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파업소식 미처 못 들은 시민들 발 동동
버스 파업 겹친 경기 고양시는 '출근지옥'
[서울=뉴스핌] 황선중 이학준 기자 =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총파업 이틀째인 21일 극심한 출근길 교통혼잡이 빚어졌다. 지하철은 물론이고 KTX 등 열차를 이용해 수도권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운행 지연 및 중단으로 인해 불편을 호소했다.
이날 오전 서울지하철 1·3·4호선과 분당선, 경의선 등 수도권 도시철도의 운행이 평소와 비교해 92.5%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열차 지연 사태가 이어졌다.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은 평소보다 10~15분 늦어지는 열차에 발을 동동 굴렀다.
KTX·새마을호 등 여객 열차도 이날 오전 20~40% 감축 운행을 했다. 서울역에서는 열차 운행 중지 관련 안내문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코레일이 게시한 '운행 중지 열차 목록'과 출발 안내 전광판을 유심히 살피는 모습이었다.
파업 소식을 미처 듣지 못한 일부 시민들은 안내문을 보고서야 부랴부랴 매표소로 달려갔다. 중장년층 승객들은 매표소를 찾아와 예매한 열차가 취소된 것은 아닌지 문의하는 모습도 보였다.
철도파업 이틀째인 21일 서울역에서 승객들이 파업 관련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황선중 기자] |
대전행 열차를 알아보고 있다는 정기환(58) 씨는 "서울역까지 오는 지하철도 평소보다 막혔던 것 같고 직원들이 업무에 서투르기 때문인지 매표소 줄도 평소보다 길어진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철도파업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일부 시민들은 광역버스 등 대체 수단을 모색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는 평소보다 더 많은 시민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버스 파업까지 겹친 경기 고양시는 그야말로 출근 대란을 겪었다. 이날 고양에서 광화문·신촌·강남·영등포 등 서울 주요 지역을 잇는 광역버스가 멈춘 만큼 비슷한 다른 노선에 직장인이 몰리면서 배차 간격은 평소보다 늘어났다.
대체 노선으로 손꼽히는 일부 지선버스는 애초 운행 대수가 적고 일명 '돌아가는 노선'이어서 사실상 출근길을 맡기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중고에 시달린 고양 시민들이 개인 차량으로 출근하면서 자유로 등 주요 도로에는 병목현상이 일어나 출근길이 더욱 지체됐다. 고양시 버스업체 명성운수 노조는 지난 19일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가 현재 광역버스 등 20개 노선 270여대가 운행을 중단한 상태다.
직장인 최현호(38) 씨는 "잠깐의 파업이야 감수할 수 있지만 장기화된다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며 "파업의 명분이야 있겠지만 노사가 조속히 사태를 해결해 시민 불편을 줄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이날 KTX의 경우 평시 대비 68.9% 운행, 일반 열차의 경우 새마을호 58.3%, 무궁화호 62.5% 수준으로 운행해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