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르포] 우한폐렴에 인적 끊긴 베이징 거리…확진자 곧 1만명 우려

기사입력 : 2020년01월29일 11:38

최종수정 : 2020년01월29일 16:12

베이징 먀오후이 전통 시장 축제 전면 취소
'2월 한달도 장사 힘들것' 한국인 식당 사장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설 쇠고 27일부터 영업하려 했는데 내일(29일)도 힘들 것 같아요. 당국이 설 연휴를 당초 1월 30일 에서 2월 2일까지로 연장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2월 8일(정월 대보름)까지도 출근이 어렵고 이후에도 직장인들 재택 근무가 늘어날 전망입니다. 거리에 나다니는 손님이 없는데 무슨 장사가 되겠어요. 3월이나 4월 날씨가 따뜻해져야 바이러스 전염이 주춤해진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개점 휴업상황이 지속될 것 같아요".

28일 늦은 오후 베이징 한인 밀집지역인 차오양구 왕징의 한국 식당. 삼겹살을 구워놓고 마주앉아 얘기를 나누던 중 주인 김 씨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이렇게 말하며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김 사장은 "설령 영업을 한다해도 자칫 매장에서 감염자가 한명이라도 나오면 아예 가게 문을 닫아야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설령 손님이 있다해도 장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기자가 찾아갔을 때 혼자서 덩그러니 텅빈 가게를 지키면서 한국 유선 채널 CGV에서 방영하는 영화를 보고 있었다. 그는 2017년 하반기에는 사드 때문에, 작년 8월에는 '도시정비사업' 때문에 온통 난리를 겪었는데 이번 우한폐렴은 무엇에도 비유할 수 없는 초대형 급 재난이라고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기자는 이날 낮 우한폐렴에 따른 베이징 시내 표정을 취재하기 위해 왕징 일대를 돌아본 뒤 지하철을 타고 시내 디탄(地團) 공원과 둥청(東城)구 일대에 나가봤으나 어디를 가나 통행금지라도 내려진 것 같이 행인들의 발길이 한산했다. 간간히 O2O 택배 기사들의 오토바이가 지나다닐 뿐 넓은 대로는 마치 경기가 끝난 운동장 처럼 적막하게 느껴진다.

베이징에서도 확진환자가 100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까지 나오면서 2000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하철은 이용객의 발길이 뚝 끊긴 가운데 어느 노선 할 것 없이 대부분 좌석이 거의 텅텅 빈 채 운행되고 있었다. 지하철 역사와 플랫폼 마다 소독하는 사람과 검역원, 긴급 투입된 승하차 관리원들이 굳은 표정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시내버스도 승객 한 명 없이 다니는 차가 태반이다.  그나마 좀 있으면 지하철과 시내버스운행 까지 중단될 거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당초 설 연휴 마지막 날(1월 30일)을 이틀 앞둔 28일, 이때쯤이면 통상 귀경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거리가 활기를 띠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아예 도시 일터로 귀환하는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는다. 돌아오지는 않고 떠나가는 사람만 자꾸 늘어나고, 집에 있는 사람조차 외출을 꺼려하다 보니 도시가 공동화 되는 느낌이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우한폐렴에 대한 불안감으로 행인이 줄어들면서 28일 베이징 지하철이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텅 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중국당국은 28일 24시 현재 우한폐렴 확진자가 5974명, 사망자가 132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2020.01.29 chk@newspim.com

기자가 이번 설 휴가에 취재겸 찾아가 함께 설을 쇤 중국 서부 간수성 민친(民勤)현의 중국 친구 예펑위(叶鹏玉). 기자가 먼저 베이징을 향해 길을 떠나던 지난 25일 오전만 해도 그는 29일에 출발해 정상적으로 1월 31일에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설 당일인 25일 시진핑 주석 주재하에 공산당 정치국 상무회의가 열린뒤 상황이 급박해졌다.  컴퓨터 프래그래머인 예펑위는 28일 낮 문자로 4일로 출근을 늦췄다고 했고,  다시 저녁에는 그마저도 불확실한 상황이 됐다고 전해왔다.

예펑위는 무엇보다 교통 사정 때문에 베이징으로 오기 힘든 상황이 됐다. 간수성은 전 성에 걸쳐 확진환자가 19명으로 비교적 적은 편인데도 지방 소도시와 촌락을 연결하는 교통에 대해 강력한 통제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 민친현이 고향인 예펑위가 베이징 가는 기차를 타려면 3시간 정도 버스를 이용해 인근 우웨이시로 가야하는데 시외 버스 운행을 전격 중단시킨 것이다.

