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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지방 표정 르뽀] 역병의 공포에 짖눌린 설, 중국 서부 간쑤를 가다 <下>

기사입력 : 2020년01월27일 16:09

최종수정 : 2023년10월25일 12:54

전염 두려워 발길 뚝, 위챗 문자로 홍바오 새배 문안
'봄되면 잦아들 것' 의문의 승객 마스크 건네며 무사 기원

[뉴스핌 진창 우웨이(중국 간쑤성) = 최헌규 특파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중국 친구 예펑위(叶鹏玉)의 고향으로 이번 설 출장 여행의 목적지인 중국 서북부 간쑤성 민친(民勤)현 다바(大壩)향 왕모이스(王謨一社). 이곳 오지 마을에도 우한 폐렴 공포가 무겁게 사람들을 짖누르고 있었다. 30호가 좀 넘는 작은 마을인데 모두가 문을 꼭꼭 걸어 잠근 채 두문 불출, 흔한 강아지 한마리 눈에 띄지 않는다.

예펑위는 평소 설을 쇨 때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새배를 하고 인사를 나눴지만 지금은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위챗 문자로 안부 인사를 대신한다고 귀뜸했다. 예펑위의 부친 예(叶) 씨는 '우한폐렴으로 다들 걱정이 많은데 괜찮냐'고 물었더니 전에 사스때도 이곳은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며 편하게 쉬다 가라고 말했다.

예펑위 가족과 함께 24일 저녁 완후이(晩會, 설날 저녁 CCTV 특집 프로그램)를 즐기고 25일 아침 푸짐하게 차려진 설날 음식을 먹고 정오 쯤 왕모이스 마을에서 합승 택시를 타고 우위안 기차역을 향해 길을 떠났다. 운전사 외에 4명이 탑승했는데 동승자 중 한명에게 말을 붙이자 마스크를 한 이 사람은 일언반구도 없이 고개를 돌려  외면한다.

그 시각 스마트폰 뉴스 정보앱에는 이미 간수성에도 확진환자가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는 뉴스가 찍혀있었다. 2시간 정도 지나 우웨이 동(東) 톨게이트에서 우웨이 시내로 진입하려는데 경찰들이 바리게이트를 치고 승객 한명 한명의 인적사항을 적어가며 세밀하게 체온 검사를 실시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월 25일 간쑤성 우웨이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경찰이 모든 차량 탑승자엥 대한 인적사항 검사와 함께 체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2020.01.27 chk@newspim.com

택시기사는 우웨이시가 인구 100만 명으로 이곳 간수에서는 꽤나 큰 도시인데 여느 때 명절과 달리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거리는 한산하고 간간히 눈에 띄는 행인들과 슈퍼 주인도 모두가 마스크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었다. 검역이 길어지는 것을 감안해 일찌감치 역사에 들어가 취재한 사진 정리를 하면서 기차를 기다렸다.

우웨이발 베이징 행 42번 열차는 정확히 25일 오후 6시에 시동을 걸었다. 이 기차는 25시간 여 후인 내일(26일) 저녁 7시 39분에 베이징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베이징까지 20개 역 가운데 중간 어느 역에선가 기자가 속한 침대칸에 세번째 승객이 자리를 잡았다. 이 승객은 우한폐렴과 아주 밀접한 일을 하는 공인중 한사람으로 기자에게는 뜻밖의 반가운 손님이었다.

뜻밖의 옆자리 승객 曰 '실제보다 훨씬 많아요' 

"베이징까지 가냐". 이 남성 승객이 친근하게 먼저 이렇게 말을 붙여왔다. 내가 우한폐렴 때문에 우려된다고 말하자 "전염력은 강하지만 반대로 바이러스 힘은 약화하고 있다"며 크게 걱정안해도 된다고 했다. 환자가 1700명이 넘었다고 말하자 손사레를 치며 그보다 훨씬 더 많다며 엄지와 검지로 '0' 자를 그려보였다. 이 제스처가 기자에게는 0 하나를 더 붙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뉴스핌 진창시 우웨이시(간수성) = 최헌규 특파원] 1월 26일 간수성 우웨시 기차역에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01.27 chk@newspim.com

26일 부터 베이징시가 다른 성시에서 오는 장거래 여객버스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최근 소식을 전하자 그는 이미 알고 있다며 아마 일주일 후면 베이징 시내 버스와 지하철도 통제에 들어갈 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전국 15만 개의 군 병상이 현재 모두 만원 상태이고, 우한에는 현재 1500여 명의 군의관이 파견돼 전염병 퇴치에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우한폐렴 역병이 한달 반 정도 더 지속될 전망이며 3월 중순이면 기세가 꺽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남성과 쉬지않고 수시간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새 기차는 최종 목적지인 베이징역 플랫폼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밤 9시가 조금 넘었다. 예정보다 1시간 반정도 늦었는데 아마 검역과 차내 소독 등 우한폐렴에 따른 여러 사정때문인 것으로 짐작됐다.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정리하다가 이 남성은 대화 도중 기자가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고 한 얘기를 떠올린 듯 "이건 우리가 공작 시 쓰는 것"이라며 의료용 외과 1회용 얇은 마스크 넉장을 기자에게 나눠줬다.

