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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없는 브렉시트, 어디까지 왔나...국민투표부터 2차 연기까지

기사입력 : 2019년04월13일 10:00

최종수정 : 2019년04월15일 11:17

브렉시트 국민투표 후 약 3년..英, 정해진것 없이 시한연기만

[편집자] 이 기사는 4월 12일 오후 3시00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실용주의'와 '상식'으로 유명한 영국의 정치권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때문에 난장판이 됐다. 2016년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한지 2년 10개월이 지났지만 언제 유럽연합(EU)을 탈퇴할지, 어떻게 탈퇴할지 정해놓은 게 하나도 없다. 의원들이 브렉시트를 놓고 답도 없는 흥정을 매일 같이 하는 가운데 당초 3월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 시한은 지나갔다.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영국의 수장이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읍소하는 일은 정례화됐다. EU는 마지못해 브렉시트 연기 부탁을 들어준다. 4월 12일까지로 2주 연기해준 데 이어 이번에는 최장 10월 31일까지로 6개월 늘려줬다. 하지만 브렉시트를 둘러싼 해법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의원들은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 등 저마다 각기 다른 주장을 반복해서 내놓는다. 지난 약 3년 간 영국을 혼란으로 몰고 간 브렉시트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해봤다.

◆ 브렉시트란 무엇인가?

2016년 6월 23일 영국은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뜻하는 EU 탈퇴를 결정했다. 투표 참여 유권자 가운데 51.9%가 EU 탈퇴에, 48.1%가 EU 잔류에 표를 던졌다. EU의 전신을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CC)로 볼때 영국이 1973년 ECC에 가입한지 40여년 만에 EU에서 벗어나자는 의미가 됐다. EU 회원국 중 그 어떤 국가도 이같은 결정을 내린 곳은 없었다.

브렉시트의 불씨는 영국 전 총리이자 보수당 전 대표인 데이비드 캐매런이 당겼다. 2010년 총선에서 총리로 당선된 그는 당내에서 EU 회의론이 득세하자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 캐매런 전 총리는 2013년 1월 총선을 앞두고 2017년까지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시행하겠다고 공약했다. 2015년 총선에서 보수당 승리로 국민투표가 기정사실화되자 캐머런 총리는 국민투표일을 2016년 6월 23일로 정했다.

막상 국민투표로 EU 탈퇴 결정이 내려지자 캐매런 전 총리는 사임했다. 이에 테리사 메이가 2016년 7월 캐매런의 뒤를 이어 총리에 올랐다. 메이 총리는 2017년 3월 29일 EU의 헌법격인 리스본 조약에서 탈퇴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는 50조를 발동했다. 이에 따라 영국과 EU는 공식 통보일로부터 2년간 탈퇴에 관한 협상을 진행하고,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통보일로부터 2년 후인 올해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에 탈퇴하기로 했었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경제를 죽인다는 내용을 담은 시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브렉시트 합의안은 무엇인가?

영국과 EU는 2018년 11월 브렉시트 합의안을 도출했다. 영국의 리스본 조약 50조 발동에 따라 양측이 협상을 시작한지 약 1년 5개월만이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 두 가지로 구성된다. EU 탈퇴협정은 △브렉시트 전환기간 △안전장치(backstop)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등 브렉시트 조건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총 585쪽으로 법적 구속력을 갖고 있다.

이 EU 탈퇴협정에서 핵심은 브렉시트 전환기간과 안전장치다. 영국에 브렉시트 적응시간을 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전환기간은 브렉시트 시행일로부터 2020년까지다. 이 기간 영국은 EU의 단일시장과 관세동맹 잔류의 혜택은 계속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더 이상 EU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고 EU 규정을 따라야 한다.

안전장치는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엄격한 통행·통관 절차, 즉 '하드보더'의 부활을 막기 위한 것이다. 영국과 EU가 전환기간 무역관계 등 별도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전환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안전장치를 발동,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한다.

