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대상인 미 헤지펀드 '폰지사기'로 자산동결
펀드 손실 만회 과정서 부실자산 고지 않고 판매한 혐의
[서울=뉴스핌] 김형락 기자 = 금융당국이 라임자산운용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할 방침이다. 투자 자산의 부실 알고도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포착해서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라임운용의 무역금융펀드에서 미국 헤지펀드 부실을 알고도 국내 투자자에게 해당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보고, 사기 혐의로 검찰 수사 의뢰를 준비중이다.
[로고=라임자산운용] |
지난달 라임운용의 무역금융펀드 투자 대상인 미국 헤지펀드 IIG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폰지사기(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 수법)'로 등록취소 및 자산 동결 조치를 당했다. SEC는 IIG가 지난해 투자자산이 채무불이행에 상황에 빠졌는데도 이를 속이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 것으로 보고있다.
뉴욕에 본사를 둔 IIG는 무역금융 전문 투자자문사로 라임운용의 '플루토-TF 1호'(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헤지펀드(STFF)를 운용했다. 라임운용은 약 6000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를 운용하면서, 운용액의 상당액을 IIG 측 헤지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6000억원 가운데 2500억원이 일반 투자자 자금, 3500억원은 신한금융투자 투자금이다.
라임운용은 지난 10월 해외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플루토-TF 1호' 펀드에 대한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7월 이후 신규 투자금이 줄고, 코스닥 약세 및 관련 기업 주가하락으로 주식 전환을 통한 메자닌 유동화가 어려워지면서 유동성이 묶였기 때문이다.
관건은 라임운용과 신금투가 미국 헤지펀드 IIG의 부실을 알고도 펀드를 판매했는가다. 금융당국은 라임, 신금투과 IIG 부실을 알고도 국내 투자자에게 상품 판매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IIG에서 발생한 손실을 만회할 목적으로 투자 대상처를 바꾸었지만, 그 사실을 투자자에게 고지하지 않은 점이 사기에 해당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라임운용이 작년부터 무역금융펀드에서 IIG를 경유한 투자가 제대로 안된다 싶으니 투자 대상처를 IIG에서 싱가포르 회사로 바꾸기 시작했는데, 투자처를 변경할 때 그 사실을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건실한 데 투자하고 있다는 식으로 자금을 모았다는 사기 혐의가 있다"며 "신금투도 그러한 데 투자된다는 걸 알면서 같이 자금을 모아서 투자했다면 공모혐의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 관련 설명자료 [사진=뉴스핌] 2019.12.17 bom224@newspim.com |
무역금융펀드가 투자한 IIG의 자산동결로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다. IIG 헤지펀드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역금융 모펀드는 해외 소재 다수의 무역금융 펀드에 레버리지 스왑을 통해 투자하고 있는데, 대부분 폐쇄형으로 설정돼 있다.
현재 회계법인이 라임자산운용과 운용 펀드 자산에 대한 실사를 진행중이라 정확한 손실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내년 1월 중순 정도 실사가 끝난 뒤 손실 규모가 드러날 전망이다.
금감원은 올 8월부터 지난 10월 2일까지 라임운용의 상장사 전환사채(CB) 장외거래 적법성, 펀드 간 자전거래를 통한 수익률 돌려막기 여부 등을 살피는 검사를 진행했다. 특정 증권사와 TRS 계약을 맺고 증권사를 통해 기업 CB를 인수해 실제 보유사실을 숨긴 후, 채권금리가 하락해 가격이 오르면 추가 수익을 올리는 방식의 거래를 했다는 의혹이다.
금감원은 라임운용의 회계법인 실사와 별개로 올해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제재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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