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글로벌 특파원

속보

더보기

[최헌규특파원의 금일중국] 중국발 소고기 파동 오나, 입맛 싹 변한 14억의 중국

기사입력 : 2019년12월26일 13:20

최종수정 : 2019년12월26일 14:33

경제성장 소득증가 소고기 소비 부쩍 늘어
중국 전제 소고기 수요 부족 400만톤에 달해
소고기 수입 지속 증가, 가격도 계속 상승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중국인(漢族)들은 유난히 돼지고기를 좋아한다. 돼지고기가 양고기 소고기 등 모든 육류 소비 중 차지하는 비중이 73%에 달한다는 국가 통계도 있다. 음식 이름에 육(肉)자가 있으면 그건 어림없이 돼지고기 요리다. '후이궈러우(回鍋肉) 샤오차오러우(小炒肉) 동포러우(東坡肉) 등이 대표적인 예다. 고대 한족들은 양과 돼지, 개고기를 고루 즐겼으나 명나라때 이후 돼지고기 소비가 급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인들이 돼지고기를 많이 먹게 된 것은 맛이 좋거나 영양가가 풍부해서라기 보다 사육 여건과 생활 형편 및인구 규모 등 인문 환경적 요인이 두루 반영된 결과라고 한다. 중국은 국토면적은 넓지만 북미나 호주, 유럽과 달리 육우를 위한 초지가 부족하다. 반면에 돼지는 산지를 비롯해 협소한 공간에서 사육하기 편리하고 생산 단가가 적게 먹힌다. 끓이고 볶는 요리방식과 뜨겁게 먹는 식습관도 중국인들이 지방 걱정 크게 안하고 돼지고기를 즐겨 먹게 된 이유중 하나다.

생활수준 향상으로 돼지고기 위주의 이런 중국 육류 소비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중산층과 부자가 늘고 식습관과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중국에 소고기 소비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다.  '돼지고기가 점령했던 14억 중국인들의 식탁에 소고기가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중국 매체들은 전하고 있다.  지난주말 산행을 함께 한 바링허우(80後, 1980년대 출생) 젊은 한족(漢族) 친구는 "한족들이 돼지고기를 잘 먹는 건 경제 사정과 사회 환경적 요인 때문이다. 식습관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이고 생활 형편이 나아지면 당연히 소고기를 많이 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 증가로 소고기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속에서 올해의 경우 특히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따라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차가 줄어든 소고기 등 대체육 소비가 급격히 증가했다. 2018년부터 이어진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중국에서 소고기 소비가 늘어나는 계기가 됐으며 향후 육류시장에서 소고기가 계속 왕성한 수요를 보일 전망이다.

최근 중국 정부는 광우병 때문에 중단된지 18년만에 일본산 소고기 수입을 재개했다. 일본산 소고기 수입 재개의 배경에는 중일 관계 밀착이라는 정치적 요인외에 중국이 맞딱드린 국내 소고기 수요 증가 문제가 상당부분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소고기 수입을 기점으로 다른 나라에 대한 중국의 소고기 수입도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베이징=뉴스핌 최헌규 특파원] 경제성장으로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에 소고기 소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은 베이징 의 한 육류 도매 시장. 2019.12.26 chk@newspim.com

경제 성장과 보조를 맞춰 최근 몇년 중국 소고기 수입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2018년에는 소고기 수입량이 처음으로 100만 톤을 돌파했다. 올해는 여러 요인이 겹쳐 최대 160만 톤 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브라질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호주 등에서 소고기를 들여오는데 11월까지 수입량 만해도 이미 147만 톤에 달했다.

올해의 경우엔 특히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따른 돼지고기 수급및 가격 파동으로 대체 육륙로서 소고기 수입이 증가한데다 일본 소고기 수입 금지령까지 해제되면서 외국산 소고기 수입이 급증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 1차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앞으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세계 소고기 연간 생산량은 6000만톤으로 추정되며 이중 순 수출물량은 10% 정도인 500~600만 톤에 달한다. 이가운데 중국이 사들이는 물량만 약 3분의 1에 육박하는 150만 톤~160만 톤에 이른다.  중국은 갖은 방법으로 연간 20만 톤씩 자체 소고기 생산량을 늘리고 있지만 전체 수요에서 여전히 400만 톤이 부족한 형편이다.

이는 중국내 소고기 유통에서 강한 가격 상승 압박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최근 소고기 수입을 늘리는 것 역시 이에 대한 대응 차원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중국 소고기 수요증가에 따른 가격상승은 중국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중국내 소고기 수요를 맞추려고 중국이 외국산 소고기 수입을 늘리면 글로벌 시장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고기는 요즘 중국 도매시장에서 킬로그램당 68위안~70위안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기자가 25일 찾은 베이징 조양구의 차오라이완퉁 도매시장의 한 상점은 이 보다 좀 높은 72위안에 판매하고 있었다. 시장 상인은 2018년에 비해 소고기 가격이 약 15~20% 올랐다고 밝혔다. 소고기 수입량이 늘어나면서 수입가격 등 제반 비용이 증가, 시중 판매가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는 돼지고기 파동이 잦아들고 돼지 고기 가격이 정상으로 돌아오면 소고기 가격도 다소 내리지 않겠냐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소고기에 대한 중국내 수요가 워낙 왕성해 가격이 쉽게 하락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다. 중국은 연간 20만 톤씩 생산량을 늘리고 있으나 초지와 사료 부족 때문에 지속적인 증산에는 한계가 있다. 전체 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 해외 소고기 수입을 계속 늘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광우병 우려가 소멸됐다는 이유하에 중국은 요즘 2000년대 초반 각국에 대해 금지했던 소고기 수입 금지령을 줄줄이 풀고 있다. 중국은 일본산 수입 소고기에 앞서 네덜란드 텐마크 프랑스 영국 미국 등에 대한 소고기 수입 금지령을 해제한 바 있다. 이런 외국산 소고기 해금령은 양질의 소고기 수요 충족, 대외 개방 과시, 중국 축산업 구조개혁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경제성장으로 생활 형편이 개선되면서 중국 육류 유통 시장에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중국의 막대한 소비력을 감안할 때 수급과 가격면에서 세계 소고기 시장에 적지않은 변화가 불어닥칠 게 분명하다. 농업분야 전문가와 증권시장 분석가들은 육우 농가와 육우 기업이 돈 버는 시대가 올 거라고 말한다. 14억명의 중국인들이 소고기를 먹기 시작했다. '소는 누가 키우나'. 이런 걱정 안해도 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다.   

최헌규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