, 세계화 향방 가르는 분기점

코로나19가 이런 팻테일 리스크가 된 이유를 전문가들은 세계화에서 찾는다. 오늘날 세계는 하나의 허브(Hub)와 그 주변에 여러 지역(Spoke)의 형태로 연결돼 있다. 금융의 경우 미국이라는 허브에 도쿄와 홍콩 등이 연결돼 있고, 실물 생산은 중국이라는 허브에 연결돼 있다.

2008년에 시작된 금융위기는 미국이라는 허브에서 촉발돼 전 세계로 확산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중국의 생산 중단으로 전 세계의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유엔개발계획(UNDP) 전 사무총장 케말 데르비스는 "세계화는 새롭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지만, 이전과 달리 전 세계는 전례 없이 상호의존적으로 변했다. 해서 더욱 위험에 약해지기도 했다"고 세계화를 평가했다.

위험도 커졌지만 생산 허브로서의 중국이 없었다면 우리의 생활은 어떨까. 특히 지구상의 가난한 계층에게는 중국의 혜택이 크다고 할 것이다. 이런 면에서 코로나19가 세계화의 향방을 가르는 분기점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한 방향은 세계화의 퇴조다. 코로나19의 확산 차단을 위해 작게는 비즈니스 미팅의 취소에서 크게는 국가 간 여행과 교류의 단절까지 필요하면 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엄청난 변화는 단기적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것이다. 더 길게 보면 문화가 변할 수 있고, 나아가 윤리적 가치관도 변할 수 있다.

다른 방향은 금융위기, 핵 대량살상 위험, 지구온난화, 코로나19 같은 팬데믹, 반인류적 인공지능(AI) 위험 등과 같은 팻테일 리스크를 생각해 보면 금방 떠오를 것이다. 바로 국제 공조다.

국제 공조를 통해 단절을 일시적 '회로차단'으로 전환하고, 또 일시적 공급망 차질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할 수 있다. 그래서 허브에서 일시적 문제가 발생해도 그것이 큰 문제로 번지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이것이 세계화의 퇴조, 즉 고립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브루킹스연구소의 세바스찬 스트라우스 박사는 "코로나19를 우리 인류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며, 보이지 않는 달의 이면을 보듯 코로나19의 또 다른 면을 부각했다.

코로나19 탓에 작금의 글로벌 금융시장은 경제성장 전망의 하향 조정, 신흥국의 불안, 그리고 겨우 회복하던 소비를 중심으로 주요 경제지표가 다시 부진해지는 국면을 맞이했다.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에 또 다른 비전통적인 기업이나 가계에 대한 현금 보조 등을 포함한 정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3월은 코로나19의 확산 정도뿐만 아니라 실물경제, 정책대응 측면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곡점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닐 셰어링은 "최악의 시나리오는 짧지만 강력한 경기침체"라며, "코로나19가 진화되기만 한다면 세계 경제는 급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서 바라는 것은 위기가 잘 관리돼, 이후에 돌이켜보았을 때 코로나19가 세계화의 양상이 더 발전적으로 변하는 계기가 됐구나 하는 평가가 나왔으면 한다. 

00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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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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