합의안의 또다른 축인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브렉시트 이후 진행될 미래관계 협상의 기본토대에 관한 것이다. EU와의 향후 무역, 안보, 환경문제 관계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총 26쪽 분량으로, EU 탈퇴협정보다 모호한 단어와 문장으로 구성됐으며 법적 구속력은 없다.

◆ 브렉시트가 지체되는 이유는?

영국에서 합의안이 비준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브렉시트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영국과 EU의 최종 비준이 필요한데, 영국에서는 비준이 의회의 벽에 가로막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국 의회는 작년 EU 탈퇴법 제정을 통해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의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다. 브렉시트에 대한 의회의 통제권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메이 총리는 EU 탈퇴협정과 미래관계 정치선언으로 구성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에 부쳤지만 셰 차례에 걸쳐 부결됐다. 첫 승인투표(지난 1월 15일)는 230표차로, 2차(지난 3월 12일)는 149표차로 각각 부결됐다. 3월 29일에는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만 따로 떼어내 세 번째 표결을 실시했으나 이 역시 58표차로 거부됐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만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좌)와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장. [사진= 로이터 뉴스핌]

◆ 하원에서 합의안이 부결되는 이유는?

영국 하원의 의석 구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영국 하원의 총 의석은 650석이다. △집권 보수당(316석) △제 1야당 노동당(257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35석) △자유민주당(12석) △북아일랜드의 연방주의 정당 민주연합당(DUP·10석)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정당인 신페인당(7석) △웨일스민족당(4석),△녹색당(1석) △무소속(8석)이다.

메이 총리의 합의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320명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보수당인 하원의장과 각각 보수당, 노동당 1명, 2명씩으로 구성된 3명의 부의장, 신페인당 의원 7명 등 11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과반의 숫자가 320명으로 나온다. 신페인당 의원들은 의회 소속이지만, 영국 여왕에 대한 충성 맹세를 거부해 전통적으로 의회 표결에 불참하고 있다.

메이 총리가 노동당 등 야당을 빼고 보수당(316석)과 보수당과 연정을 구성 중인 DUP(10석)의 표만 확보하면 과반을 넘길 수 있다. 하지만 투표 때마다 보수당 내에서 강경 브렉시트 파를 중심으로 이탈표가 나오고 DUP는 항상 반대표를 던져 합의안이 매번 부결되고 있다. 이에 메이는 총리직까지 내걸며 이들을 상대로 설득 작업을 벌였지만 과반 확보에는 역부족이다.

◆ 강경파와 DUP는 왜 반대표를 던지나?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담긴 안전장치 때문이다. 독일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EU에 불만을 품고 있는 강경파는 EU와 완전한 결별을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EU의 관세동맹에서 벗어나 다른 국가와 자유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해야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안전장치가 발동되면, 이 장치에 별도 종료 시한이 없는 탓에 영국이 EU의 관세동맹에 무기한 갇힐 수 있다. 강경파가 반대표를 던지는 이유다. 또 안전장치가 발동되면 북아일랜드만 EU의 상품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사이에 어떤 장벽도 없어야 한다는 DUP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이에 1차 승인투표에서 고배를 마신 메이 총리는 지난 3월 11일, EU 측과 만나 영국이 영구적으로 안전장치에 갇히지 않도록 법적 문서를 통해 보장하고, 일방적 종료 권한을 부여받는 내용의 보완책에 합의했다. 하지만 제프리 콕스 영국 법무상이 법률 검토를 통해 영국은 EU 동의없이 안전장치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결과를 내놓자 강경파와 DUP이 2차 승인투표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영국 의회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안전장치에 왜 그렇게 민감한가?

