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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지방 표정 르뽀] 역병의 공포에 짖눌린 설, 중국 서부 간쑤를 가다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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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 두려워 발길 뚝, 위챗 문자로 홍바오 새배 문안
'봄되면 잦아들 것' 의문의 승객 마스크 건네며 무사 기원

[뉴스핌 진창 우웨이(중국 간쑤성) = 최헌규 특파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중국 친구 예펑위(叶鹏玉)의 고향으로 이번 설 출장 여행의 목적지인 중국 서북부 간쑤성 민친(民勤)현 다바(大壩)향 왕모이스(王謨一社). 이곳 오지 마을에도 우한 폐렴 공포가 무겁게 사람들을 짖누르고 있었다. 30호가 좀 넘는 작은 마을인데 모두가 문을 꼭꼭 걸어 잠근 채 두문 불출, 흔한 강아지 한마리 눈에 띄지 않는다.

예펑위는 평소 설을 쇨 때면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새배를 하고 인사를 나눴지만 지금은 어른이나 아이들 모두 위챗 문자로 안부 인사를 대신한다고 귀뜸했다. 예펑위의 부친 예(叶) 씨는 '우한폐렴으로 다들 걱정이 많은데 괜찮냐'고 물었더니 전에 사스때도 이곳은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며 편하게 쉬다 가라고 말했다.

예펑위 가족과 함께 24일 저녁 완후이(晩會, 설날 저녁 CCTV 특집 프로그램)를 즐기고 25일 아침 푸짐하게 차려진 설날 음식을 먹고 정오 쯤 왕모이스 마을에서 합승 택시를 타고 우위안 기차역을 향해 길을 떠났다. 운전사 외에 4명이 탑승했는데 동승자 중 한명에게 말을 붙이자 마스크를 한 이 사람은 일언반구도 없이 고개를 돌려  외면한다.

그 시각 스마트폰 뉴스 정보앱에는 이미 간수성에도 확진환자가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는 뉴스가 찍혀있었다. 2시간 정도 지나 우웨이 동(東) 톨게이트에서 우웨이 시내로 진입하려는데 경찰들이 바리게이트를 치고 승객 한명 한명의 인적사항을 적어가며 세밀하게 체온 검사를 실시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1월 25일 간쑤성 우웨이시 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경찰이 모든 차량 탑승자엥 대한 인적사항 검사와 함께 체온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2020.01.27 chk@newspim.com

택시기사는 우웨이시가 인구 100만 명으로 이곳 간수에서는 꽤나 큰 도시인데 여느 때 명절과 달리 활기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거리는 한산하고 간간히 눈에 띄는 행인들과 슈퍼 주인도 모두가 마스크로 단단히 무장하고 있었다. 검역이 길어지는 것을 감안해 일찌감치 역사에 들어가 취재한 사진 정리를 하면서 기차를 기다렸다.

우웨이발 베이징 행 42번 열차는 정확히 25일 오후 6시에 시동을 걸었다. 이 기차는 25시간 여 후인 내일(26일) 저녁 7시 39분에 베이징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베이징까지 20개 역 가운데 중간 어느 역에선가 기자가 속한 침대칸에 세번째 승객이 자리를 잡았다. 이 승객은 우한폐렴과 아주 밀접한 일을 하는 공인중 한사람으로 기자에게는 뜻밖의 반가운 손님이었다.

뜻밖의 옆자리 승객 曰 '실제보다 훨씬 많아요' 

"베이징까지 가냐". 이 남성 승객이 친근하게 먼저 이렇게 말을 붙여왔다. 내가 우한폐렴 때문에 우려된다고 말하자 "전염력은 강하지만 반대로 바이러스 힘은 약화하고 있다"며 크게 걱정안해도 된다고 했다. 환자가 1700명이 넘었다고 말하자 손사레를 치며 그보다 훨씬 더 많다며 엄지와 검지로 '0' 자를 그려보였다. 이 제스처가 기자에게는 0 하나를 더 붙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뉴스핌 진창시 우웨이시(간수성) = 최헌규 특파원] 1월 26일 간수성 우웨시 기차역에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표를 끊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0.01.27 chk@newspim.com

