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버몬트)의 피델 카스트로 관련 발언이 다른 후보들의 집중 포화를 받고 있다.
샌더스는 23일(현지시간) CBS방송의 '60분' 인터뷰에서 쿠바의 독재자 카스트로에 대해 "그가 이끈 정부의 독재적 성격은 비난받을 만 하지만 대대적인 문해 운동은 칭찬받을 만 하다"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카스트로가 했다고 해서 (문해 운동까지) 나쁜 것으로 봐야 할까?"라고 반문했다.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된 제9차 민주당 경선주자 TV토론회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19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발언은 즉각 다른 후보들의 공격 포인트가 돼, 사회주의 편향을 지닌 샌더스 의원에게 공산주의 독재자를 옹호하는 것이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샌더스가 독재자를 포용하는 큰 틀의 일부가 드러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은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독재자들과 친분을 쌓는 것을 4년 동안 두려움 속에 지켜봤다"며 "우리는 인권을 탄압하는 해외 독재정권에 단호히 맞설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규탄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카스트로는) 강제 노동수용소와 종교 탄압, 자국민 살해와 빈곤 등 어두운 유산을 남긴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샌더스 의원의 이번 발언으로 30여년 전 러시아와 쿠바, 니카라과를 방문했던 이력도 도마 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샌더스는 과거 버몬트주의 소도시 벌링턴 시장으로 재임하던 당시 니카라과를 방문하고 돌아와 구소련이 뒷배를 봐주던 니카라과 정부에 대해 영아사망률과 문맹률을 줄이고 소작농들에게 토지를 나눠주는 '지적이고 성실한 사람들'이라고 평가했다.
3년 후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돌아와서는 러시아의 아름다운 풍광과 러시아 국민들의 삶에 대한 높은 만족도 등을 언급했다.
1년 후에는 쿠바를 방문한 후 "내가 알던 것보다 훨씬 심오한 혁명 정신에 감명 받았다"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 경선에서 독주를 펼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은 물론,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네바다 코커스에서는 바이든과의 격차를 두 배 이상 벌리며 1위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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