안전장치는 정치권 밖에서도 뜨거운 감자다. 현재 EU 회원국인 영국의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사이에는 국경 통제가 없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시행되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국경 장벽이 세워지게 되며, 통행과 통관이 엄격히 통제된다. 영국과 EU는 모두 하드보더 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사이의 물리적 국경이 부활할 경우 과거 1960년대부터 약 30년간 이어졌던 북아일랜드를 둘러싼 긴장감이 다시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북아일랜드에서는 1960년대 말부터 90년대까지 영국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해온 아일랜드공화국군(IRA)과 영국 간 유혈 대립인 북아일랜드 분쟁이 지속됐다. 각종 유혈 사태로 1998년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인 '벨파스트 협정(굿프라이데이 협정)'이 체결되기 전까지 3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72년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서 영국 낙하산부대가 비무장 가톨릭교도 시위대에 발포하며 14명이 사망한 일명 '피의 일요일' 사건은 북아일랜드의 억압의 역사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꼽힌다.

수많은 유혈사태 이후 1998년 영국과 아일랜드 정부 사이에 벨파스트 협정이 체결되면서 양측의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다.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 6개 주에 대한 영유권을 포기했으며,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간의 통행도 보장됐다. 또 무장단체 IRA도 해체 단계를 밟기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안전장치를 둘러싼 논의가 부각되면서 브렉시트에 따른 후폭풍에 대한 우려가 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 국경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

◆ 영국 의회는 무엇을 했나?

영국 의회는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서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자 결국 자체적으로 대안을 찾기로 한다. 2차례에 걸쳐 3월 27일과 4월 1일 실시한 '의향투표'가 그 예다. 의향투표는 하원의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브렉시트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방안에 대해 수 차례 투표를 실시하는 것이다. 일종의 인기투표다.

하지만 그 어떠한 안도 과반을 얻지 못했다. 두 차례에 걸쳐 △관세동맹 잔류 △노르웨이식 모델 △의회 통과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국민투표 △브렉시트 취소 여부 투 등이 표결에 부쳐졌지만 답을 찾지 못했다.

이처럼 의회가 대안 모색에 실패한 것은 의견이 워낙 갈려있기 있기 때문이다. 보수당에서의 진영은 하드 브렉시트와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소프트 브렉시트'로 나뉘는 가운데 야당에서는 소프트 브렉시트와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진영으로 갈린다.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가운데) [사진= 블룸버그통신]

◆ 브렉시트 현재 상황은?

이렇게 공전을 거듭한 브렉시트는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한채 시점을 최장 10월 31일까지로 연기만 해놓은 상태다. 메이 총리와 EU는 4월 11일, 브렉시트 시한을 조건부로 최장 10월 31일까지 연기하기로 했다. EU와 영국은 브렉시트 당초 예정 시점을 8일 앞둔 21일, 브렉시트 시한을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이번으로 두 번째 연장을 한 셈이다.

첫 연기 당시, EU는 연기 합의 일자를 기준으로 그 다음주 까지 영국 하원에서 EU 탈퇴협정이 통과되지 못하면 4월 12일까지 브렉시트 시한을 연장해주기로 했다. 대신 4월 12일 전까지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 브렉시트나,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전제로 한 브렉시트 '장기 연기'를 선택하라고 요구했다. 다만,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경우 브렉시트 시한을 5월 22일로 연기해주기로 했다.

이번 두 번째 연기에서 EU 정상들은 브렉시트 시한을 최장 10일 31일로 연기하는 데 합의하면서도 조건을 달았다. 우선, 영국이 오는 5월 22일까지 EU 탈퇴협정을 비준하지 못해 5월 23~26일 유럽의회 선거기간에도 EU 회원국으로 남아있는다면 영국은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 영국이 이같은 의무를 지지 않을 경우 브렉시트는 자동으로 6월 1일 이뤄진다.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게 될 경우, EU 정상들은 오는 6월 20~21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영국 하원의 EU탈퇴협정 승인 가능성 등을 놓고 브렉시트 진척 상황을 평가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EU는 영국이 시한 이전에 탈퇴할 수 있는 길도 열어뒀다. 영국 의회에서 EU 탈퇴협정이 통과된 뒤 영국과 EU가 이를 최종 비준하면, 비준 시점 다음달 1일 영국이 EU를 탈퇴할 수 있도록 했다.

