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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커스토리] 여덕순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 차장의 기업금융 '도전기'

기사입력 : 2019년05월06일 06:00

최종수정 : 2019년05월06일 06:00

성별·학력 문턱 넘어 남성중심 기업금융 '도전'
"박정림 KB증권 사장이 롤모델...여성 기업금융 전문가 꿈"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기업금융이 남성 전유물이란 생각에 지레 겁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사실 여성이라 불리했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여덕순(45) KB국민은행 중소기업고객부 차장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그의 롤모델은 증권업계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박정림 KB증권 사장이다. KB국민은행에서 1년 계약직 부장으로 시작해 그룹 계열사 CEO에 오른 박 사장. 콜센터 계약직으로 출발한 여 차장은 박 사장처럼 기업금융에서 두각을 나타내 임원이 되는 게 목표다. 남성들이 장악하고 있는 비즈니스 분야에서 새로운 여성 롤모델이 되겠다는 포부다.

기업금융 내에서도 여 차장이 속한 중소기업고객부는 격전지다. 최근 은행들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기업대출 활성화에 맞춰 경쟁적으로 중소기업 고객을 늘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이 가계대출 1등 은행에 이어 기업금융까지 선도하기 위해선 여성을 포함해 두터운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는 게 여 차장의 판단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여덕순 KB국민은행 중기고객부 차장 인터뷰. 2019.02.25 mironj19@newspim.com

◆ 女행원 기피하는 기업금융 한계 돌파

시작은 미미했다. 여 차장은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일반기업 비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여성이 대부분인 직군이었지만 왠지 겉도는 느낌이었다. 업무 특성상 주도적인 일보다는 보조와 지원 업무가 많았다. 성취감이 떨어지는 건 당연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KB국민은행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해 2000년 콜센터 계약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계약직으로 시작했지만 한계를 깨 나갔다. 2005년 시험을 통한 정규직 전환 제도가 생겼는데 그 이듬해 보기 좋게 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영업점 창구에서 본격적인 대면 영업을 시작한다.

당시 창구직원들은 예·적금 유치나 카드 발급 등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했다. 반면 기업 고객들이 찾아왔을 때 그들의 니즈는 명쾌하게 해결해 주기 어려웠다. 기업대출의 경우 담보가치 평가, 재무제표 분석, 세무 등에 전문성이 필요하다. 개인 실적을 떠나 업무 영역을 좀 더 넓혀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이유였다.

"한 중소기업 사장이 외환 업무를 보러 은행에 왔는데 모든 자금 결제를 현금으로 하고 있었어요. 은행 신용장을 발행하면 자금 활용에 길이 생기는데 이를 못하고 있었던 거죠. 가끔 중소기업 자금담당 임원이나 경리직원들이 창구를 찾아오면 이런 부분이 필요하겠구나 짐작만 할 뿐 제가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하긴 어려웠죠. 고객을 눈앞에서 놓칠 수 없어 그때마다 기업금융 담당 팀장이나 지점장 도움을 받았지만 기업금융에 대한 갈증이 없어지진 않았어요."

2005년 여 차장은 기업심사역 교육 과정을 거쳤다. 영업점 일반 창구에선 여성 인력이 절반 이상인 반면 기업금융전담역(RM) 중 여성 비율은 10%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었지만 이런 벽이 그의 도전을 막진 못했다. 6개월간 예비심사역 과정을 마치고 신촌지점에서 기업금융 담당자로 새롭게 출발했다.

"신촌지점엔 기업금융 담당자가 한 명뿐이어서 여성들이 주로 하는 개인영업을 맡으라고 권유받았어요. 이전 경험도 살릴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당시 박정림 KB국민은행 여신그룹 부행장께서 지점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저를 기업금융 담당자로 추천해 주신 겁니다. 욕심이 있는 친구니 믿고 맡겨보라고 말이죠."

◆ 세심함·친밀함으로 승부…기업금융 '롤모델' 목표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여덕순 KB국민은행 중기고객부 차장 인터뷰. 2019.02.25 mironj19@newspim.com

기회를 잡은 여 차장은 발로 뛰며 기업대출 실적을 열심히 끌어올렸다. 지역 특성상 임대사업자들이 대부분이라 지역을 가리지 않고 영업했다. 가깝게는 부품제조사들이 많은 인천부터 멀리는 강원도까지 고객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갔다. 그 결과 기업금융 1년 만에 200억원 이상의 우량 기업대출을 새로 발굴했다. 


그가 직접 부딪혀본 기업금융은 우려했던 한계보다 잠재력이 컸다. 여성 특유의 세심한 업무 처리와 친밀한 마케팅이 더해지면 오히려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성 고객이 대부분이고 업무가 방대하다 보니 기업금융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요. 물론 남성 중심적인 문화가 있고, 야근도 잦아요. 낮엔 영업을 다니고 밤엔 담보평가 등 밀린 서류를 처리해야 하는 게 일상이니까요. 하지만 이런 것들이 장벽이 되진 않습니다. 남성 고객과 골프를 칠 일이 있으면 치고, 군대나 축구 얘기도 하면서 세심한 배려를 더하면 오히려 강점으로 바뀔 수 있어요."

여 차장은 자신의 경험을 살려 기업금융 인력 양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적 네트워크와 신뢰가 중요한 기업금융 영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 있는 인력이라는 생각에서다. KB국민은행이 가계대출 중심에서 벗어나 기업금융에서도 선두 은행을 노리고 있는 만큼 그의 책임감은 남다르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시중은행 중 처음으로 중소기업대출 1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업금융에서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앞으로는 기업과 은행이 함께 성장해 가야 합니다. 행원 입장에서도 기업대출뿐 아니라 임직원 급여이체, 퇴직연금, 세무상담, 증권사와 연계한 기업공개(IPO) 지원 등 경험의 폭이 훨씬 넓어지죠. 앞으로 기업금융 인력 양성 모델을 체계화해 기업금융 전문 여성 임원도 해보고 싶습니다."

yrcho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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