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이스라엘 방위산업계가 일본 무인기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23일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 일본이 중국의 해양진출을 견제하고 있는 만큼 향후 무인기 수요가 확대될 거라 보기 때문이다.
신문은 지난달 특별 허가를 받아 이스라엘 르호봇에 방문했다. 이 곳은 이스라엘 방위산업체 상위 3개 업체 중 하나인 '엘빗 시스템즈'의 무인기 전용 조립공장이 위치해 있다.
자폭형무인기 히어로30의 발사모습.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퍼스텍] |
공장에는 전장 8m가 넘는 회색 기체들이 늘어서있고 작업원들이 조립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무인기는 모든 부품이 드릴을 이용해 수작업으로 조립된다. 엘빗 시스템즈 담당자는 조립 중인 무인기를 가리키며 "완성되면 유럽에 수출된다"며 "현재 전 세계에서 무인기 이용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기 기체엔 조종석은 없다. 내부엔 인공위성과 통신하기 위한 안테나와 자종조종 컴퓨터, 각종 센서로 채워진다.
이스라엘은 적대국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특징 때문에 크고 작은 전쟁을 반복하면서 군사 기술을 개발시켜왔다. 무인기 개발도 1970년대부터 착수하는 등 소국이면서도 혁식적인 기술 도입에 거침이 없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무인기는 최근 아프간 전쟁을 통해 주목을 모으기 시작했다. 미군이 국외에서 원격조종하는 무인기를 통해 공중폭격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현재 무인기는 군사면 외에도 활용되기 시작했다. 고기능 센서와 카메라를 탑재한 무인기는 유럽에서 해양경비 등에 활용되고 있다.
엘빗 시스템즈 무인기 담당자는 "일본은 무인기가 아직 보급되지 않아 현재 노리는 시장이다"라고 말했다. 엘빗은 지난 11월 하순 지바(千葉)현 마쿠하리(幕張)에서 열렸던 일본 최초의 방위장비품 박람회에도 출전했다.
다만 일본시장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갖고 있는 건 미국이다. 엘빗 사 담당자도 "정치적인 이유때문에 일본 시장에서 미국의 존재감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격면에선 이스라엘이 앞서있다. 엘빗 측은 일본 판매에 있어 "미국 제품의 30% 가격으로 90%의 성능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인기 3기 가격은 관제실과 함께 6000만달러(약 698억원)에 판매하고 있다. 반면 방위성이 도입을 결정한 대형 무인기 글로벌호크 3기 비용은 600억엔(약 6385억원)이 넘는다
현재 엘빗사가 눈독을 들이는 건 일본 해상보안청이다. 해상보안청은 내년도 예산 개산요구액에 "대형 무인기의 국내비행 실증" 명목으로 9억7000만엔을 계상했다. 무인기를 통해 중국어선 감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정치적인 뒷받침도 이뤄지고 있다. 방위성은 지난 9월 이스라엘 국방성과 방위장비·기술에 대해 '비밀정보보호각서'를 체결했다. 이스라엘 측이 비밀로 여기는 기술도 일본에 제공할 수 있게 됐다.
과거 일본 기업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문제 때문에 이스라엘과의 거래를 자제했었다. 아랍권 국가와의 관계를 고려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최근엔 이스라엘에 진출하려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왕래하는 등 관계도 깊어지고 있다.
엘빗사 관계자는 "일본은 우리에게 있어 미개발 시장"이라며 "무인기의 새로운 시대를 맞아 앞으로 일본에서 큰 수요가 생길거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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