26일 부터 베이징시가 다른 성시에서 오는 장거래 여객버스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는 최근 소식을 전하자 그는 이미 알고 있다며 아마 일주일 후면 베이징 시내 버스와 지하철도 통제에 들어갈 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전국 15만 개의 군 병상이 현재 모두 만원 상태이고, 우한에는 현재 1500여 명의 군의관이 파견돼 전염병 퇴치에 힘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우한폐렴 역병이 한달 반 정도 더 지속될 전망이며 3월 중순이면 기세가 꺽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남성과 쉬지않고 수시간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어느새 기차는 최종 목적지인 베이징역 플랫폼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밤 9시가 조금 넘었다. 예정보다 1시간 반정도 늦었는데 아마 검역과 차내 소독 등 우한폐렴에 따른 여러 사정때문인 것으로 짐작됐다. 

자리에서 일어나 짐을 정리하다가 이 남성은 대화 도중 기자가 마스크를 구할 수 없다고 한 얘기를 떠올린 듯 "이건 우리가 공작 시 쓰는 것"이라며 의료용 외과 1회용 얇은 마스크 넉장을 기자에게 나눠줬다.

9시 반이 넘은 늦은 밤 이 남성은 베이징역 광장까지 기자와 함께 걸어나온 뒤 '절대 씻지 않은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 것, 손을 자주 씻고 집안에서는 통풍을 잘할 것, 다중집합 장소를 피할 것 등 전염병에 대처하는 방법을 친절하게 설명해줬다. 마지막으로 웃는 얼굴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하면서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한 뒤 전철역을 향해 발길을 옮겼다.

늦은 시각인데다 설 이틀째인 오늘같은 날은 부르면 총알처럼 날라오는 인터넷 디디 자동차도 없다. 베이징 기차역 앞 승강장에서 30분 기다려 간신히 택시를 타고 왕징(望京) 사무실로 향하는데 민친 현의 친구 예펑위로 부터 문자가 왔다. 위챗 문자에는 '잘 도착했냐'는 인사와 함께 설 연휴가 연장되는 분위기라며 아직 확실치는 않지만 자기도 본래 계획보다 며칠 늦은 2월초에나 베이징에 돌아갈 것 같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설 다음날인 1월 26일 저녁 중국 베이징 기차역. 중국 운수 당국은 우한폐렴으로 설 이틀날인 이날 철도 이용 승객이 작년 같은 날 대비 14% 줄었다고 27일 밝혔다. 2020.01.27 chk@newspim.com

