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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노랑부리백로·저어새 백령도 번식…유인도 첫 사례

기사입력 : 2019년04월09일 12:00

최종수정 : 2019년04월09일 12:00

서해 섬 희귀야생 동·식물 피난처로서 생물다양성에 기여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그동안 무인도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가 백령도에서 번식하는 것이 확인됐다.

환경부와 한강유역환경청은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의 백령도 번식 확인은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에서 발견된 첫 사례라고 9일 밝혔다.

노랑부리백로 [사진=환경부]

한강청 생태계 변화관찰 조사단은 지난해 5월부터 실시한 '백령도 생태계 변화관찰'을 통해 번식둥지가 확인된 노랑부리백로 19쌍이 번식에 성공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노랑부리백로 번식지 주변에서 3쌍의 저어새가 둥지를 지어 새끼 3마리씩을 기른 모습도 확인했다.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가 국내 유인도에서 번식한 모습이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랑부리백로는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도 적색목록에 포함시켜 취약(VU, Vulnerable)의 범주로 평가하는 국제적인 보호조류다. 백로과 여름철새인 노랑부리백로는 몸은 흰색이고, 부리와 발이 노란색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노랑부리백로 번식지는 한반도 서해안 일부와 중국 동남부, 러시아 남부의 두만강 접경 지역 무인도이며, 국제습지연합(Wetlands International)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전 세계 개체군은 3000~4100마리로 추산된다.

저어새과 여름철새인 저어새도 국제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서 위기(EN, Endangered)의 범주로 평가받는 국제적인 보호조류다.

몸은 흰색이며 특히 긴 주걱 모양으로 주름이 많고 검은 부리가 특징이다. 저어새는 동아시아 지역에서만 서식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알려진 번식지는 한반도 서해안과 중국 동부의 무인도다.

홍콩조류협회가 지난 2018년 실시한 국제 저어새 동시조사(The International Black-faced Spoonbill Census 2018)에서 확인한 전 세계 개체군은 3941마리로 알려졌다.

한강청은 이번 노랑부리백로와 저어새의 번식지 조사 중에 국내 생육지가 확인되지 않았던 북방계식물인 가는쑥부쟁이 20여개체도 백령도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가는쑥부쟁이는 중국 동북부, 몽골, 시베리아 등 동북아시아 고위도 지역인 온대북부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이다.

한강청 생태계 변화관찰 조사단은 가는쑥부쟁이의 이번 발견은 식물지리학적 측면에서 백령도가 한반도 최남단의 유일한 생육지를 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강청 생태계 변화관찰 조사단은 인천에서 서남쪽 직선거리로 70㎞ 떨어진 백아도에서 희귀식물이자 수생식물인 물여뀌의 자생지를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확인했다. 그간 물여뀌 생육지는 경상도 지역에서만 발견됐으며, 이 지역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생육지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정균 한강유역환경청 청장은 "이번 생태계 변화관찰에서 확인된 멸종위기종의 번식지 및 희귀식물 생육지 발견은 우리나라 자연 생태계의 학술적 기초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생물자원 보전을 위한 정책수립에 귀중한 자료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fedor0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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