◆ 브렉시트 전망은?

메이 총리가 지난해 11월 EU와 합의안을 도출했을 때와 달라진 게 없다. 영국에 주어진 선택지는 종전과 마찬가지로 메이 총리의 합의안 수용, 노 딜 브렉시트, 브렉시트 취소,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다. 단지 시점만 연기했을 뿐이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 내 강경파와 DUP 설득을 포기하고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하는 노동당과 협상을 통해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도출된 결과물은 없다. 양측은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을 제외하고 나머지 한 축인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반영할 수 있는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EU 측이 법적 구속력 있는 탈퇴협정은 수정할 수 없다고 선을 그어놨기 때문이다.

노동당은 EU 관세동맹 잔류, 브렉시트 대안에 관한 확정 국민투표 등을 메이 총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관세동맹 잔류, 국민투표 등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반(反)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시위자가 국회의사당 밖에서 EU기와 영국 국기를 흔들고 있다.[사진= 로이터 뉴스핌]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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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영풍, 상호 비방하며 지분 전쟁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75년간 공동으로 경영을 이어가던 고려아연과 (주)영풍의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이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 파트너스와 손잡은 영풍 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배임, 주가 조작 등 혐의로 법적 조치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영풍 측이 환경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수시로 위반하는 등 경영 실패의 주범이라고 지목하며 양측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됐다는 평가다. 향후 경영권 분쟁의 관건은 양측 우호 지분(백기사)과 소액주주, 국민연금과 영풍정밀 지분 확보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 [사진=고려아연] ◆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 입장문 발표..."영풍·MBK 공개 매수 공식 반대"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이사 사장은 18일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당사의 주주인 ㈜영풍이 기업 사냥꾼 MBK 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 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약탈적 기업 사냥꾼이자 투기 자본인 MBK와 결탁해 공개 매수를 진행하는 당사의 주주 영풍은 그동안 석포제련소를 운영해 오면서 각종 환경 오염 피해를 일으켜 지역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막대한 피해를 입혀왔다"고 비판했다. 또한 "빈발하는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이사들이 모두 구속됐고, 또 다른 문제인 카드뮴 누출 등 환경 오염으로 현재 구속된 대표이사들에게 추가로 실형이 구형되는 등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회사 운영에 있어 심각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아울러 "사모펀드 MBK 파트너스는 그동안 수차례 국내에서 시장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다음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 등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만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일삼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주목할 점은 MBK 파트너스는 영풍 및 그 특수 관계인의 지분에 대해 콜 옵션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바, 약탈적 자본과 결탁한 공개 매수자들이 당사 경영권을 인수한 다음 당사의 경영권을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렇게 되면 국가 기간산업 및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핵심 기술과 역량이 해외로 유출되는 엄청난 부작용도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영풍 본사 전경. [사진=영풍] ◆ 영풍·MBK, 고려아연 공개 매수 발표...고려아연 "적대적 약탈적 M&A" 반격 고려아연과 영풍의 이번 경영권 분쟁은 지난 13일 MBK 파트너스와 영풍의 고려아연 공개 매수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MBK 파트너스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와 영풍은 고려아연 지분 약 7~14.6%(144만 5036주~302만 4881주)를 공개 매수한다. 이번 공개 매수는 10월 4일까지 진행되며 공개 매수가는 주당 66만 원이다. 공개 매수 대금은 약 2조 원이다. 영풍 측은 "지난 75년간 2세에까지 이어져 온 두 가문 공동 경영의 시대가 이제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개 매수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영풍이 MBK 파트너스와 손잡으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고 있다. 