진창시 우웨이시(간수성)=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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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킬로이 마스터스 2연패 위업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오거스타의 신은 로리 매킬로이의 역사적인 마스터스 2연패를 허락했다. 매킬로이는 수많은 골프 명인들조차 커리어 내내 한 번 입기도 벅찼던 그린 재킷을 2년 연속 차지했다. 역대 마스터스 2연패의 주인공은 단 세 명뿐. 잭 니클라우스(1965·1966), 닉 팔도(1989·1990), 타이거 우즈(2001·2002). 우즈 이후 20년 넘게 끊겼던 대기록을 달성하면서 마스터스 역사상 네 번째 레전드에 이름을 새겼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제90회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적어낸 그는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거센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우승 상금은 450만 달러(약 66억원)다. 2년 연속 우승자가 같아 이날에는 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 회장이 옷을 입혀주는 역할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오거스타 내셔널의 프레드 리들리(오른쪽) 회장이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자 매킬로이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그린 재킷 하나를 받기까지 17년을 기다렸는데…. 연속으로 받게 된다니 믿기지 않는다"며 소감을 말한 매킬로이는 "골프는 모든 스포츠 중 멘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종목이다. 4라운드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건 정말 어렵다"며 "경기 중 부모님 생각이 몇 번 났지만 '아직은 아니야'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난해 부모님이 현장에 오시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내가 우승했다고 믿으시더라. 겨우 설득해 부모님을 모시고 왔는데, 부모님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우승을 확신한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파4) 파 퍼트가 홀 바로 옆에 멈췄을 때 그린 뒤에 있던 가족이 보였다"며 "'또 해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보다 격한 감정이 솟구치지는 않았지만, 더 큰 기쁨을 느꼈다"고 돌아봤다. 가장 긴장했던 순간에 관해선 "18번 홀 티샷을 친 뒤 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우승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2라운드까지 2위와 6타 차 앞서며 대회 2연패에 근접했던 매킬로이는 무빙데이에서 1오버파를 치며 세계 3위 캐머런 영(미국)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 우승 향방은 짙은 안갯속에 빠졌다. 이날 최종일의 승부는 세계 톱랭커들이 다투는 명승부가 연출되며 패트론의 눈을 즐겁게 했다. 세계 2위 매킬로이는 지난해 연장패로 눈물을 삼켰던 세계 9위 저스틴 로즈와 2년 만의 왕좌 탈환을 노린 세계 1위 셰플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쳤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11언더파 공동 선두로 나선 매킬로이는 3번홀 첫 버디로 흐름을 잡는 듯했지만 4번홀(파3)에서 2m 파 퍼트를 놓치며 곧바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한 홀 만에 2타를 잃으며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고 혼전 양상으로 바뀌었다. 승부는 결국 '아멘 코너'에서 갈렸다. 11번홀(파4)에서 까다로운 파 퍼트를 집어넣으며 위기를 넘긴 매킬로이는 12번홀(파3)에서 홀 왼쪽 2m 남짓에 붙인 티샷으로 버디를 낚아 다시 선두를 탈환했다. 이어 13번홀(파5)에선 그린 뒤 러프에서 과감히 퍼터를 꺼내 세 번째 샷을 3m 안쪽에 세웠다. 이 버디 퍼트까지 떨어뜨리며 2타 차로 달아났다. 3라운드에서 아멘 코너에서만 3타를 잃어 공동 선두를 허용했던 악몽을 최종일 같은 구간에서 만회했다.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가장 위협적인 추격자였다. 6번부터 9번홀까지 4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한때 12언더파 단독 선두까지 치고 나갔다. 그러나 11·12번홀 연속 보기로 다시 2타를 잃으면서 아멘 코너에서 고개를 숙였다. 경기 막판 다시 버디 사냥에 나섰지만 벌어진 간격을 끝내 메우지 못했다. 셰플러도 마지막 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압박했지만 리더보드 맨 위 이름을 뒤집기에는 한 타가 모자랐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저스틴 로즈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워하며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셰플러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을 마치고 아쉬운 듯 모자를 벗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마지막까지 긴장은 이어졌다. 2타 차로 맞은 18번홀(파4)에서 매킬로이의 티샷은 오른쪽 나무 아래 거칠게 빨려 들어갔다. 숲을 통과해야 하는 난감한 라이였지만 그는 8번 아이언을 쥐고 과감하게 그린을 향했다. 두 번째 샷은 그린 왼쪽 벙커에 빠졌고 세 번째 샷으로 공을 그린 위 4m 지점에 올린 뒤 침착하게 투 퍼트 파로 마무리했다. 우승 퍼트가 홀에 떨어지는 순간, 오거스타를 가득 메운 갤러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로리'를 연호했다. [오거스타 로이터=뉴스핌] 박상욱 기자=매킬로이가 13일(한국시간)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일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고 환호하는 패트론을 향해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6.4.13 psoq1337@newspim.com 매킬로이는 지난해 17번째 도전 끝에 마스터스를 처음 제패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했다. 1년 전 18번 그린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던 그는 같은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한 번 우승하면 두 번째는 조금 더 쉬워질 것"이라던 그의 말은 아멘 코너를 넘어 역사를 다시 쓰는 순간 현실이 됐다. 1라운드부터 선두를 지킨 그는 4라운드 내내 단 한 번도 리더보드 꼭대기 자리를 내주지 않아 2020년 더스틴 존슨 이후 6년 만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자신의 시대를 증명했다. 