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 요코하마(横浜)항에 정박 중이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하선해 집으로 돌아갔던 승객 중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했다.
아무런 제약 없이 일본 전역으로 흩어진 크루즈선 탑승자 970명 중에서 첫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지역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본 요코하마(橫浜)항에 정박 중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사진=로이터 뉴스핌] |
◆ 귀가 후 이틀 만에 38.7도 고열
22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크루즈선에서 하선한 도치기(栃木)현 거주 60대 일본인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여성은 70대 남편과 함께 크루즈선에 탑승했다. 선내 격리 기간이 끝난 19일 시점에서 발열 등의 증상이 없어 남편과 함께 하선했다.
하선 후에는 대기 중이던 버스를 타고 근처 역까지 이동한 뒤 전철을 타고 집 근처까지 왔다. 이후에는 지인의 승용차로 집으로 돌아왔다.
하선 후에는 이동 중에도 계속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19일 쇼핑을 하러 나갔다 온 뒤에는 외출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21일 38.7도의 고열 증상이 나타났으며, 이후 의료기관에서 검사를 받고 22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남편에게는 아직 증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코하마 로이터=뉴스핌] 이홍규 기자 =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하선한 승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0.02.20 bernard0202@newspim.com |
◆ "터질 게 터졌다"...日정부 대응 비판
증상이 없다며 집으로 돌려보낸 승객 중 첫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일본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가쿠 미츠오(賀来満夫) 도호쿠(東北)의대 특임교수는 "검사 당시 체내 바이러스 양이 적은 경우 양성 반응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며 "하선 승객 중 감염자가 발생한 것은 예상됐던 사태"라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크루즈선 승객들에 대한 하선 조치를 결정하고, 발열 등의 증상이 없고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으로 확인된 승객들 중 고령자를 우선으로 하선 절차를 진행했다. 19~21일까지 3일간 970명이 하선했다.
하지만 하선한 승객들을 추가 격리 등 별도의 조치 없이 그냥 집으로 보내면서 일본 정부의 조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가미 마사히로(上昌広) 일본 의료거버넌스연구소 이사장은 19일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해도 하선한 승객들이 여전히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하선하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을 수도 있다"며 "일본 정부는 즉각 하선한 승객들을 격리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18일(현지시간) "크루즈선에서 하선한 승객들은 코로나19를 확산할 수 있는 '지속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모든 승객과 승무원에 대해 최소 14일 간 미국 입국을 제한했다.
지난 20일에는 크루즈선 탑승자 중 첫 사망자가 나왔다. 크루즈선에서 감염이 확인돼 지난 11일과 12일 각각 하선 후 지정 의료기관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87세 남성과 84세 여성 등 일본인 2명이 사망했다.
[요코하마 지지통신=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20일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하선한 승객들을 태운 버스가 요코하마 항구를 떠나고 있다. 2020.02.21 goldendog@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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