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순자산액 5조 수준, 작년 4월 대비 절반 뚝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및 라임자산운용 환매 연기 사태 등이 불거지면서 사모펀드(헤지펀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특히 신규 설정액은 지난해 4월 대비 절반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공모펀드는 5년 만에 순자산액 최고치를 기록하며 일시적 반등을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사모펀드 신규설정펀드 순자산액은 총 5조675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월 11조1162억원 대비 절반가까이 반 토막 난 수치다. 이날 기준으로는 1조8948억원으로 전달 같은 기간에 대비해서도 현저히 적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사모펀드 위축은 신규설정 펀드 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사모펀드 신규설정 펀드는 지난해 4월 790개에서, 5월 732개 수준으로 유지되다가 8월부터 464개, 9월 393개로 줄어들더니 지난 1월에는 250개로 쪼그라들었다. 이달 17일 기준 사모펀드 신규설정 펀드수는 110개다.
반면 공모는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17일 기준 공모펀드 신규설정 순자산액은 2622억원으로 이 속도라면 지난달(2948억원) 수준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말 기준 공모펀드 순자산액은 262조1454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연기, 주요국 금리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등 사모펀드 관련 사고소식에 공모펀드로 자금이 일시적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증권사 PB는 "전체 헤지펀드 시장은 2019년 하반기 이후 정체 중으로 신규 펀드 출시 등은 저조한 편"이라며 "투자자들의 관심 저하, 판매사들의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판매채널 확보가 쉽지 않아 신생 자산운용사들은 특히 고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산가들도 최근에는 사모펀드를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다"며 "신상품도 없고 찾지도 않는 상황이어서 당분간은 사모펀드 판매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최근 한 운용사는 한국과 미국에 투자하는 롱숏전략으로 구성된 사모펀드를 설계했으나 판매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롱숏전략은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사고(long) 주가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은 미리 빌려서 팔아(short) 차익을 남기는 것을 말한다. 해당 운용사는 높은 수익률을 자부했지만 당시 판매사인 은행과 증권사들이 최근 DLF와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을 운운하며 신상품 출시를 다소 꺼려했다는 후문이다. 앞서 DLF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에는 은행에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 대한 상품 출시 검토가 미뤄지면서 판매까지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또한 전문가들은 앞으로 개방형 펀드 판매 금지가 본격 시행될 경우 사모펀드 시장 위축은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비유동성자산 비중이 높은 데 한해 개방형설정 금지라고 했지만 사실상 개방형을 판매하지 말라는 압박이나 다름없다"며 "일부 판매사와 운용사들의 편법운용 때문에 애꿎은 운용업계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