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억달러 규모 회계 부정 드러나..GE 주가 장중 12% 폭락
[뉴욕=뉴스핌] 민지현 특파원 = 지난 2008년 월가 사상 최악의 금융 사기 사건인 버너드 메이도프의 폰지(금융 다단계 사기) 사건을 폭로한 해리 마르코폴로스가 이번엔 제너럴 일렉트릭(GE)을 겨냥하고 나섰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GE가 과거 석유업체 엔론보다 심각한 분식 회계를 저질렀다는 것. 7개월에 걸친 집중적인 분석 끝에 380억달러에 달하는 회계 오류가 드러났고, 이 마저도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마르코폴로스는 주장하고 있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월가의 독립 재무분석가로 활약 중인 마르코폴로스는 웹사이트(www.GEfraud.com)에 게재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GE의 회계 오류가 시총의 40%에 해당하는 38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GE가 재무 측면의 심각한 문제를 가린 채 부정확한 사기성 재무 보고서를 감독 기관에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WSJ는 17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정교한 재무적 분석과 광범위한 주장이 섞여 있었다고 전했다.
마르코폴로스는 GE의 장기 보험 부문의 부채 규모가 회사가 계상한 것 보다 더 크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2021년까지 요구되는 회계 기준 변경에 따라 GE가 보험 적립금을 현금으로 185억달러 늘리는 한편 비용을 105억달러로 잡아야 한다고 추산했다.
이외에도 마르코폴로스는 GE의 베이커 휴스 인수 회계 처리가 적절하지 않으며 해당 투자로 인해 발생한 96억달러의 손실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GE는 베이커 휴스의 지분을 62.5%에서 50.2%로 줄이면서 22억달러의 손실을 잡았다.
GE는 SEC에 제출한 10Q 보고서에서 베이커 휴스의 지분이 50% 이하로 줄어들면 GE의 자회사로서 베이커 휴스의 재무 결과 보고를 중단하고 나머지 투자분에 대해서는 손실을 기록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커 휴스 인수 관련 남아있는 손실은 지난 7월 24일 기준 74억달러다.
마르코폴로스는 GE의 베이커 휴스 지분은 엄밀히 투자에 해당하며 지난해 GE가 손실 보고를 미루면서 재무 성과를 부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에 GE는 회계기준(GAAP)에 따르면 GE는 베이커 휴스의 지배주주로서 연결 재무제표를 작성하도록 돼 있다고 반박했다. GE는 단순히 투자 가치를 보고하는 게 아니라 베이커 휴스의 수익과 비용, 자산과 부채를 포함시킴으로써 보다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GE 대변인은 "우리는 재무보고에 최고 수준의 무결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재무 의무를 명확하고 자세하게 제시했다"며 "보지 못한 보고서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할 수 없으나 마르코폴로스 보고서의 주장은 전적으로 허위이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편 마르코폴로스는 그의 동료들과 함께 비공개 헤지펀드에서 일하고 있으며 GE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데 베팅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날 회계 분식 의혹이 불거지면서 GE 주가는 장중 12%에 달하는 폭락을 연출했다.
[보스턴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본사에 설치된 제너럴일렉트릭(GE) 간판. 2019.07.23 |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