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윤도한부터 조국까지, 대일 강경 메시지 내놔
"日 무역보복 부당함 공감하는 국가들 많아"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일 양국 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 우대제도) 제외를 놓고 이른바 '강대강' 대치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 핵심 참모들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대일(對日) 여론전을 강화하고 있다.
청와대의 고민정 대변인,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등 핵심 참모들은 지난 2일 일본이 각료회의(우리의 국무회의에 해당)에서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통과시킨 이후 페이스북에 일본의 조치를 강력하게 비판하는 글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
[사진=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페이스북] |
첫 시작은 최종건 비서관이었다. 최 비서관은 일본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인 2일 저녁 페이스북에서 "2019년 8월 2일은 기억해야 할 날"이라며 "일본의 결정은 과거의 역사 문제를 현재의 경제 보복으로 전환시켜 한일 간 미래의 협력 진전을 봉쇄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최 비서관은 이어 '다시는 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고 #적반하장, #이기적 민폐행위 등의 해시태그를 함께 올렸다.
최 비서관은 다음 날인 3일에도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해 "2019년 8월 2일, '다시는 지지 않을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한 마디는 우리의 꿈과 희망을 이루고자 하는 노력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 선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진=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페이스북] |
이어 페이스북 여론전에 합세한 사람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이었다.
윤 수석은 3일 오후 페이스북에서 '문 대통령은 무례하다'고 비난한 사토 마사히사 일본 외무 부대신(외무 차관)의 발언을 인용하며 "일본의 무도함이 갈수록 도를 더해 간다"며 "차관급 인사가 상대국의 정상을 향해 이런 막말을 쏟아내는 것이 과연 국제적 규범에 맞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윤 수석은 이어 "일본 관료들의 거짓말은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달 우리 대표단이 일본 경제산업성을 방문해 수출 규제 철회를 요구했는데 일본 측은 '철회 요구가 없었다'고 하고 있고 또 '현재의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으면서 협상을 하자'는 미국의 'Standstill agreement' 제안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거짓말이 반복되면 상습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윤 수석은 또 "일본 관료들의 무도함과 습관적 거짓말, 오늘의 사태가 왜 조기에 타결되지 않고 여기까지 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페이스북] |
고민정 대변인도 지난 4일 오후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아베 내각이 저지른 무역보복의 부당함을 공감하는 국가가 많다"고 짧게 말했다.
고 대변인이 공유한 글에서 유명희 본부장은 지난 2~3일 중국 북경에서 개최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아르셉) 회의 참석과 관련한 사실을 알리면서 "일본은 우리의 거듭된 양자협의 요청을 무시하고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무역보복 조치를 재차 강행했다"며 "이런 모습이 일본이 늘 주창해온 자유무역의 원칙을 지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사진=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페이스북] |
◆ 靑 떠난 조국, 日 비판 지속…"일제강점기 강제동원 없었다는 이들, 친일파"
지난 달 청와대를 떠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돌아간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여기에 가세했다.
조 전 수석은 5일 오전 페이스북에서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및 식량수탈, 위안부 성노예화 등 일본의 반인권적·반인륜적 만행에 대해 언급하며 "이런 일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친일파'라고 불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조 전 수석이 최근 일본이 결정한 '화이트리스트에서의 한국 제외'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민정수석 재임 시기부터 페이스북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관련해 동학농민운동, 죽창가 등을 언급하며 대일 여론전을 펼쳐왔던 터라 그 연장선상에서 이 같은 글을 게재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조 전 수석은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이 강제동원 등의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일부 서적의 내용을 언급하며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정통성과 존립근거를 부정하고 일본 정부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언동도 '표현의 자유'라고 인정하고, 정치적 민주주의가 안착된 한국 사회에서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책 조차도 '이적 표현물'로 규정하고 판금하지는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그 자유의 행사가 자초한 맹비난은 감수해야 할 것이며, 이들이 이런 구역질나는 책을 낼 자유가 있다면 시민은 이들을 친일파라고 부를 자유가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