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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얼얼한 '마라 열풍'의 본고장 쓰촨, 중국식 '매운 맛'의 유래

기사입력 : 2019년11월25일 10:02

최종수정 : 2019년11월25일 10:49

스트레스 높은 생활에 중국에서도 매운 맛 갈수록 인기 높아져
매운 음식, 천민의 상징에서 국민 애호 요리로 확산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중국식 매운맛인 '마라(麻辣)'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마라탕(麻辣燙)', '마라샹궈(麻辣香鍋)' 등 예전에는 생소했던 중국요리를 제공하는 식당들이 도처에 생겨났다. 최근 광화문, 여의도 등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의 '마라' 요리 음식점은 점심때마다 몰려든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다. 올해 한국 외식업계의 최대 키워드를 '마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마라'는 산초라고 불리는 향신료와 고춧가루, 기타 각종 재료가 더해져 나는 맛이다. 달고 감칠맛이 특징인 우리나라 고추장보다 매운맛이 더 강하다. 특히 산초로 인해 혀끝이 얼얼해지고 입안 가득 화끈거리는 느낌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음식에선 많이 느낄 수 없는 미각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낯설어 하거나 거부감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어색함'을 참고 몇 번 먹다 보면 '마라' 특유의 강한 중독성에 빠져들게 된다. 

우리나라 식당에서 제공하는 마라탕과 중국식 샤부샤부인 훠궈(火鍋)는 대부분 쓰촨 현지보다는 순한 편이다. 쓰촨에서는 작은 고추와 산초가 듬뿍 들어간, 정신이 아찔할 정도로 맵고 입안이 얼얼해지는 마라탕이 보편적이다. 마라탕과 훠궈에 들어가는 재료들도 양고기, 닭고기 외에 오리 부속 등 우리에겐 다소 '난이도'가 높은 식자재가 자주 쓰인다. 서울 대림동 등 중국인 밀집 지역에서 비교적 '정통'에 가까운 쓰촨요리를 찾을 수 있다. 

쓰촨의 대표 요리 훠궈.

◆ 중국 매운 맛의 본고장 '쓰촨'의 탄생 유래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듯 중국에서 매운 맛으로 유명한 고장은 쓰촨(四川)이다. '마라'의 풍미 역시 쓰촨의 대표적 '맛'이다. 

사실 쓰촨 사람들이 매운맛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차오위(曹雨) 중산(中山)대학 이민족군연구센터(移民族群研究中心) 부연구원이 저술한 '중국의 매운 음식 역사'에 따르면, 중국에 고추가 전해진 것은 1700년대부터다.

중국에서 고추 사용에 대한 최초 기록은 청나라 강희(康熙) 60년에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 당시 구이저우(貴州) 사람들이 간을 할 소금이 없어 고추를 사용했다가, 가경제(嘉慶帝)에 이르러 인근 주변으로 빠르게 확산됐다고 한다. 쓰촨에 고추가 유입된 것도 이 시기다. 쓰촨에서 고추를 이용한 요리와 매운맛이 보편화된 것은 청나라 말기에 이르러서였다. 고추가 쓰촨요리에서 절대 빠져서는 안되는 중요 식자재가 된 것이 불과 100여 년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쓰촨 식문화에서는 오래전부터 '매운 풍미(辛香)'를 즐기는 전통이 있었다. 중국 매체 제몐(界面)이 란융(藍勇) 시난(西南)대학 역사학과 교수의 저서 '중국 쓰촨요리 역사(中國川菜史)'를 인용해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파촉(巴蜀·쓰촨 지역의 옛 지명) 지역에서는 산초와 생강을 이용해 맛을 내는 요리가 많았다. 이러한 배경에서 산초, 생강, 고추가 만나 현재 쓰촨 특유의 마라 풍미가 탄생하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쓰촨에서 매운맛이 유독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사회적 변화의 영향도 있다. 원말 명초 두 차례의 전란으로 쓰촨의 인구가 급감하게 됐다. 특히 '삼번의 난(三藩之亂)'이 발발한 이후 쓰촨 인구는 60만 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청나라 정부는 다양한 이민 정책을 통해 호남(湖南), 광동(廣東), 광서(廣西), 강서(江西) 등 다른 지방 사람들이 쓰촨으로 이주에 살도록 장려했다. 이를 통해 쓰촨 고유의 음식 문화에 다른 지방의 특색이 더해지게 됐고, 매운 맛 요리가 여러 지역 출신 사람들의 밥상에 자주 올라가게 됐다.