영과 러셀 헨리(미국), 로즈, 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은 10언더파 278타로 공동 3위, 콜린 모리카와, 샘 번스(이상 미국)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7위, 맥스 호마, 잰더 쇼플리(이상 미국)는 8언더파 280타로 공동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임성재는 이날 버디 1개, 보기 4개, 더블 보기 1개를 합해 5오버파 77타로 부진해 최종 합계 3오버파 291타로 46위에 그쳤다. 김시우는 버디 5개, 보기 5개로 이븐파 72타를 치면서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로 47위를 기록했다. psoq1337@newspim.com 2026-04-13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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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오르반 16년 집권 '마침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응과 유럽연합(EU)의 각종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들며 '유럽의 이단아'로 불렸던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결국 16년 만에 권좌에서 물러나게 됐다. 가디언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치러진 헝가리 총선에서 유권자들은 페테르 머저르가 이끄는 중도우파 성향의 친EU 신생 정당인 티서(Tisza)당에 몰표를 던졌다. 투표 마감 30분 전 투표율은 77.8%로, 지난 2002년 기록을 약 7%포인트 웃도는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날 투표가 마감된 지 3시간도 채 되지 않아, 오르반 총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고통스럽다"고 표현하며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그는 부다페스트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며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국가와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10년 총선 압승으로 재집권한 이후 헝가리를 철권통치하며 이른바 '비자유주의적 민주주의'를 주창해 온 오르반의 장기 집권은 마침표를 찍게 됐다. 지지자들에게 패배를 인정한 오르반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년 철권통치의 종말과 경제난의 역풍 냉전 시절 거침없는 반공(反共) 청년 지도자로 이름을 알렸던 오르반 총리는 1998년 35세의 젊은 나이에 처음 총리직에 올랐으며, 2010년 재집권 이후부터는 권위주의적 행보를 노골화해 왔다. 행정부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시민단체(NGO) 활동과 언론 및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등 민주주의 기준을 둘러싸고 EU와 극심한 갈등을 빚어왔고, 급기야 EU로부터 헝가리에 배정된 수십억 유로 규모의 자금 지원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초래했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오르반 총리는 선거 프레임을 "전쟁이냐 평화냐"로 규정하려 애썼다. 반대로 티서당은 헝가리를 우크라이나 전쟁에 끌어들이려 한다고 비난하며, 집권당인 피데스(Fidesz)가 평화를 담보할 '안전한 선택'임을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헝가리 유권자들의 시선은 철저히 보건의료와 국내 경제 등 민생 문제에 쏠려 있었다. 헝가리 경제는 지난 3년간 사실상 정체 늪에 빠져 있으며,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 내에서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 급등세를 겪었다. 식료품 가격은 EU 평균 수준으로 치솟은 반면, 헝가리의 임금 수준은 EU 27개 회원국 중 밑에서 세 번째에 머물면서 국민들의 실생활 고통이 극에 달했다. 저렴한 대출 등 관대한 친가족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경화된 정부에 염증을 느낀 젊은 유권자층이 변화를 열망하며 대거 돌아서면서 오르반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 트럼프·유럽 극우 진영 전폭 지지에도 씁쓸한 퇴장 오르반 총리는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과 성소수자(LGBTQ+) 권리 제한 등을 앞세워 서방 보수 우파 진영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오르반을 "진정한 친구"라 부르며 강력히 지지했고, 양국 관계가 "새로운 정점"에 올랐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 프랑스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 독일대안당(AfD)의 알리스 바이델 등 유럽 주요 보수·극우 정치인들이 일제히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이 같은 든든한 외부 지원 사격도 헝가리 내부의 싸늘한 민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EU "헝가리, 유럽의 길 되찾아" 환영 오르반 총리의 패배 소식에 유럽 주요 지도자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특히 브뤼셀에서는 오르반이 지난 16년간 이민정책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등에서 EU와 잦은 충돌을 빚어온 만큼,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안도감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며 "유럽은 언제나 헝가리를 선택해 왔다. 함께 우리는 더 강해진다"고 밝혔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도 페테르 머저르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헝가리의 자리는 유럽의 심장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헝가리 국민이 EU의 가치와 유럽에서 헝가리의 역할에 대한 애착을 보여준 승리"라며 결과를 환영했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고 밝혔다. 크리스텐 미할 에스토니아 총리는 "헝가리 국민이 단결된 유럽 속에서 자유롭고 강한 헝가리를 위한 역사적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으며,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헝가리의 큰 승리이자 유럽의 큰 승리"라고 강조했다.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역시 이번 선거가 "헝가리 역사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kwonjiun@newspim.com 2026-04-13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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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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