영풍은 공개 매수 발표 이후 최윤범 회장을 대상으로 회계 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최 회장의 배임, 주가 조작 등 5가지 혐의를 주장했다. 이어 고려아연이 공개 매수 기간 자사주를 취득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고려아연은 앞서 지속적인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통해 영풍의 지배력을 낮춰온 바 있다. 최윤범 회장은 현재 우호 지분을 합쳐 33.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LG와 한화, 현대차 등 대기업을 우호 세력(백기사)으로 포섭했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 지분은 오너가를 합해 33.1%다. 양측 모두 과반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소액주주가 가진 27.4%, 국민연금이 보유한 7.8% 지분이 관건이다. 이 같은 상황에 양측이 법적 공방과 함께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영풍과 MBK 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 매수도 진행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의 지분 1.58%를 가지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MBK 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의 공개 매수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즉각 공시를 통해 "기업 사냥꾼의 적대적 약탈적 기업합병(M&A)"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결탁한 MBK 파트너스와 같은 기업 사냥꾼들은 투자 수익률 극대화라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기업에 접근하는 만큼 배터리 등 대한민국 전략 산업과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인 기업 가치를 증대시키고자 하는 당사를 정상적으로 경영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imsh@newspim.com 2024-09-18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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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로봇 '개미' 순찰·배달 시작 [서울=뉴스핌] 김양섭 기자 =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대표 김병수)는 양천구 소재 공원에 자율주행로봇 '개미(GAEMI)'를 도입해 수거·순찰·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7월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을 획득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이번 양천구에서 첫 운행을 시작했다. 넓은 적재 공간과 개방형 구조로 다양한 작업이 용이하게 설계된 오픈형 타입의 '개미'는 공원 내 재활용품 수거 서비스 및 안전순찰을 수행할 계획이다. 서울경제진흥원의 지원 사업 중 첨단기술이 적용된 혁신제품· 서비스를 시정현장에 활용 및 실증해 사업화를 지원하는 '테스트베드 서울'에 선정돼 양천구와 함께 2024년 실증을 진행한다. 또한 2025년부터는 '스마트로봇존'을 통하여 본격 기술사업화를 진행하는 것으로 각각 최종 선정됐다. 이를 통해 양천구 내 '양천', '파리', '오목' 총 3개소의 공원에서 각 8대씩 최종 24대의 '개미'를 운용하게 된다. 공원 곳곳에 배치된 QR코드를 통해 호출하면 해당 위치로 도착 후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방식이다. 플라스틱, 종이, 캔 등의 수거함이 구별된 '개미'들은 재활용품 수거 이후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한다. 또한 수거함이 가득 차면 '개미'는 스스로 집하장으로 이동해 재활용품을 비운다. 이외에도 '개미'는 야간 공원 이용객들의 안전을 더욱 강화한다. 일정 시간이 되면 지정된 순찰 경로를 따라 이동하며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화재, 도난 등 긴급 사고 발생 시 즉시 감지하고 관제센터에 실시간으로 전송해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로보티즈는 '개미'의 자동화된 수거·순찰 로봇 서비스의 도입을 통해 도심공원의 환경 미화 문제와 더불어 고령화된 근로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쾌적한 녹지 환경을 조성하는데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개미'는 공원 인근 중소상공인과 협의를 거쳐 공원 내부까지 상품을 배달해주는 로봇 배달 서비스까지 수행하며 공원 내 편의성 더욱 높일 예정이다. 추가로 도입될 배달 서비스까지 포함하여 2025년까지 총 24대로 확장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로보티즈의 자율주행로봇 '개미'는 올해 1월 국내 최초 실외이동로봇 운행안전인증 1호를 획득하며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도심지, 캠퍼스, 공원, 아파트, 병원, 호텔, 캠핑장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오랜 기간 실증을 거듭하며 쌓은 방대한 현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능 향상과 최적화를 진행하고 있다. 조만간 본격적인 자율주행로봇 양산 납품과 배송 생태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는 "이번 서비스 도입을 통해 공공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고 나아가 실제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인력 효율화를 기대한다"라며 "앞으로 로보티즈의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많은 분야에서 자율주행로봇 '개미'가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로보티즈] ssup825@newspim.com 2024-09-13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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