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로이터=뉴스핌] 백지현 기자 = 유력한 미국 차기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과거 상원의원 시절 동료 의원이었던 분리주의자들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이에 대해 다른 민주당 경선 후보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8일 바이든 전 부통령은 뉴욕 선거 자금 모금행사에서 미국 남부 출신의 분리주의자였던 제임스 이스트랜드(1904∼1986) 전 미시시피주 상원 의원과 허만 탈마지(1913∼2002) 전 조지아주 상원의원을 거론했다. 이들은 1973년 바이든이 처음 상원에 입성했을 때 같이 일했던 인물들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적어도 그때는 예의가 있었다. 우리는 (같이) 일을 했다"며 "우리는 끝마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지금 당신이 다른 쪽을 보면 적이 된다. 경쟁자가 아니라 적이다. 우리는 더이상 서로 대화를 하지 않는다"라며 현재의 미국 정치를 비판했다.
1973년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과 같은 상원의원회 소속이었던 이스트랜드 전 의원은 흑인들을 열등하다고 묘사하며 남부에서 분리주의 정책 철폐를 강력히 반대했다.
이에 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날선 비난을 쏟아냈다.
2020년 대선 민주당 경선 후보에 출마한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트위터에 바이든 전 부통령을 태그하며 그에 대한 비판글을 올렸다. 드 블라시오 시장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현대 민주당의 가치와 맞지 않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흑인인 자신의 아내와 그의 자녀들과 같이 찍은 가족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역시 민주당 경선 후보이자 흑인인 코리 부커 뉴저지주 상원의원은 "솔직히 나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많은 미국인들에게 겪은 고통을 떠올리게 하는 그의 발언에 대해 즉각적으로 사과문을 내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했다. 그는 사과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부커 의원은 또한 바이든이 '소년'(boy)이라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이 흑인 남성을 비하하기 위해 사용했던 용어를 쓴 것에 대해 비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이스트랜드 의원을 언급하며 "그는 나를 소년이라고 부르지 않고 항상 나를 아들이라고 불렀다"라고 말했다.
부커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자랑스런 분리주의자들과의 관계"라고 비꼬며 이는 "미국을 흑인들을 비롯한 모든 이들에게 더 안전하고 포용적인 곳으로 만드는 방법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은 19일 밤 부커 의원의 사과문 요구에 대한 질문에 "무엇에 관해 사과하느냐? 코리 의원이 사과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나의 커리어 내내 시민권에 관여해왔다"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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