9시 반이 넘은 늦은 밤 이 남성은 베이징역 광장까지 기자와 함께 걸어나온 뒤 '절대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 것, 손을 자주 씻고 집안에서는 통풍을 잘할 것, 다중집합 장소를 피할 것 등 전염병에 대처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마지막으로 웃는 얼굴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 뒤 전철역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늦은 시각인데다 설 이틀째인 오늘같은 날은 부르면 총알처럼 날라오는 인터넷 디디 자동차도 없다. 베이징 기차역 앞 승강장에서 30분 기다려 간신히 택시를 타고 왕징(望京) 사무실로 향하는데 민친 현의 친구 예펑위로 부터 문자가 왔다. 위챗 문자에는 '잘 도착했냐'는 인사와 함께 설 연휴가 연장되는 분위기라며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자기도 본래 계획보다 며칠 늦은 2월초에나 베이징에 돌아갈 것 같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설 다음날인 1월 26일 저녁 중국 베이징 기차역. 중국 운수 당국은 우한폐렴으로 설 이틀날인 이날 철도 이용 승객이 작년 같은 날 대비 14% 줄었다고 27일 밝혔다. 2020.01.27 chk@newspim.com

진창시 우웨이시(간수성)=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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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의혹' 강선우 살린 까닭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고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살리기로 했다.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도덕성 논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낙마자 없이 넘어갈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라 상징적인 낙마자로 이 후보자를 선택한 것이다. 야당이 강력히 요구한 두 명 중 한 명을 낙마시킴으로써 야당의 체면을 세워주는 모양새를 취하는 동시에 독주한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피하려 한 것이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 후보자 낙마가 측근인 강 후보자에 비해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했다. 강 후보자가 낙마할 경우 현역 의원 낙마 1호라는 불명예를 안게 돼 의원직을 수행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이 후보자 낙마로 강 후보자를 구제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6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 마련된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2025.06.26 gdlee@newspim.com 이 대통령과 여권 핵심은 지난주 이미 한 명 낙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우상호 정무수석이 "일부 후보자의 경우 청문회 이후에도 논란이 계속돼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낙마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한 것이다. 특히 주말 여야 원내대표를 만나 의견을 구한 것은 최소한 한 명의 낙마를 전제로 한 것이었다. 야당 대표까지 만나고 모든 후보자를 밀어붙일 경우 독주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한 낙마자 제로는 이 대통령의 결단을 부각하기 위한 전술이었다. '낙마자는 없다'는 여당의 강경론에도 이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야당과 민심을 수용하는 모양을 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진 사퇴가 아니라 지명 철회라는 강수는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을 취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진숙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7.16 mironj19@newspim.com 관심은 낙마자가 한 명이냐, 아니면 두 명이냐였다. 두 후보자 모두 낙마 1순위였다. 한 명을 살리기 어려울 정도로 막상막하였다. 논문 표절과 자녀 불법 조기 유학 의혹이 불거진 데다 전문성도 결여돼 있다는 지적을 받은 이 후보자의 낙마는 사실상 결정된 상태였다. 여기에 강 후보자까지 포함시킬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파상 공세를 취하는 야당이 문제가 아니었다. 두 후보자에 대해 진보색이 강한 시민 단체마저 낙마를 요구했다. 여론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자칫 지지 세력이 등을 돌릴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이 후보자 낙마와 강 후보자 구제는 여당 기류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대통령실 주변에서 "이 후보자는 외부에서 추천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 것은 낙마자가 나올 경우 1순위는 이 후보자가 될 수 있음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낙마하더라도 부담이 덜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 것이다. 당 분위기는 더 노골적이었다.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입단속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특별한 지침이 없었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강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난주 중반까지 여론이 싸늘했지만 그 이후 당 주변에서는 더 이상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 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달랐다. 김상욱 의원에 이어 강득구 의원이 공개적으로 이 후보자를 비판하며 거취를 거론했다. 강 의원은 "연구 윤리 위반, 반민주적 행정 이력, 전문성 부족 등은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중대 결격 사유"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 낙마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듯했다.   이 후보자는 논문 표절 문제가 컸지만 이재명 정부가 전면에 내세운 유능함도 보여주지 못한 게 결정적이었다. 여권이 갑질 논란이 심했던 강 후보자를 감싼 논리가 유능함이었다. 청문회 과정에서 유보 통합 등 교육 정책과 관련된 기본적인 사항조차 숙지하지 못해 전문성에 심각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여당 의원들조차 "어떻게 그런 것도 대답을 하지 못하느냐"는 비판이 나올 정도였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인사청문회를 거쳤지만 임명이 안 된 11명의 장관 후보자 중 지명 철회는 이 후보자 한 명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강 후보자는 임명 절차를 밟을 것임을 시사했다. 강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명을 강행하려면 절차상 국회에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해야 하는 만큼 이 대통령은 이른 시일 내에 관련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강 후보자를 임명한다고 해도 부담은 남는다. 강 후보자의 사퇴를 요구한 상당수 민주당 보좌진들과 정서적으로 등을 지게 될 수밖에 없다. 강 후보자 사퇴를 요구한 시민단체의 입장도 부담이다. 야당은 여론을 돌리기 위한 파상 공세에 나서고 있다. 강 후보자도 갑질 장관이라는 낙인이 찍힌 상태에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향후 여론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leejc@newspim.com 2025-07-21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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