지리적 요인도 작용했다. 교통이 불편한 쓰촨에서 다른 지역의 식자재를 공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타지에서 온 이주민들은 할 수없이 쓰촨에서 쉽고 구할 수 있는 고추를 주 식자재로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쓰촨의 매운맛이 중국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쓰촨=매운 요리'의 공식이 성립된 것은 민국(民國) 시기(1912~1949)때다. 국민당 정부가 1932년부터 충칭으로 수도를 옮긴 후 대량의 인구가 쓰촨으로 유입됐다. 인구 밀집도가 높아지고, 전란으로 삶이 피폐해지면서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수요가 늘었고, 고추를 대량 사용한 매운 음식이 더욱더 쓰촨 생활 속에 깊이 파고들게 됐다.

훗날 항일전쟁이 끝나고 쓰촨으로 이주해온 사람들이 대거 고향으로 돌아가면서, 쓰촨의 '매운 맛'이 전국 각지로 퍼지게 됐다. 이후 쓰촨은 '중국 매운맛'의 본고장이자 중국 4대 요리의 한 맥을 차지하는 중국 대표 음식 문화로 자리 잡게 됐다.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 최근 한국 외식업계를 '강타한' 마라탕 (위). 11월 6일 오후 한 직장인이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마라탕에 첨가할 재료를 고르고 있다. 2019.11.06 jsy@newspim.com

◆ 하층민의 음식에서 중국 대표 요리로

매운 요리는 원래 하층민들이 즐겨 먹던 요리였다고 한다. 고추를 처음 사용한 것도 귀주성의 토착민이었다. 소금을 구하지 못해 대체로 사용한 작물이었다.

물자가 풍부한 부유한 귀족과 높은 신분 계층이 사용할 이유가 없는 식자재였다. 또한 귀족 신분으로 '출신'이 천박한 음식을 즐겨 먹을 수도 없었다.

중국 전통 의학 측면에서도 고추는 건강에 좋은 음식이 아니다. 중의학에서는 고추가 자극적이고 몸에 마른 열을 낼 수 있다고 본다. 이 때문에 높은 귀족 가문들의 특색을 담은 음식인 '관부채(官府菜)'는 자극이 적고 순한 맛의 요리가 주를 이뤘다. 또한, 고상하고 극기복례(克己復禮)의 정신을 추구하는 귀족들에게 성적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고추는 가까이할 수 없는 음식이었다. 귀족을 흠모하는 도성의 부유 계층들의 식탁에도 '관부채'를 모방한 음식이 올라갔다. 고추를 먹지 않는 것은 일종의 높은 신분과 고상함을 드러내는 것이었다.

청대 말기 정치가 증국번의 일화는 이 같은 문화를 잘 보여준다. 호난(湖南) 출신인 증국번은 원래 매운맛을 즐겼다고 한다. 후난에서도 고추를 사용한 매운 음식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가 양강총독(兩江總督)으로 있을 때 일이다. 증국번의 기호를 파악해 잘 보이고 싶었던 한 관리가 증국번의 요리사에게 뇌물을 주고 정보를 캐려 했다. 그러나 요리사는 뇌물을 거절하고, 증국번에게 올릴 요리에 고춧가루를 뿌려 대령할 것을 조언했다.

'고귀한 신분의 증국번이 천한 것들이나 먹는 고춧가루를 즐겨 먹다니...', 관리는 의구심을 품었지만 요리사의 지시에 따랐다. 결과는 대성공, 모든 요리에 잔뜩 뿌려진 고춧가루를 보고 증국번이 매우 기뻐했다고 한다.

매운 요리가 '천민' 딱지를 떼게 된 것은 신중국 성립 이후에서다. 1949년 고관대작의 음식을 전담하던 요리사들이 대거 민간 외식업계로 쏟아져 나왔다. 더 이상 식재료에 제약을 받을 필요가 없어진 요리사들이 고추를 널리 사용하게 됐다.

현대 사회에 이르면서 매운맛의 인기는 더욱 올라가게 됐다. 도시화로 인해 빨라진 생활 리듬, 치열한 경쟁, 취업을 위한 노동자들의 이주 등이 더해져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탓이다.

강한 자극을 즐기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고춧가루는 요리 분야를 넘어 간식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과자 등 각종 간식에서 매운맛을 강조한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매운맛은 어려운 공정없이 저렴한 고춧가루를 사용해 강력한 풍미를 낼 수 있어 식당과 가공식품 제조업체들도 앞다퉈 '매운 음식'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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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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