급한대로 택시를 이용할까 고민중이었든데 택시 운행까지 중단시켜 민친현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현재 헤이처(黑车, 불법영업 승용차)를 알아보고 있지만 아무래도 2월까지 발이 묶일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왕징의 롄자(璉家) 부동산 장(张)씨도 고향 산둥성으로 설을 쇠러 갔다가 당초 30일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2월 초로 귀경을 늦췄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인구 20여만 명의 간수성 민친현 현 정부는 27일 시 내외 장거리 여객버스와 시 경계를 넘어가는 택시운행까지 모두 중단한다는 긴급 통지문을 발표했다. 2020.01.29 chk@newspim.com

설 쇠러 간사람들이 돌아오지 못하고 지방 현지에서 발이 묶이다 보니 베이징은 마치 주민 소개령이라도 내린 것처럼 어느 곳을 가나 텅텅 빈 느낌이다. 28일 오후 찾은 시내 디탄 공원은 평소 설 연휴 같으면 먀오후이 (庙会) 전통 시장 축제가 열리면서 참관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이지만 올해 설의 경우 한산하기가 이를테 없다. 관리원에게 물어보니 우한폐렴으로 인해 올해 먀오후이가 설 전전날 전격 취소됐다고 한다.

중국 정부는 설 연휴 후의 출근일을 당초 1월 31일에서 2월 3일로 늦췄다. 하지만 기업들은 정월 대보름이 지나 2월 9일께 부터 출근을 시작할 계획인데 이마저도 희망사항일 뿐 사실상 언제 쯤 정상 근무가 재개될지 아무도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인들이 돌아오지 못하면서 기업들은 생산활동에 차질을 빚고 서비스 자영업자들의 영업에도 타격이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왕징 대형 한국 식당 대표는 예년 처럼 설 이틀뒤인 27일 부터 영업을 재개 했는데 하루에 한 두 손님이 다녀간다고 말한뒤 하지만 식재료는 평소처럼 모두 준비해야한다며 이런상황에서 도저히 영업을 지속할 수 없어 큰 걱정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렇다고 문을 닫아도 인건비와 임대료 등 모든 비용은 평소같이 발생하기 때문에 진퇴양난이라고 덧붙였다. 

베이징=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울 전역 올 첫 폭염주의보 [서울=뉴스핌] 최수아 기자 = 서울 전역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령됐다.  기상청은 30일 오후 12시를 기해 서울 전역과 경기도 과천, 성남, 구리, 화성에 폭염주의보를 발효했다. 같은 시각 경기도 가평,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폭염경보로 격상됐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까지 올라 후덥지근한 날씨를 보인 29일 서울 광화문 광장 분수대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5.06.29 yooksa@newspim.com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경우 내려진다. 폭염경보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되거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 발효된다.   체감온도는 기온에 습도, 바람 등의 영향이 더해져 사람이 느끼는 더위나 추위를 정량적으로 나타낸 온도다. 온도와 습도가 10%p 증가시마다 체감온도가 1도 가량 증가한다.  앞서 전날 저녁 이날 오전 9시까지 서울은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유지돼 올해 첫 열대야가 발생했다.  geulmal@newspim.com 2025-06-30 13:21
사진
"7월 1일 출석하라" 재통보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내란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오는 7월 1일 오전 9시에 2차 대면조사를 위해 출석해 달라고 통보했다. 박지영 내란 특검보는 29일 저녁 서울고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소환 일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했고 제반 사정을 고려해 7월 1일 오전 9시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9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에 마련된 내란특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2025.06.29 leehs@newspim.com 박 특검보는 "(소환 일정) 협의는 합의가 아니"라며 "결정은 수사 주체가 하는 것이고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한 뒤 특검의 수사 일정이나 여러 필요성 등을 고려해 출석 일자를 정해서 통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호인단 측의 반응은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 측에 오는 30일 출석하라고 통보했으나, 윤 전 대통령 측은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오는 7월 3일 이후로 조사 일정을 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특검팀이 당초 날짜보다 하루 늦은 7월 1일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재통보한 것이다. 특검팀은 경찰청에 수사방해 사건 전담 경찰관 파견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지난 28일 첫 대면조사에서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총경) 교체를 요구하며 조사를 거부한 행위가 특검법상 수사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특검팀은 판단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이) 변론의 영역을 넘어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특검법에서 정한 수사방해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며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특검은 수사방해 사건을 전담할 경찰관 3명을 경찰청에 파견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검법 수사 대상에 보면 일련의 수사 방해나 재판 방해도 수사의 대상이 돼 있다"며 7월 1일 2차 대면조사에서도 박 총경이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29 22:1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